[이지 돋보기] ‘라니티딘’ 발암물질 쇼크, 위장약시장 재편 초읽기…대웅‧일동 ‘울상’ 한미‧CJ‧보령 ‘미소’
[이지 돋보기] ‘라니티딘’ 발암물질 쇼크, 위장약시장 재편 초읽기…대웅‧일동 ‘울상’ 한미‧CJ‧보령 ‘미소’
  • 김주경 기자
  • 승인 2019.10.2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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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TN 뉴스 방송화면 캡처.
사진=YTN 뉴스 방송화면 캡처.

[이지경제] 김주경 기자 = 주요 위장약 성분 ‘라니티딘’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후 위장약시장이 재편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월26일 라니티딘에 발암물질인 NDMA(N-니트로소지메틸아민)가 점정관리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며 시중에 유통 중인 라니티딘 원료의약품 7종과 이를 사용한 완제의약품 267개 품목의 판매와 처방을 제한했다.

이에 라니티딘 성분을 함유한 위장약으로 시장을 이끌었던 대웅제약(알비스‧알비스D)과 일동제약(큐란)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반면 대체제를 앞세운 제약사에게는 기회다. 한미약품과 CJ헬스케어, 보령제약 등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떠오른다.

이들 제약사는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한 치료 효과 알리기에 적극적이다. 또 병원 등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학술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위장약 시장규모는 2018년 기준 1조80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라니티딘 성분 위장약 비중은 25.3% 수준인 2700억원대다.

라니티딘은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H2 수용체 길항제다. ▲속쓰림 증상이나 ▲위·십이지장궤양 ▲역류성식도염 등 증상 완화에 주로 사용된다.

그래프=김주경 기자.
그래프=김주경 기자.

전문의약품(ETC)부문에서 라니티딘 성분을 함유한 위장약은 ▲알비스(379억원, 대웅제약) ▲알비스D(180억원, 대웅제약) ▲큐란(157억원, 일동제약) 등이 3강 체제를 형성해왔다.

대웅과 일동제약에게는 치명타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더라도 위장약시장 자체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웅제약 등은 대체 위장약 완제품으로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복안이다.

김성중 대웅제약 홍보팀 팀장은 “현재 상황에서 라티니딘 성분을 대체할 다른 성분으로 판매하려면 식약처로부터 다시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시간적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자체 개발한 소화기치료제 ‘가스모틴’과 ‘뮤코트라‘ 그리고 일본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개발한 ‘넥시움‘으로 대체 처방을 내려줄 것을 의사들에게 요청했고, 현재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회

대웅과 일동제약은 울상인 반면, 한미약품과 보령제약 등은 미소를 짓고 있다.

라티니딘 성분을 대체할 성분으로 ▲니자티딘 ▲시메티딘 ▲라푸티딘 ▲파모티딘 ▲록사티딘 등이 거론된다. 완제 의약품은 ▲케이캡정(CJ헬스케어) ▲스토가(보령제약) ▲에스매졸(한미약품)등이 대표적이다.

사진=CJ헬스케어
사진=CJ헬스케어

가장 움직임이 활발한 곳은 한국콜마(CJ헬스케어)다. 올해 3월 출시된 국산신약 30호 ‘케이캡정’을 앞세워 라니티딘 공백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국콜마에 따르면 케이캡정은 H2수용체 길항제나 PPI 계열이 아닌 P-CAB 계열 신약이다.

해당 의약품은 현재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에 사용된다. 또 올해 7월 위궤양에 대한 적응증(치료 질병 범위)을 추가로 획득해 치료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병원 처방실적도 두드러진다. 현재 서울대를 포함해 신촌세브란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빅5 대형병원 및 지방 국공립병원, 클리닉(개원의)에서 처방 전문의약품(ETC)으로 등록돼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매출도 상당하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 ‘원외처방액 월별 매출 집계’에 따르면 출시 6개월(3~9월) 만에 누적 매출 153억원을 거뒀다.

월별 매출을 살펴보면 ▲3월 15억원 ▲4월 22억원 ▲5월 24억원 ▲6월 19억원 ▲7월 22억원 ▲8월 24억원 ▲9월 27억원 등이다.

CJ헬스케어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적응증(치료범위) 추가 임상을 진행해 위식도역류질환의 대표 치료제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우선 처방약 시장규모를 확대하고자 종근당(판매사)과 손잡고 코프로모션(제약사 간 합종연횡) 전략을 통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한국콜마 관계자는 “현재 케이캡정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요법 및 GERD 유지요법 관련 임상3상이 진행 중”이라며 “타 약제와 차별화하고자 신규 계열 신약 치료제로 활용하기 위한 임상도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2015년 중국 기술수출을 시작으로 베트남, 중남미 17개국, 인도네시아 등 20개국에 진출하는 등 해외 공략을 위한 움직임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보령제약
사진=보령제약

 

보령제약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스토가’는 2009년 출시됐으며 대체원료로 거론되는 ‘라푸티딘’ 성분에 기반 한 의약품이다. 위산분비를 억제해주고 위점막 보호에 효과를 나타내 위궤양과 위염의 재발률을 낮춘다는 설명이다.

앞서 ‘스토가’는 지난달 라니티딘 사태 후 안전성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지만 NDEA 등에 대한 함유 여부를 실험해 안전성을 입증했다.

스토가 실적도 만만치 않다. 보령제약에 따르면 ▲2017년 110억원 ▲2017년 91억원 ▲2018년 101억원의 매출을 거수했다. 이 역시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만만찮은 시장 입지를 자랑한다.

스토가는 현재 서울대 등 국공립병원을 포함해 서울아산병원, 강남삼성의료원 등 상위 10대 대형병원에 납품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스토가 인지도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진오 보령제약 홍보팀 차장은 “이번 라니티딘 사태를 시장 확대 기회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며 “스토가가 안전성에 기반 한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의약품이라는 점을 의사와 환자들에게 홍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한미약품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은 라니티딘 대체 품목으로 2008년 발매된 항궤양제 ‘에소메졸’을 앞세웠다. 주요 원료는 라니티딘 대체제인 에스오메프라졸스트론튬사수화물이다.

해당 성분은 위장약 성분 가운데 H2수용체 길항제와 핵심축을 형성하는 PPI(프로톤펌프억제제) 계열이다.

유비스트(UBIST) ‘원외처방액 집계자료’에 따르면 에소메졸은 ▲2017년 210억원 ▲2018년 264억원(23%↑) ▲2019년 상반기 149억원이 처방됐다. 전년 동기(127억원) 대비 17.7% 증가했다.

한미약품은 이미 에소메졸 제품력이 검증된 만큼 학술 마케팅 등을 통해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한승우 한미약품 홍보팀 팀장은 “이 제품은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이 이뤄진데다 3년 전부터 블록버스터 반열에 오르는 등 시장점유율이 굳건하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위장약 시장에서 PPI 계열의 제품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관련 임상결과를 홍보하는 등 학술 마케팅을 중심으로 영업을 펼쳐가겠다”고 전했다.


김주경 기자 ksy055@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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