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주 상지카일룸까사 입주 예정자, 4개월 넘도록 입주 못하고 길거리 신세…“상지카일룸만 믿었는데” 분통
[단독] 제주 상지카일룸까사 입주 예정자, 4개월 넘도록 입주 못하고 길거리 신세…“상지카일룸만 믿었는데” 분통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11.11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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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상지카일룸까사 홈페이지 캡쳐, 픽사베이
사진=상지카일룸까사 홈페이지 캡쳐, 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대한민국 상위 1%를 위한 고급 주택으로 인지도를 쌓은 상지카일룸(대표이사 최기보)이 사기 분양 의혹에 휩싸이며 곤혹을 치루고 있다.

제주도에서 분양된 ‘상지카일룸까사’가 준공 예정(7월)일을 훌쩍 넘긴 현재까지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

이에 입주 예정자들이 4개월이 넘도록 집 없는 떠돌이 신세가 됐다. 또 기존 주택 처분 및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마무리 공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향후 입주 일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상지카일룸과 시행사 제이아이에스(JIS)빌리지 등은 뒷짐만 지고 있는 모양새다. 책임을 떠넘기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는 것.

11일 이지경제 취재 결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들어선 타운하우스 ‘상지카일룸까사’는 당초 준공 예정일이 7월이었지만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공정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상지카일룸까사의 준공이 미뤄지는 원인은 미분양 때문이다. 총 18세대로 구성된 이 단지는 현재 4세대만 계약돼 있다.

제주의 부동산 거품이 꺼졌고 해당 사업지 인근에 위치한 제주영어교육도시 활동 인구가 조성 당시 목표의 절반도 이르지 못하는 등의 악재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영어교육도시 현황을 파악한 결과, 10월말 기준 총 9701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는 도시 조성 당시 목표인 1만9864명 대비 48.8% 수준이다.

시행사측은 분양 대금 등을 받아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미분양 비중이 커지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역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시공사(태호종합건설)가 시행사로부터 공사 대금을 제 때 지급 받지 못하면서 공사가 수시로 중단되고 있다.

익명을 원한 태호종합건설 관계자는 “상지카일룸까사의 공사는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언제 준공이 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사진=상지카일룸까사 홈페이지 캡쳐
사진=상지카일룸까사 홈페이지 캡쳐, 픽사베이

의혹

입주가 언제 이뤄질지 안갯속에 빠지면서 입주 예정자들의 정신적 육체적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기존 주택 처분과 자녀 교육 문제 등을 입주 예정일에 맞춰 진행했다가 낭패를 봤다고 아우성이다.

상지카일룸까사 입주가 예정된 A(남/34세)씨는 “나날이 쌓여가는 숙박비와 아이들 교육 문제 등을 생각하면 속이 새까맣게 타 들어간다”면서 “답답한 마음에 제주도 공사 현장을 수차례 갔다 왔다. 현장 관계자가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다고 말해 분통이 터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지카일룸과 시행사 측은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원인은 입주 예정자들도 모르는 상지카일룸과 시행사의 계약 관계에서 비롯됐다.

상지카일룸까사 홈페이지와 각종 안내 책자를 보면 상지카일룸의 고급주택 역사와 가치를 알리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또 시공·감리 ‘상지카일룸’이라고 명시돼 있다. 시공·감리는 건축 및 토목공사 등이 이뤄질 때 해당 공사가 설계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하는 것이며 품질, 안전 등에 대한 기술 지도를 하고 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의한다.

즉, 입주 예정자들은 시행사가 아닌 상지카일룸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계약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취재 결과, 상지카일룸과 시행사는 상표권 사용에 관한 계약을 맺었을 뿐 감리 등의 책임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태용 상지카일룸 경영지원팀 팀장은 “감리라고 명시돼 있지만 법률적인 관계가 아닐뿐더러 우리가 져야 할 책임은 없다. 우리는 상표권 계약만 했을 뿐”이라며 “우리는 상표권 계약으로 인해 벌어들이는 돈도 없다. 뭔가 조치를 취하더라도 자세한 내용을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시행사측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기 보다는 변명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박기노 제이아이에스빌리지 본부장은 “우리뿐만 아니라 제주도 지역의 타운하우스 대부분이 미분양 문제로 망해가고 있다”며 “분양이 늦어지는 것에 관해서는 사업자와 개인 간의 거래다. 우리가 말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사진=상지카일룸까사 홈페이지 캡쳐
사진=상지카일룸까사 홈페이지 캡쳐

대책

시행사 측은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한 분양팀을 가동하고 있다. 더욱이 상지카일룸을 앞세우고 있어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제이아이에스빌리지 분양팀 관계자는 “세대당 16억~18억원대이며 8일 현재 총 18세대 중 4세대가 계약 완료 됐다”면서 “계약을 맺으면 오는 12월과 2월 등으로 나눠서 입주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지카일룸이 타운하우스 브랜드다. 상지카일룸이 감리와 인테리어를 담당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계약된 세대수를 고려하면 분양팀 관계자가 언급한 12월과 2월 입주도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7월 입주를 기대했던 입주 예정자들 입장에서는 해를 넘겨서까지 길거리를 떠돌 위기다.

이에 환불 등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시행사는 돈 줄이 말랐고, 상지카일룸은 책임이 없다며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 등은 상지카일룸이 법적으로는 책임이 없다고 하더라도 도덕적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 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선분양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사기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상지카일룸이 (상표권 계약만 체결해) 법적으로 책임이 없다고 하지만 입주 예정자들을 현혹시키는 문구 등이 있으면 그 부분에 대한 도덕적인 책임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누가 보더라도 상지카일룸이라는 브랜드로 전면에 나섰다면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지 않을 경우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같은 입장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시행사의 자금 부족 등으로 준공이 늦어지는 상황이라면 시공사와 감리사가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다. 소송에 들어가도 책임이 없다고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시행사와 감리사가 한통속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은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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