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르포] “음식 왔습니다!” 로봇 ‘딜리’가 시중을 들었다…푸드테크 시대 본격 도래
[이지 르포] “음식 왔습니다!” 로봇 ‘딜리’가 시중을 들었다…푸드테크 시대 본격 도래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9.11.2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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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김보람 기자 = 로봇이 주문을 받고, 시중을 드는 푸드테크 시대가 본격화됐다.

일각에서는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과 맞닿은 미래식당은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서빙 로봇 ‘딜리’가 주문된 음식을 나르는 그곳.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찬장 판교라스트리트점’을 지난 11일 찾았다.

이곳은 풀무원과 우아한형제들의 맛과 기술이 접목된 신기술 경연장이다.

지난 11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찬장 판교라스트리트점’ 외관에는 서빙 로봇 '딜리' 홍보 패널이 설치돼 있다. 사진=김보람기자
11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찬장 판교라스트리트점’ 입구에 서빙 로봇 '딜리' 홍보 패널이 설치돼 있다. 사진=김보람기자

입구에서부터 서빙 로봇 ‘딜리’를 알리는 홍보 패널이 반겼다. IT기업이 즐비한 판교 상권과 찰떡궁합이라는 생각이다. 주문도 태블릿PC로 이뤄진다.

자리에 앉자 기대했던 것과 달리 로봇(딜리)이 아닌 인간(직원)이 다가왔다. 오히려 어색했다. 직원은 물을 내려놓으며 서빙 로봇에 대한 주의사항을 안내했다.

테이블에는 ‘딜리가 도착하면 음식을 받고 ‘확인’ 버튼을 눌러주면 끝!’이라는 간단한 이용 방법이 적혀있다.

지난 11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찬장 판교라스트리트점’ 테이블에는 서빙 로봇 '딜리'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사진=김보람 기자
11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찬장 판교라스트리트점’ 테이블마다 서빙 로봇 '딜리'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사진=김보람 기자

AI

딜리는 자율주행 로봇이다. 실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문자의 테이블까지 최적의 경로로 이동한다.

머리 부분에 있는 RGB 카메라는 천장에 미리 설치된 표식을 인식해 서빙 로봇의 위치를 보정하는 역할을 한다. 몸체 하단에는 두 가지의 센서가 장착됐다. 라이다(Lidar) 센서는 아래쪽 장애물을 인지하고 RGBD 센서는 위쪽 장애물을 인지한다.

장애물은 전방 40㎝에서 인식하고 멈추거나 알아서 피해간다. 피해갈 공간이 확보되지 않으면 “죄송합니다. 길 좀 비켜주시겠어요”라고 양해를 구한다.

서빙 로봇답게 4개의 적재 트레이를 갖추고 있어 한 번에 4개 테이블에 서빙 할 수 있다. 최대 50㎏까지 적재 가능해 무거운 음식도 한 번에 서빙이 가능하다. 또 4시간 충전이면 온종일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문 후 7분이 지났다. 서빙 로봇 딜리가 눈앞에 등장했다. 사람 보폭과 맞먹는 빠르기다.

“고객님 주문하신 메뉴가 도착했습니다. 메뉴를 꺼내신 후 확인을 꼭 눌러주세요”라며 테이블 사선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뜨거운 국물 요리 등이 담긴 쟁반을 꺼내기 쉽게 설계됐다.

주문한 음식을 내려놓고 ‘확인’ 버튼을 누르자 “맛있게 드시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라는 인사말을 남기고 자리를 이동했다.

딜리의 똑똑함이 궁금해졌다. 딜리의 이동 경로에 멈춰서 비켜주지 않았다. 스스로 비켜 지나갈 공간이 되면 돌아갔다. 좁은 공간에서는 “죄송합니다. 길 좀 비켜주시겠어요”라는 말을 계속 반복했다.

테이블에 도착한 서빙 '로봇' 딜리가 고객이 음식을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왼쪽). 서빙 로봇 '딜리'가 주문한 음식을 서빙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오른쪽) 사진=김보람 기자
테이블에 도착한 서빙 '로봇' 딜리가 고객이 음식을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왼쪽). 서빙 로봇 '딜리'가 주문한 음식을 서빙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김보람 기자

협업

딜리는 생각보다 똑똑하다. 그래도 인간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현실. 일자리 감소 우려보다는 협업을 통한 서비스 질 향상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박형찬 풀무원푸드앤컬처 찬장 라스트리트판교점 점장은 “딜리 도입 후 직원 수는 변함이 없다”면서 “트레이에 음식을 옮기고 뒷정리 등에 작업에는 아직 사람 손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딜리가 음식 나르기 등의 일손을 덜어준 덕분에 직원들이 고객 응대 등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면서 “단순 반복 업무와 디테일(응대 등) 등의 협업 효과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빙 로봇 ‘딜리’는 스마트 오더, 스마트 웨이팅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찬장 푸드테크에 정점을 찍을 수 있는 상징적인 아이템”이라며 “고객들 역시 로봇에게 서빙을 받는 새로운 재미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생일축가 등의 이벤트, 아이들을 동반한 고객에게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딜리와 인증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고객 문서영(19/여) 씨는 “신기하고 새롭다”면서 “친구들에게 자랑하려고 서빙 로봇 딜리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라고 밝혔다.

익명을 원한 또 다른 고객(40/여)은 다른 결의 반응을 내놨다. 그는 “재미있고 신기하다”라면서도 “인사를 주고받고, 반찬 등 추가 주문을 할 수 있는 직원(사람)이 더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딜리의 음식 나르기는 완벽하다. 하지만 음식을 싣고, 테이블을 치우는 등의 업무에는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푸드테크는 현재진행형이다.

총평이다. 딜리는 “맛있어요. 감사합니다. 잘 먹었습니다”라는 말의 진심을 알까?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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