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9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삼성 본관에 위치한 한은 본부에서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두 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을 택한 것은 지난달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내린 만큼 당분간 인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은은 지난 7월 금리를 1.75%에서 1.50%로, 지난달 다시 1.25%로 올해에만 0.25%포인트씩 두 차례 내린 바 있다.
국내 경기 부진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내년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감도 존재하는 만큼, 한은이 인하 카드를 쓰기보다는 경기 관망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금리동결은 일찌감치 점쳐졌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96개 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99%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한은의 이번 선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자금 이탈 위험을 고려해 한은은 한·미 금리 역전폭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왔다.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만큼 한은이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다만 내년에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태다. 내년 성장률 전망이 밝지 않은 탓이다. 한은이 지난 7월 제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5%였는데, 이날 발표하는 수정경제전망에서는 이를 2.2~2.3%로 낮출 것으로 예측된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