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판 커진 숙취해소제시장, 춘추전국시대 도래…상쾌환‧여명‧모닝케어, “컨디션 너 나 좀 보자!”
[이지 돋보기] 판 커진 숙취해소제시장, 춘추전국시대 도래…상쾌환‧여명‧모닝케어, “컨디션 너 나 좀 보자!”
  • 김주경 기자
  • 승인 2019.11.19 08: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서울 한 편의점에 진열돼 있는 각종 숙취해소제. 사진=김주경 기자

[이지경제] 김주경 기자 = 숙취해소제시장이 판을 키우고 있다.

숙취해소제는 연말연시 넥타이부대의 해독제로 여겨졌다. 그러다 2030세대 등이 뒤끝(?) 없는 음주를 즐기기 위해 관련 제품을 찾으면서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숙취해소제시장은 컨디션을 앞세운 CJ헬스케어가 25년 넘게 독주체제를 형성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독주체제가 깨지는 분위기다.

상쾌환을 내세운 삼양사가 젊은 세대 끌어 앉기에 성공하면서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것.

여기에 배우 최주봉을 앞세워 재치있는 광고로 이름을 알린 여명808(그래미)과 모닝케어(동아제약) 등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른바 춘추전국시대의 도래다.

관련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마케팅 전략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연말연시 특수를 겨냥했다면 이제는 상시 체제다.

CJ헬스케어와 삼양사‧그래미‧동아제약 등은 TV광고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까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또 젊은층을 겨냥한 제품 출시 등 묘수 찾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9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숙취해소제시장 규모는 ▲2015년 1400억원에서 ▲2016년 1570억원 ▲2017년 1800억원 ▲2018년 2200억원 ▲2019년 2400억원으로 연 평균 20% 이상 증가하며 급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CJ헬스케어 홈페이지 내 컨디션 제품 이미지 캡처.
사진=CJ헬스케어 홈페이지 캡처.

숙취해소제시장 개척자는 CJ헬스케어 컨디션이다. 지난 1992년 출시돼 올해로 27년째다. 현재 시장점유율은 약 40%. 독보적 1위다.

컨디션은 국내 최초로 헛개와 미배아발효추출물 등 성분을 함유해 숙취 효과에 집중했다. 이어 2015년에는 대용량 ‘컨디션CEO’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라인을 구축했다.

시장 변화에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상쾌환이 급성장하자, 올 3월 ‘컨디션 환 리뉴얼’ 제품을 내놨다. 100% 국산 헛개나무 열매 농축액을 포함한 18가지 성분을 함유했고 쉽게 열 수 있도록 ‘이지컷’ 기술을 적용해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CJ헬스케어에 따르면 컨디션라인은 매년 4000만병이 판매되며 누적 약 7억병이 팔렸다. 올해는 판매량이 더 늘어 4100만병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기 어렵지만 매년 약 1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20여년간 넘버2를 놓치지 않았던 여명도 808과 1004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천연숙취해소차로 불리는 여명808은 남종현 그래미 사장이 간경화로 투병하던 남동생을 위해 807번의 실험 끝에 808번째 개발에 성공한 제품이다.

1998년 첫 출시됐으며 헛개추출물을 함유해 숙취에 효과를 나타낸다. 여명1004는 2016년 선보였으며 여명808 효능을 2배 농축해 선보인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모닝케어 시리즈. 사진=동아제약
모닝케어 5종 제품군. 사진=동아제약

모닝케어 선전도 두드러진다. 2005년 첫 출시된 후 부드러운 맛과 향으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모닝케어 성장비결은 끊임없는 소비자 분석이다. 데이터에 기반 한 고객 수요를 사전에 파악하는 한편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후속 제품을 다양하게 내놨다.

2012년 모바일 쇼핑족이 증가함에 따라 인터넷 판매 전용 ‘모닝케어 엑스’를 선보인 데 이어 2013년 한방성분을 강화한 ‘모닝케어 플러스’, 여성을 위한 ‘모닝케어 레이디’를 내놨다. 2015년 모닝케어 발매 10주년을 기념한 ‘모닝케어 강황’을 출시하는 등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했다.

배우 이시언과 가수 혜리를 모델로 앞세운 상쾌환 홍보스틸컷. 사진=삼양홀딩스
배우 이시언과 가수 혜리를 모델로 앞세운 상쾌환 홍보스틸컷. 사진=삼양홀딩스

존재감

숙취해소제시장에서 ‘환(丸)’이라는 틈새 전략으로 존재감을 알린 제품도 있다. 바로 ‘상쾌환’이다.

2013년 출시됐으며 특허 받은 효모기술을 앞세워 작고 둥근 형태로 출시돼 주목받았다.

현재 상쾌환 시장점유율은 27%로 환 제형 1위, 숙취해소제시장 2위다. 숙취해소 천연차로 불리며 유명했던 여명 808을 단숨에 제치고 컨디션 대항마로 부상했다.

아울러 효모추출물, 식물혼합농축액(헛개나무 열매, 산사나무 열매, 칡꽃) 등의 원료를 배합해 숙취해소 효과를 향상시켰고 1회분 3g씩 개별 포장해 휴대성과 섭취 편의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상쾌환 성공비결은 바로 ‘유통채널 차별화’와 ‘가격경쟁력’이다.

2030세대가 편의점을 자주 찾는다는 점에 착안해 편의점을 파고든 것. 드링크제 대부분 5000원 이상 높은 가격대인 반면 상쾌환은 60% 수준인 2900원에 공급해 가격부담을 낮췄다.

출시 후 ▲2017년 11월 1000만포에서 ▲2018년 10월 3000만포 ▲2019년 상반기 5000만포를 돌파하는 등 매년 신기록을 경신했다. 최근 3년 간 무려 5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소통

CJ헬스케어와 삼양사, 동아제약 모두 소통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먼저 CJ헬스케어는 3040세대와 남성 중심에서 탈피해 2030세대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회식 마케팅 등 각종 프로모션을 상시로 확대하는 한편 SNS를 통한 체험이벤트로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2014년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 베트남 등에 진출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익명을 원한 CJ헬스케어 관계자는 “컨디션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해 고객 수요에 발맞춘 것이 주효했다”며 “이번에 컨디션 환을 내놓은 것도 타깃을 달리해 고객층을 확대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시장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의미가 함축돼있다”고 전했다.

동아제약의 마케팅은 온‧오프라인에서 투트랙으로 이뤄진다. 제품 출시 초창기부터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체험이벤트를 꾸준히 전개해 주목받았다.

하반기는 소비자와 상시 소통하고자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한 이색 이벤트를 펼칠 예정이다.

익명을 원한 동아제약 관계자는 “모닝케어 강점은 다양한 라인업과 맛이 부담스럽지 않아 꾸준히 구매하는 충성고객이 많다”면서 “연말은 숙취해소시장의 최대 성수기인 만큼 SNS를 통한 체험마케팅을 꾸준히 확대하는 한편 연말에는 모임장소인 식당에서 즉석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릴레이 반전콘서트 홍보 포스터. 사진=삼양홀딩스
릴레이 반전콘서트 홍보 포스터. 사진=삼양홀딩스

마지막으로 삼양사는 소비자와 직접 소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고정관념을 깨고 인기를 얻었다’는 제품의 정체성을 강화하고자 콘서트를 기획한 것.

이달 23일 서울 은평구 사비나 미술관에서 ‘미술관 댄스뮤직 콘서트’가 열리며 다음달 7일은 서울 성동구 공장카페 ‘할아버지 창고’에서 ‘팩토리 힙합콘서트’를 개최한다.

아울러 재미를 더하고자 SNS에 콘서트 사진을 올리면 세븐스프링스 식사권, 공연티켓 등을 경품으로 지급하는 사전 현장 이벤트를 선보인다.

이밖에 상쾌환 구매고객 대부분이 20~35세 학생과 직장인이라는 점에 착안해 젊고 트렌디한 숙취해소제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홍보프로모션을 강화했다. 아이돌 가수 혜리를 앞세운 TV광고와 대학가 로드 샘플링, 음악 축제 부스 운영 등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성장 동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익명을 원한 삼양사 관계자는 “상쾌환은 출시 초창기만 해도 환 제형이 생소해 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공격적 시장 마케팅을 꾸준히 펼친 결과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며 “휴대성과 편의성을 앞세워 주요 타깃으로 젊은 층을 공략한 전략은 적중했고 2초에 1개씩 팔릴 만큼 성장한 것은 유의미한 성과”라고 전했다.


김주경 기자 ksy055@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