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생수시장 ‘제2차 水전쟁’ 발발…오리온‧LG생건‧뉴질랜드, “삼다수 한판 붙자!”
[이지 돋보기] 생수시장 ‘제2차 水전쟁’ 발발…오리온‧LG생건‧뉴질랜드, “삼다수 한판 붙자!”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9.11.1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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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김보람 기자 = 생수시장이 폭풍전야다. 제과와 뷰티 대표 기업들이 제주삼다수에 도전장을 던졌다.

여기에 대형마트가 초저가를 앞세워 판을 흔들고 있다. 또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생수까지 상륙했다. ‘농심vs삼다수’에 이어 2차 물 전쟁이 발발한 모양새다.

콧대 높던 제주삼다수가 다급해졌다. 21년 만에 첫 ‘1+1’ 행사를 단행했다. 시장점유율 사수를 위한 고육지책이다.

19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6040억원에서 지난해 1조1524억원으로 4년 새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오는 2023년에는 2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강을 생각해 깨끗한 물을 찾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시장이 폭풍 성장세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전국 소매점에서 유통되고 있는 각종 음료 중에서 판매량 1위는 단연 생수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생수는 2018년 전년 대비 약 7% 증가한 총 1835만823kL가 판매됐다. 탄산음료(50만kL)와 커피(26만kL), 주스(25만kL) 등을 다 합쳐도 생수 판매량을 따라잡을 수 없다. 생수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출사표

오리온과 LG생활건강이 생수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먼저 오리온은 이르면 이달 말 약알칼리성 프리미엄 미네랄워터 ‘오리온제주용암수’를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 최대 커피체인 ‘루이싱 커피’와 지난달 31일 수출 계약을 맺는 등 글로벌 영업망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리온제주용암수의 수원지는 제주도다. 원수에는 40만년 동안 현무암에서 자연 여과돼 깨끗하고 몸에 좋은 칼슘, 마그네슘 등이 풍부하다는 설명이다.

오리온은 향후 중국과 더불어 동남아 지역으로 오리온제주용암수를 수출해 글로벌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정수영 오리온 홍보팀 차장은 “오리온제주용암수는 국내는 물론 수입도 병행할 프리미엄 미네랄워터”라며 “시제품 평가에서 목표 기준치 97%의 만족할만한 성적을 얻었지만 품질을 100%로 끌어올리기 위해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올 8월28일 울릉군과 천연자원을 활용한 친환경 제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울릉군은 용천수를 이용한 친환경 원료를 연구·개발하고 생산하는 것이 골자다.

울릉군 용천수는 미네랄 함량이 매우 높은 청정 1급수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는 공장 착공을 준비 중이라는 설명이다.

이밖에 청정자연을 앞세운 뉴질랜드 1등 생수 브랜드 ‘퓨어엔젯’도 국내 상륙(10월21일)했다. 유통은 물류 기업 용성이 맞는다.

업체 측에 따르면 미네랄 워터 퓨어엔젯 생수 수원지는 뉴질랜드 청정지역 포케노로 칼슘이 18.4㎎/ℓ 함유돼 국내에서 팔리는 일반 생수(4㎎/ℓ)의 4배가 넘는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이마트는 9월18일 ‘국민워터’를 출시했다. 가격은 1880원(2ℓ*6개). 병당 약 314원이다.

기존 생수 대비 최대 68%, 이마트 대표 PL 생수보다 30%가량, 온·오프라인 통틀어 가장 싸다.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다. 국민워터의 5일간(9월19일~23일) 판매량은 41만병(낱개 기준/6입 묶음 기준 6만8000묶음)이 판매되며 해당 기간 생수(2ℓ) 전체 판매량의 50%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 이마트 생수 매출 상위 1~4위 상품들의 같은 기간 합계 판매량보다 30% 높은 것으로 1년 물량 400만개를 10개월 이내에 소진할 속도다.

익명을 원한 이마트 관계자는 “국민워터가 기존 생수 강자들을 제치고 단숨에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근본적인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상시적 초저가’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이를 위해 이마트는 생수 생산지를 이원화함으로써 이마트 물류센터와 가까운 생산지에서 상품을 받는 방법으로 물류비를 대폭 낮추고 국민워터 생수 공장의 가동률을 기존 70%에서 85%로 높여 추가로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왼쪽)가 9월18일 1880원(2ℓ*6개)의 최저가 ‘국민워터’를 출시했다. 물류기업 용성이 10월21일 뉴질랜드 1등 생수 브랜드 '퓨어엔젯' 판매를 시작했다. 사진=각 사

고민

제주삼다수가 고심하고 있다. 품질을 앞세운 기존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국내 생수시장에서 제주삼다수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40.1%로 업계 1위다. 이어 스토아 브랜드(18.6%), 롯데칠성(13.3%), 농심(8.5%), 해태(4.6%) 순이다.

압도적이었던 지위는 올해 들어 흔들리고 있다. 40% 선이 무너진 것.

제주도개발공사에 따르면 제주삼다수의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은 올 7월 말 기준 37.8%를 기록했다.

경쟁자들의 도전이 상당히 매섭다. 이에 제주삼다수는 10월 한 달간 일부 편의점에서 생수(500㎖) 1+1행사를 진행했다. 출시 21년 만에 첫 1+1행사다.

이와 함께 카카오와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했다. 또 가정용 배달 앱 서비스와 온라인 구독 서비스 등 기존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점유율 수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중탁 제주삼다수 홍보대행사 인피알 이사는 “전체 생수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해 통계적으로는 제주삼다수의 시장점유율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 “이미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지도를 형성한 제주삼다수는 꾸준한 성장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점유율 확보보다는 제주삼다수의 핵심 경쟁력인 ‘품질’ 향상을 최우선으로 삼을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수원지가 오염되지 않게 현재까지 축구장 42개 면적의 사유지를 매입했으며 700여명의 연구진이 오롯이 제주삼다수 품질 관리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통업계는 생수시장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식음료부문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음료시장에서 가정간편식과 생수만이 뚜렷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식품은 물론 다양한 기업이 새로운 성장 돌파구로 생수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배경”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업 간 경쟁 심화 영향으로 현재 수원지 지역명으로만 구분되는 국내 생수시장의 카테고리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의 특별한 수원지의 장점을 살린 제품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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