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읽고 또 읽어도 난해한 ‘보험약관’ 분쟁, 연간 3000건 돌파…흥국생명‧MG손보 ‘F학점’
[이지 돋보기] 읽고 또 읽어도 난해한 ‘보험약관’ 분쟁, 연간 3000건 돌파…흥국생명‧MG손보 ‘F학점’
  • 양지훈 기자
  • 승인 2019.11.1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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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금융감독원
사진=픽사베이, 금융감독원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금융당국이 보험약관 분쟁 해소를 위한 작업을 본격화했다.

읽고 또 읽어봐도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보험약관 때문에 발생하는 분쟁이 매년 3000건을 넘어선 까닭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4월 보험약관 개선을 위한 ‘약관 개선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본격적인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13일 보험개발원이 최근 10회에 걸쳐 실시한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를 살펴보면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생명보험사 71.5점(양호) ▲손해보험사 65.4점(보통)으로 집계됐다.

10회 중 ‘미흡’ 판정을 가장 많이 받은 보험사는 메리츠화재(6건)와 MG손해보험(6건), 흥국생명(3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차례 평가에서 ‘우수’ 판정을 가장 많이 받은 생명보험사는 DB생명(6회)이었고, 손해보험사는 DB손해보험(2회)과 현대해상(2회)이었다.

보험약관의 난해함은 분쟁과 직결됐다.

금융감독원 ‘2016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보험약관 해석에 따른 민원은 총 3118건 발생해 전체 금융 민원 가운데 4.1%를 차지했다. 보험‧은행‧비은행‧금융투자 등 금융 분야에서 발생한 민원 25건 가운데 1건은 보험이었던 셈이다.

보험약관은 ‘보험계약에 관해 계약자와 보험사가 서로 권리와 의무를 규정한 약속’이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자에게 보험약관을 교부하고, 그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알려줘야 한다.

하지만 보험약관을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앞서 소비자시민모임이 올 2월 금융위원회 주관 간담회에서 언급했던 보험약관의 개선사항은 ▲적게는 수십 페이지에서 많게는 수백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 ▲이해하기 힘든 용어 ▲해석이 갈릴 수 있는 모호한 표현 ▲작은 글씨 등 한둘이 아니었다.

각 보험사는 홈페이지 공시실에 보험상품 약관과 상품 설명서를 올려놓는다. 사진=미래에셋생명 공시실 페이지
각 보험사는 홈페이지 공시실에 보험상품 약관과 상품 설명서를 올려놓는다. 사진=미래에셋생명 공시실 페이지

개선

금융당국은 보험약관 개선 필요성이 대두되자 본격적인 조치에 들어갔다.

먼저 올 4월25일 보험약관의 구성 체계, 용어 및 제도 개선사항을 검토하는 TF가 출범했다. 해당 조직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보험사 직원 등 총 18명으로 구성됐다.

보험약관 개선을 위한 더 자세한 방안은 지난달 22일 공개됐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모두발언으로 포문을 열었던 ‘보험약관 제도개선 점검 간담회’를 통해서다.

간담회에서는 ‘보험약관 개선 로드맵’ 추진 방안이 공개됐다. 보험약관 개선안으로 ▲인포그래픽과 정보통신기술 활용 ▲소비자가 오인할 가능성이 높은 보험 상품명 정비 ▲특약 부가체계 및 약관 전달체계 개선 ▲보험약관의 사전‧사후 검증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이 제시됐다.

보험약관 변경은 내년 한 해 꾸준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시각화된 약관 요약서 제작’이나 ‘맞춤형 약관’ 등 여러 추진과제의 시행 시기를 오는 2020년 1분기부터 하반기까지 계획한 상태다.

한편 어려운 보험약관을 이해하기 쉽게 개선하기 위해 ‘단계적 설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황기두 한국소비자원 금융보험팀장은 “소비자가 약관을 부담 없이 읽고 상품을 이해하게 해야 한다”며 “보험약관을 쉬운 설명부터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열거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이어 “보험약관을 접한 소비자가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핵심 내용을 일차적으로 명시하고 다음 단계에서 더 체계적인 내용을 수록한 뒤 전문적인 내용은 마지막에 언급하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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