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실명‧꺾기‧강매’ 등 고질적 병폐 여전…금융단체 “정교한 내부통제 시급”
[이지 돋보기] 은행권, ‘실명‧꺾기‧강매’ 등 고질적 병폐 여전…금융단체 “정교한 내부통제 시급”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11.2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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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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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실명 확인 소홀과 꺾기, 상품 강매 등 고질적 병폐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3년 간 법 위반 등 제재 건수는 총 53건이다. 타 산업군 대비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금융업 특성을 고려할 때 단순 비교는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금융소비자단체 등은 은행권의 내부통제 강화와 금융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주문했다.

27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의 제재 관련 공시를 분석한 결과, 8개(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 주요 은행이 지난 2016년부터 2019년 11월22일까지 3년11개월 간 금감원으로부터 제재 받은 건수(제재조치일 기준)는 총 53건이다.

금감원 제재관련 공시는 금융회사의 법·규정 위반행위나 시스템의 문제점 및 개선점을 적발했을 경우, 제재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조치 사항을 확정한 뒤 게시된다. 제재를 받은 금융사에게는 자체 조치의뢰부터 과태료, 과징금, 기관주의, 기관경고 등의 징계가 내려진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NH농협은행이 조사 대상 가운데 총 12건으로 가장 많은 제재를 받았다. 연도별로 ▲2016년 2건 ▲2017년 4건 ▲지난해 3건 ▲올해 11월 현재 3건 등이다.

다음으로 많은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2016년 3건 ▲2017년 0건 ▲지난해 5건 ▲올해 11월까지 2건 등 총 10건의 제재를 받았다. 이어 신한은행이 9건이었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2건의 제재를 받았고, 지난해에는 5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제재를 받지 않았다.

KB국민은행(2016년 1건, 2017년 1건, 지난해 2건, 올해 1건)과 우리은행(2016년 1건, 올해 4건), 한국씨티은행(2016년 1건, 2017년 2건, 지난해 1건, 올해 1건)은 각각 5건씩이었다. SC제일은행은 4건(2016년 2건, 지난해 1건, 올해 1건)이다.

가장 제재가 적은 곳은 IBK기업은행이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건씩 총 3건에 불과했다.

연도별로 보면 제재가 가장 많이 이뤄진 때는 지난해다. 총 53건 가운데 18건(33.9%)이 지난해 조치됐다. 3건당 1건 꼴이다. 올해 역시 11월까지 총 13건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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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홀

은행권이 받은 제재는 고객 통지나 보고‧확인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이 주를 이뤘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은 2013년 1월부터 2014년 3월까지 퇴직연금 계약 3071건(대상자 1만7028명)에 대해 부담금 미납내역을 기한 내 통지하지 않아 금감원에 적발됐다. 퇴직연금은 사용자 부담금이 납입 예정일로부터 1개월 이상 미납된 경우, 7일 이내에 미납내역을 통지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것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2017년 6월 환경미화원 노동조합원 100명의 동의와 실명 확인 업이 저축예금 계좌를 개설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또 예금계좌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명의인의 사망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자녀가 대신 계좌를 개설토록 한 사례도 있었다.

은행권의 고질적인 대출영업 관행인 ‘꺾기’와 관련된 제재는 단골 소재다. 꺾기는 은행들이 대출을 조건으로 예금이나 적금, 보험, 펀드 등에 가입할 것을 종용하는 관행을 말한다. 대출 실행일 전후 1개월 이내에 은행이 대출자나 대출회사 임원 등에게 다른 상품을 판매하면 꺾기로 간주된다.

우리은행은 2014년 2억원 규모의 대출을 신청한 중소기업을 상대로 월 100만원을 부담하는 보험상품을 가입을 강요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IBK기업은행은 2017년 1월 기업대출을 해준 업체의 주요 주주에게 보험과 펀드 등 상품 3건을 판매했다가 제재를 받았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활용한 악질적인 경우도 있었다. NH농협은행의 한 지점장은 2013년 7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자신의 소송에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객 3명의 개인신용정보를 41차례 무단 조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례들은 모두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것들이다. 이에 금융소비자단체는 은행의 내부통제 강화와 감독 당국의 철저한 감시‧감독을 주문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의 법과 의무 위반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은행에서 직원의 불법 행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은 정기적인 직원 교육과 시스템 점검을 통해 재발 방지와 예방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원한 은행권 관계자는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회사의 이미지 실추와 고객 신뢰 하락 등 부정적 요인이 커지는 만큼 내부통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기적인 직원 교육을 실시해 일탈행위를 방지하고 소비자보호를 위한 자정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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