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르포] ‘한화생명 63계단 오르기’ 도전기…1251 계단과 벌인 ‘자신과의 싸움’
[이지 르포] ‘한화생명 63계단 오르기’ 도전기…1251 계단과 벌인 ‘자신과의 싸움’
  • 양지훈 기자
  • 승인 2019.11.1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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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생명, 양지훈 기자
사진=한화생명, 양지훈 기자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1251 계단을 오르는 수직 마라톤 대회.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제17회 한화생명 63계단 오르기’ 행사가 열렸다.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과감히 도전장을 던졌다. 직장 동료들에게 ‘완주’를 자신했다. 해낼 수 있을까. 불안하다. 아파트 계단을 5층만 올라도 숨을 헐떡이는 불편한 진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지경제 대표 마라토너(?)의 호기로운 63계단 오르기 도전을 독자 여러분에게 생생하게 전한다.

레이스를 앞두고 출발선에 선 기자. 사진=한화생명
레이스를 앞두고 출발선에 선 기자. 사진=한화생명

과욕

당일 오전 8시. 현장은 이미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열심히 몸을 풀고 있었다. 또 다른 한쪽에선 신체검사(메디컬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신체검사는 50대 이상 중장년 참가자가 대상이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오전 9시. 기록부문 참가자부터 경기에 돌입했다. 이후 출발선에서 한 가지 다짐을 했다.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최대한 안정적으로 페이스를 유지하자는 것. 그러나 과욕이 화를 불렀다.

다른 참가자들이 두세 계단을 한 번에 오르는 모습을 목격한 후 묘한 경쟁 심리가 발동했다. 그들의 뒤를 빠르게 쫓았다. 제대로 된 악수(惡手)다. 8층에 도착하자 다리에 힘이 풀렸다. 종아리와 허벅지에 모래주머니를 달고 있는 느낌이다.

15층 즈음부터는 숨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고작 4분의 1을 정복했는데 벌써 이렇게 숨이 차다니, 완주가 가능할지 불안해진다.

63빌딩 36층을 지나가는 기자. 사진=한화생명
36층을 지나면서 정신이 혼미해졌다. 사진=한화생명

무의식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기자를 앞질러 가는 참가자들과 경쟁할 의지가 정말 1도 없다. 자신과의 싸움일 뿐.

40층을 넘어서는 순간, 기적처럼 긍정의 힘이 솟았다. 3분의 2를 정복했다는 생각에 잠시나마 ‘정신 승리’에 취했던 것. 사실상 무의식에 빠진 채 아무런 생각도 없이 60층까지 서서히 올라갔다.

도착 지점인 60층에 다다른 순간, 저도 모르게 함박웃음을 지었다. 숨이 차서 말을 잇지 못했지만, 누구의 도움 없이 1251 계단을 정복했다는 성취감에 빠진 것이다.

초면이지만 완주에 성공한 참가자들과 한강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서로 마음이 통했다. 이 날 만큼은 오롯이 자신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완주 후 63빌딩 60층 라운지에서 찍은 사진. 사진=양지훈 기자
60층 라운지에서 완주의 기쁨을 만끽하는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양지훈 기자

15분

이번 대회 남녀 최고 기록은 각각 8분 20초, 10분 55초. 기자의 기록은 15분(15:00.31)이다.

완주에 의미를 뒀지만 우승자 기록과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사실에 마음은 이미 내년 대회로 향했다.

18회 행사에서는 63계단을 10분 안에 오를 계획이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달성하기 힘든 목표다. 기자의 운동 욕구를 자극(?)한 한화생명에 감사하다.

한편 기발한 분장으로 시선을 집중시킨 참가자들이 상당했다. 스파이더맨부터 심슨 가족까지. 전설의 밴드 ‘퀸(Queen)’의 리드 싱어였던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로 변신한 한 참가자가 캐릭터에 심취해 청중에게 “에~요!”를 유도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총평이다. 한화생명 63계단 오르기 행사는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한화생명과 함께 몸짱으로 거듭날 기자의 미래를 기대해 주기 바란다.

프레디 머큐리로 변신한 베스트드레서부문 참가자. 사진=양지훈 기자
프레디 머큐리로 변신한 베스트드레서부문 참가자가 참가자들의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 사진=양지훈 기자
베스트드레서부문 참가자들. 사진=양지훈 기자
베스트드레서부문 참가자들. 사진=양지훈 기자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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