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르포] 전 세계 유일 ‘BBQ 치킨대학’을 가다…매장 운영부터 닭 조리법까지 “1등 점주 키운다”
[이지 르포] 전 세계 유일 ‘BBQ 치킨대학’을 가다…매장 운영부터 닭 조리법까지 “1등 점주 키운다”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9.11.2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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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경기도 이천] 김보람 기자 = 대한민국은 치킨 공화국이다. 국민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2016년 기준 무려 13.6㎏.

이에 은퇴 후 자영업을 고려하는 예비 창업자 중 치킨 프랜차이즈를 고민하는 이가 상당하다.

지난해 기준 치킨 매장 수는 2만4602개.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폐점율도 상승하고 있다. 치킨 공화국의 두 얼굴인 셈이다.

은퇴 후 자녀 학업부터 결혼, 그리고 자신의 노후까지 첩첩산중이다. 어렵다고 하지만 제2삶을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결국 프랜차이즈가 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해답이 필요하다. 체계적으로 준비만 할 수 있다면 성공 확률도 높아질 터. 그래서 지난 15일 그곳을 찾았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닭고기를 주제로 교육을 시키는 곳이 있다. 바로 ‘BBQ 치킨대학’이다.

BBQ치킨대학에는 BBQ 히스토리 전시존(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 포스 교육장, 체력단련실, 숙소, 실습실 등 1일 500명 교육이 가능한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사진=김보람기자
BBQ치킨대학에는 BBQ 히스토리 전시존(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 포스 교육장, 체력단련실, 숙소, 실습실 등 1일 500명 교육이 가능한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사진=김보람기자

문화

BBQ 치킨대학은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설봉산 자락에 위치했다. 총 264,462.81㎡(8만평) 부지에 4층 규모의 충성관, 5층 규모의 혁신관으로 구성돼 있다. 7개의 강의시설과 11개의 실습시설, 40호의 숙소 등 1일 동시 500명 교육이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가맹점과 임직원 교육 등이 이뤄진다.

전 세계 유일의 닭고기 교육기관인 BBQ 치킨대학은 지난 1995년 9월 설립됐다.

윤홍근 제너스시BBQ 회장은 미국 맥도날드가 햄버거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에 고무됐다. 이곳은 체계적인 교육 등을 통해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신념이 깃든 곳이다.

가맹점 교육은 2주 합숙으로 진행된다. 프랜차이즈의 이해 조리법, 매장 운영, 매출 관리, 고객 응대 등 다양한 분야에 교육이 이뤄진다. 무엇보다 현재 현장에서 뛰고 있는 선배(치킨 대학을 졸업한)의 조언도 들을 수 있다. “월수입이 얼만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등을 세세하게 공유한다.

매일 아침 전날 배운 내용에 대한 시험이 치러진다. 점수가 미달인 가맹점주는 보충수업을 받는다. 낙제다. 진짜 대학이 따로 없다.

최두진 BBQ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치킨대학은 창업 당시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은 교육 사업이라는 윤홍근 회장의 신념을 통해 만들어진 곳”이라며 “본사가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가맹점주가 활동 상권에서 메뉴얼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치킨대학은 체험을 위해 문호를 대폭 개방한 것도 특징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1박 2일 올리브 치킨캠프 ▲진로 캠프(중·고등학생 대상) ▲관광캠프(국내외여행객) ▲직업 캠프(대학생) ▲창업 램프(예비창업자)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2만6000여명 방문했다.

교육과 체험활동 외에도 오는 2025년에는 더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된다. 관상용 닭 500여종, 닭과 관련된 그림 및 조각 등 2000여점 작품을 전시할 전시 공간이 마련된 치킨 테마파크 ‘꼬꼬랜드’가 조성되는 것.

초보자도 강사의 설명대로 따라하면 ‘BBQ콤비네이션 피자’를 20분만에 완성할 수 있다. 사진=김보람 기자
초보자도 강사의 설명을 따라하면 ‘BBQ콤비네이션 피자’를 20분 만에 완성할 수 있다. 사진=김보람 기자

체험

본격적인 실습 시간이 찾아왔다. 오늘 기자가 실습할 레시피는 ‘BBQ콤비네이션 피자’와 ‘BBQ황금올리브 치킨’이다.

먼저 피자 조리에 들어갔다. 냉동 피자 노우에 소스를 바르고 각종 야채와 토핑을 올렸다. 그리고 치즈를 뿌리고 다시 야채와 토핑을 올리고 치즈를 올렸다. 피자 만드는 일이 기사 작성보다 쉬웠다.

하지만 강사의 설명을 듣고 번쩍했다.

편의상 체험단에는 이미 세척되고 절단된 야채(피망, 양파, 버섯, 옥수수)와 토핑(페퍼로니, 다진 햄, 닭고기 등), 치즈가 준비돼 있었지만 가맹점주가 된다면 이 모든 재료를 구매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 여기서 박스를 접어 포장, 피클과 핫소스, 치즈 가루를 챙겨 배달까지…. 눈앞이 아찔했다.

갖구운 피자는 꿀맛이다. 피자를 썩 좋아하지 않지만 스스로 만들었다는 이유와 대단한 준비과정을 생각하니 맛있지 않을 수 없었다.

절단된 닭을 반죽 물에 이어 튀김 파우더를 묻히고 165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에 튀겨내면 'BBQ황금올리브치킨'이 완성된다. 사진=김보람 기자
절단된 닭을 반죽 물에 이어 튀김 파우더를 묻히고 165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에 튀겨내면 'BBQ황금올리브치킨'이 완성된다. 사진=김보람 기자

메인 요리, BBQ황금 올리브치킨 차례다.

조리대에는 튀김 파우더와 반죽 물 그리고 염지해둔 손질된 닭, 집게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조리는 간단했다. 절단된 닭->반죽 물->튀김 파우더->165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에 튀겨내면 끝. “치킨집 사장도 별것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절단된 닭을 드는 것부터 힘들기 시작했다. 힘을 주면 닭고기가 부서질 것 같고 힘을 빼면 놓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던지듯 반죽에 넣었다. 손을 쓰고 싶었지만 손바닥 체온이 닭의 위생과 맛을 해칠 수 있어 집게로만 가능했다.

명절 노동력과 맞먹는 노동 강도다.

반죽 물을 사각지대 없이 골고루 묻혀 두 번 털어낸 뒤 다시 튀김 파우더로 옮겼다. 닭고기를 손으로 만지지 않기 위해 주변의 가루를 닭고기에 뿌리고 튀김 파우더와 닭이 담긴 볼을 15번 흔들어야 하는데 미리 조리된 다양한 향신료 특히 후추 때문에 연신 재채기가 났다. 함께 방문한 기자단 여기저기에서도 재채기가 터져 나왔다.

BBQ황금 올리브의 화룡점정,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에 튀겨낼 차례다.

반죽 옷과 튀김옷을 입고 더 무거워진 닭을 조심히 튀김기에 넣었다. 165도 10분이 최상의 황금빛과 맛이 구현된다.

이 작업을 3마리 분량으로 진행했다. 1마리 때에는 재미있었다면, 2마리 때에는 그만하고 싶었고, 3마리 때에는 여기가 어딘지 내가 누군지 생각하게 됐다.

노동의 댓가는 최상의 치킨 맛으로 보상받았다. 아마추어 수준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먹었던 치킨 중에, 아니 세상에서 가장 맛있었다.

남은 치킨을 버린 적도 있었고 ‘치킨이나 한 마리 시키지 뭐~’라며 치킨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직접 만든 치킨은 반성을 맛보여 줬다.

총평이다. BBQ 치킨대학은 ‘치킨이나’에 대한 무례함을 깨닫게 했다. 또 닭고기 산업의 성숙과 프랜차이즈의 발전을 이끄는 밑거름으로 손색없는 곳이다.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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