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중견 건설사가 사는 법…태영 ‘환경’, 쌍용·삼환 ‘해외·관급’ 등 ‘한 우물’ 공략
[이지 돋보기] 중견 건설사가 사는 법…태영 ‘환경’, 쌍용·삼환 ‘해외·관급’ 등 ‘한 우물’ 공략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12.0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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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태영과 쌍용건설, 삼환기업 등의 생존 전략에 시선이 집중된다.

건설업계는 현재 문재인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 영향으로 이른바 ‘곡소리’가 나고 있다.

대형 건설사도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이들보다 자금력 등에서 약세인 태영·쌍용·삼환은 희희낙락이다. ‘한 우물’만 집중 공략한 선택과 집중 효과라는 평가다.

태영건설은 환경부문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꾸준히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쌍용건설은 해외를 누비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또 삼환기업은 관급공사 중심의 사업으로 재무건전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2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태영과 쌍용건설, 삼환기업의 올 3분기(1~9월)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태영건설은 매출 2조8112억원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환경사업부문 매출은 4732억원이다. 전체 매출 중 비중은 16.83%.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00억원 가량 늘었다. 비중 역시 13.32%에서 3%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달성한 환경사업부문 매출 5066억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태영건설은 환경부문을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태영건설은 2004년 TSK워터를 설립하고 환경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수처리 ▲폐기물처리 ▲폐기물에너지 ▲토양 및 지하수 정화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환경사업이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데는 약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2013년이 돼서야 매출 2114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다. 이후 탄력을 받았다. 2014년 2665억원, 2015년 3269억원 등 해를 거듭할수록 매출을 늘려갔다.

특히 2017년엔 환경사업으로 4254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방송사업의 매출 비중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주력인 건설사업 다음으로 많은 매출이다. 2018년에도 매출 5066억원으로 방송사업(3902억원)을 확고하게 앞섰다. 영업이익은 813억원으로 방송사업(63억원)의 14배에 달했다.

태영건설은 지난달 1일 환경부가 주관하는 ‘2019 환경 기술개발 우수성과 20선’에서 ‘물’ 분야 우수 연구과제에 선정되는 등 국내 환경분야에 있어서 남다른 두각을 나타내며 인정받기도 했다.

익명을 원한 태영건설 관계자는 “환경사업은 회사에서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는 사업 분야이며 매출 증대에 큰 힘이 됐다”며 “최근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 등 인프라가 취약한 곳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태영건설, 쌍용건설
태영건설 관계자가 방글라데시 모두나갓 정수장 우수 시공자 감사패를 전달 받고 있다(왼쪽). 쌍용건설의 두바이 1 레지던스(오른쪽). 사진=태영건설, 쌍용건설

집중

쌍용건설과 삼환기업의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이다. 이들 건설사는 워크아웃 졸업 이후 회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며 매출을 늘려가는 등 탄탄한 기반 다지기에 시동을 걸었다.

쌍용건설은 2015년 경영 정상화 이후 과거 전성기를 재현하기 위해 내달리고 있다. 특히 해외 그중에서도 건축에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해외 신규 수주 14억3500만 달러(약 1조7300억원)를 따내며 해외 수주 순위에서 국내 주요 10대 건설사를 제치고 6위를 차지했다. 플랜트를 제외한 건축과 토목부문에서는 2위에 올랐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건설사가 국내 주택사업(아파트)에 치중하며 매출을 올리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더욱이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 진출 시 플랜트 비중이 적지 않은데 쌍용건설의 경우, 플랜트보다 건축이라는 비주류에서 업적을 달성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올해 미국 건설 전문지 ENR(Engineering News-Record)가 발표하는 ‘톱250 인터내셔널 건설사 도급순위’에서 141위에 올랐다. 국내 건설사 중 11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시공능력평가순위 32위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쌓은 명성이 더 크다는 방증이다.

이는 아랍에미리트(UAE) 2대 국부펀드인 두바이투자청을 최대주주로 맞아들인 영향이 크다. 쌍용건설은 2015년 두바이투자청에 인수된 이후 기존 주력시장인 싱가포르를 비롯해 두바이, 태국, 필리핀 등에서 각 지역에 맞는 수주전략을 펼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쌍용건설의 올해 매출 추정치는 1조3643억원이다. 지난해보다 12.4% 증가된 수치다. 더욱이 내년 매출 추정치는 1조4109억원으로 올해보다 3.4%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익명을 원한 쌍용건설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의 장점이었던 가성비가 사라졌는데 쌍용건설의 경우 고급건축, 고난도 지하토목 등 특화된 부분들이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해외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쉽지 않은 길이지만 일본, 유럽 등 선진국과 대등하게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는 건설업이 대표적으로 외화를 벌어온 사업이었는데 최근에는 내수 위주로 돌아서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보다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쌍용건설의 방향성이 해외에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삼환기업은 2018년 SM그룹으로 인수된 이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자체사업을 통한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는 관급공사 위주로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실제 삼환기업은 SM그룹 인수 전인 2016년과 2017년 각각 3809억원, 266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678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영업손실도 마찬가지. 하지만 최근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관급공사 위주의 수주 실적을 늘려나가고 있다.

삼환기업은 올해 9월까지 관급공사 수주액만 10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이후까지 범위를 넓히면 약 4500억원대의 관급공사를 따냈다. 이는 SM그룹에 인수되기 전 2016년(1041억원), 2017년(1475억원)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곳간도 안정적이다. 삼환기업의 수주 잔액은 올 8월 말 기준 7500억원이다. 1년 매출액을 감안하면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것이다. 이중 6570억원이 관급공사로 비중은 87.6%를 차지한다.

다만 눈에 띄는 관급공사 수주 증가로 된서리를 맞기도 했다. 지난달 이낙연 국무총리의 동생 이계연씨가 대표이사와 관련된 수주 특혜 의혹이 제기되기도 한 것. 결국 이 대표이사의 사임으로 특혜 논란을 벗었지만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익명을 원한 삼환기업 관계자는 “리스크가 큰 자체개발 사업 등보다 관급공사 위주로 수주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하겠다는 회사의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특혜 의혹 등이 있었지만 정당한 입찰을 거쳐 수주를 따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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