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상지카일룸, ‘수익성‧재무건전성‧생산성’ 적신호…무리한 ‘부동산 투자’에 발목
[이지 돋보기] 상지카일룸, ‘수익성‧재무건전성‧생산성’ 적신호…무리한 ‘부동산 투자’에 발목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9.11.1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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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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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대한민국 상위 1%를 위한 고급 주택을 표방한 상지카일룸(대표 최기보)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올 3분기 현재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또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지카일룸의 부진은 무리한 부동산 투자가 원인으로 풀이된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부동산 매입에 나섰다가 단기 채무가 급증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지카일룸 측은 실적과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에 대해 즉답을 피하는 모양새다.

그래픽=이민섭 기자
그래픽=이민섭 기자

19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상지카일룸의 개별 기준 올해 3분기(1월~9월)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매출 66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197억원) 대비 66.4%(131억원) 급감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영업익은 같은 기간 6억9200만원에서 영업손실 91억원으로, 순이익은 49억원에서 순손실 30억원으로 고꾸라졌다.

이에 올 3분기 현재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2.3%) 대비 141.5%포인트 급락한 –137.8%로 집계됐다. 지난해 1000원어치를 팔아 35원을 남겼다면 올해는 1000원어치를 팔아서 137원의 손해를 입은 셈이다.

생산성도 뒷걸음질 쳤다. 직원 1인당 생산성은 2018년 3분기 9074만원에서 올 상반기 –5769만원으로 집계됐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재무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 또는 신용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쓰인다.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유동성이 크며, 통상적으로 200% 이상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상지카일룸의 올 3분기 유동비율은 88.2%로 같은 기간(76.4%)보다 11.8%포인트 상승했지만 기준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부채비율도 196,9%에 달했다. 기준치(100% 이하)를 크게 웃돈다.

이밖에 기업의 곳간을 의미하는 현금성 자산은 2018년 3분기 34억5885만원에서 올해 3분기 21억5749만원으로 37.6%(13억136만원) 급감했다.

원인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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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카일룸의 재무건전성 악화는 지난 2017년 9월 A씨와 B씨로부터 매입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106, 106-1 토지가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상지카일룸은 부동산 개발을 목적으로 해당 토지를 2017년 9월8일 321억2300만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상지카일룸은 해당 토지를 매입한 뒤 자산이 ▲2017년 404억원에서 ▲2018년 1276억원으로 215.8%(872억원) 늘었다.

그러나 자산과 함께 단기차입금(변제기한이 1년 이내에 도래하는 차입금)이 급증하는 부작용이 속출했다. 상지카일룸의 단기차입금은 ▲2017년 19억4100만원에서 ▲2018년 500억2200만원으로 2477.1%(480억8100만원) 폭증했다.

이에 상지카일룸은 단기차입금을 갚기 위해 올해 2월 50억원을 시작으로 ▲3월 500억원 ▲5월 100억원 등 총 65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상지카일룸은 결국 매입한 토지와 카일룸디앤디가 보유한 부동산을 올 10월14일 유림디앤씨에 총 960억원에 처분하는 부동산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상지카일룸이 사업 타당성 등을 정밀하게 검토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와 관련, “PF(Project Financing, 특정사업의 사업성과 장래의 현금흐름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법) 형태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건축허가를 받아야 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있다”면서 “내부 검토 과정을 거쳐 사업 타당성이 맞지 않다는 판단이 들어 토지를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본부 국장은 “토지를 매입하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볼 때 경영진, 이사회의 판단이 의심된다”면서 “다만 해당 토지를 되파는 과정에서 발생한 차익으로 전환사채를 상환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상지카일룸 측은 실적 악화 원인과 개선 전략 등에 대해 즉답을 피하는 모습이다.

익명을 원한 상지카일룸 재무회계팀 관계자는 “공기업이 아닌 사기업에서 연락을 주신 것 같은데 이와 관련해 말해야 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입을 닫았다.

익명을 원한 또 다른 상지카일룸 경영지원팀 관계자는 “현재 내부에 이와 관련, 답변을 드릴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담당자에게 전달해드리겠다”고 전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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