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Think Money] 소비자의 'Pain Point'를 'Happy Point'로 바꿔줘라
[이지 Think Money] 소비자의 'Pain Point'를 'Happy Point'로 바꿔줘라
  • 이지뉴스
  • 승인 2019.10.2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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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윤

[이지경제] = “지난 1년 동안 적어도 하루 동안 고객의 집을 방문한 사람이 있습니까?”

이는 월트 디즈니, 펩시, 네슬레, 레고, 레드불 등과 같은 기업들의 경영 고문이자 세계적인 브랜드 미래학자 마틴 린드스트롬(Martin Lindstrom)이 몇 년 전 뉴욕에서 3000명의 임원을 대상으로 강연 시 던진 질문이다. 과연, 몇 명이 손을 든 사람의 수는?! 오직 2명이였다고 한다.

이에 그는 이러한 따끔한 조언을 한다. “글로벌 기업의 임원들은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아닌 나름만의 직감(instinct)을 지녀야 한다. 모든 임원들과 마케터들은 직접 소비자와 대화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진짜 현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왜냐하면 이는 직감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데에 가장 큰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소위 귀찮아 보여도 해야 한다” 라고.

그렇다면 소비자의 현실 속으로 어떤 식으로 들어가야 하지, 다소 막연하지 않은가. 물론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필자는 그 중에서 소비자의 페인 포인트(통점·pain point)에 집중할 것을 권한다. 바로 “소비자가 일상 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Pain Point를 포착하는 것이다. 여기서 pain point는 소비자의 충족되지 못한 욕구, 현재 사용중인 제품에 대한 불만족으로 인해 마치 아픈 것 같은 불편한 그 무엇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러한 pain point는 또한 2014년 HBR(Harvard Business Review)의 ‘Innovation’코너에 실린 ‘Where to Look for Insight’에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는 7가지 방법 중의 하나로 제시된 개념이기도 하다. 7가지 개념에는 1) 변칙을 발견하라 2) 합류 지점을 찾아라 3) 불만 또는 좌절감을 찾아라 4) 통설 혹은 통념을 극복하라 5) 극한 혹은 극단의 일탈자가 내뿜는 생각을 이용하라 6) 다른 세계로 여행을 떠나라 7) 유추하라 그리고 적용하라가 포함된다. 3번째 개념인 ‘불만 또는 좌절감을 찾아라’가 바로 pain point이다.

소비자의 pain point는 마치, 지킬 앤 하이드 박사처럼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첫번째는 Everybody hurts라는 점이다. 물론 다행은 아니지만 마케터 혹은 신규 사업 개발을 추진중인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좋은 징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두번째는 소비자는 그들의 pain point를 스스로 잘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과 제대로 표현하는 데 서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불편할 수 있는, 이 흔하다고 할 수 있는 pain point를 포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아이러니가 존재하는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그래서 당신 자신의 pain point를 포착하는 연습이 이의 가장 기본적 단계로 제안하고자 한다.

루드윅 매리쉐인(Ludwick Marishane)이라는 젊은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그의 TED강의를 한번 보시라. 그의 유쾌한 자신감에 당신도 필자처럼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원래 자갈길로 가득한 남아공의 ‘림포포’라는 시골에 사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가 17살 겨울에 일광욕을 하면서(남아공은 겨울에도 햇빛이 강렬하다고 한다.) “피부에 바른 다음에 씻지 않는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 왜냐면 난 샤워가 귀찮아!” 이는 그의 일상에서 가장 불편한 pain point였다.

또 그런데 문제는 말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씻을 물은 커녕 마음껏 마실 깨끗한 물도 귀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번 목욕하려면 2시간이 넘는 먼 곳으로 물을 길러 가야 하는데, 이도 깨끗하지 않다고 한다. 우리에겐 잘 상상이 되지 않지만. 그래서 한 해, 800만명의 아프리카인들이 씻지 못해 영구 실명을 유발하는 ‘트라코마’라는 질염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만하면, 일상에서 꽤 많은 불편한 상황(=pain point)가 발굴되지 않았는가. 이후 그는 고등학교 때 배운 과학 지식을 통해 자신의 낡은 노키아 6234 휴대폰에, 자신이 포착한 pain point를 해결할 수 있는 40페이지 분량의 사업 계획서와 특허권을 저장해 놓는다. 인터넷도 노트북도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말이다.

결국 그는 “물이 없이도 샤워가 가능한 Dry Bath”라는 획기적인 제품을 출시한다. 이를 통해 “남아공 최연소 특허 보유자”, “2011년 구글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밝은 12명의 젊은이”, “2013년 Time Magazine 선정, 세상을 바꿀 30살 이하의 30인”으로 뽑힌다. 이전까지 고향에서 50랜드(한화 3981원)으로 근근이 살아가던 청년이 말이다. 일상에서 Pain point를 포착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당신도 마케터 혹은 사업가 이전에 소비자이지 않은가. 당신 자신을 먼저 잘 이해하면 된다.

자, 이제 pain point 포착은 어느 정도 이해했을 것이다. 다음 단계가 남아있다. Ludwick Marishane 도 했던 바로 pain point를 해결하는 방법의 창출이다. 아마 이 부분이 pain point를 포착하는 것 만큼 더 중요한 작업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각자의 노하우와 더 깊은 상관 관계가 있기에 필자가 감히 언급할 부분은 아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이 단계에서 만날 수 있는 어려움 예를 들어, 아이디어는 있는 데, 자본이 부족해 혹은 기술력이 없다 등의 현실의 벽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을 주고자 한다.

At-home-try-on service(온라인으로 5개의 안경을 주문, 집에서 사용해본 후, 선택이 가능한 시스템)를 통해 성공한 Warby Parker는 너무 유명한 스타트업이다. 초창기 2010년, 와비파커는 '보그', 'GQ'에 소개되면서 런칭 48시간 만에 주문이 2000건이나 들어와서 재고 물량이 동이 난다.

선풍적 인기를 예상하지 못한 이들은 온라인 서비스에 미처 ‘품절 기능’을 넣지 못한 상황인데 말이다. 이에 이들은 고객에게 일일이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서 양해를 구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러는 과정에 Warby Parker 안경에 간절한 일부 소비자들이 “굳이 집으로 배달하지마, 나 그냥, 쇼룸으로 방문할꺼야, 매장이 어디야?” 라고 한 것이다.

하지만 런칭 초기의 넉넉하지 못한 형편의 스타트업에게 쇼룸이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이러한 일종의 emergent pain point에 Warby Parker는 이렇게 대처한다. “Sorry, 우리는 쇼룸이 없어요”가 아니다. 창업자의 아파트에 긴급으로 쇼룸아닌 쇼룸을 마련한 것이다. 바로 부엌 식탁에 안경을 전시해 놓고 소비자들을 초대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오히려 이러한 친근감에 열광한다.

이러한 작은 성공 이후에 Warby Parker는 소위 목 좋은 곳에 매장을 오픈할 만한 수준의 매출이 날 때까지 기다렸을까. NO.! 스쿨버스를 개조한 이동식 쇼룸 버스를 뉴욕 등의 대도시에 운영한다. 이 또한 소비자의 환영을 받는다. 물론 지금은 미국 곳곳에 번듯한 매장이 매력적인 자태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지만.

바로 이러한 유연한 대처 자세가 불확실성의 시대가 원하는 덕목이다. “완벽(Perfect)한 것 보다 완성(Done)하는 것이 더 낫다” 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세계적인 경영 대가인 헨리 민츠버그(Henry Mintzberg) 교수는 HBR을 통해 “Emergent Strategy(창발적 전략)”를 제언했다.

세상 모든 것은 미리 계획할 수는 없다. 모든 일이 마치 우연하게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당신도 이미 많이 경험하지 않았는가. 설상 당신이 의도적으로 전략을 잘 세우는 과정에 있어서도 마치 인터넷의 Pop-Up창처럼 우리 앞에 불현듯 발생하는 우발적 상황은 너무도 많다. 이에는 잘 정제된 전략만이 답이 아니다. 유연하게 대처하라. Warby Parker의 부엌 쇼룸과 스쿨버스 매장처럼 말이다. Henry Mintzberg 교수는 이렇게 제언한다.

관리자들은 전략을 마치 찰흙처럼 다루는 모두 craftsman(공예가)이 되어야 한다고. 과거의 전략은 생각하고 행동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을 단계적으로 하는 것이였다면 이제는 행동이 생각을 이끄는 동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한 전략가는 조직내에서 진행되는 행동과 경험을 통해서 전략이 점진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의 아이디어는 또 다른 아이디어를 이끌면서 이것이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같다는 것이다.

‘불확실만이 확실’한 작금의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당신은 완벽한 것만을 추구하면서 굳어지게 느리게 대응할 것인가. 아니면 작게 작게 꾸준히 시도하면서(물론 일과성없이 마구잡이 식으로 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굳기 전의 유연한 찰흙 상태를 유지할 것인가! 당신이 어렵게 발굴한 소비자의 pain point를 굳이 완벽한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마라. 반드시 거창할 필요가 없다. 상황에 따라서 재치가 가미된 융통성을 발휘하라. 그러면 당신의 소비자는 지갑에서 돈을 꺼낼 것이다. 왜냐면 나의 골칫덩어리 pain point가 어루만져 졌으니까. Happy Point를 즐기면서 !

Who is?

박소윤

마케팅 & 브랜드 전략 컴퍼니 Lemonade& Co. 대표/ Small Data 전문가
경영학 박사, 경희대 겸임교수, 홍익대학교 석박사 통합과정 강의
미샤,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설화수, AHC, SONY, 필립스, 펩시, 퀘이커, 풀무원, 베지밀, 언더아머, 나이키, CJ 오쇼핑, E-land Retail NC쇼핑점, KT 및 다수의 광고 회사와 마케팅 조사 및 브랜드 전략 프로젝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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