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불황의 그늘’ 생명보험 가입자 10명중 2명, 1년 내 해약…해지 사유 1위 ‘생활고’
[이지 돋보기] ‘불황의 그늘’ 생명보험 가입자 10명중 2명, 1년 내 해약…해지 사유 1위 ‘생활고’
  • 양지훈 기자
  • 승인 2019.12.1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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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가계에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생명보험 가입자 10명 중 2명은 가입 후 1년 안에, 10명 중 3명은 2년 안에 보험을 해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지난 2017년을 기점으로, 보험계약유지율이 하향세를 타고 있다. 생활고에 허덕이는 가정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상품은 해약 시 은행 적금과 달리 원금의 상당 부분을 환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험계약유지율을 높이려면 금융 소비자 스스로가 각자 여건에 맞는 상품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보험 계약유지 지원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주문했다.

12일 금융감독원 보험회사종합공시 보험계약관리에 따르면 24개 생보사의 지난해 기준 13회차, 25회차 보험계약유지율은 각각 80.7%, 65.5%로 집계됐다. 가입자 10명 중 2명은 가입한 지 1년을 넘기지 못한 채 보험을 해약하고, 10명 중 3~4명은 2년 안에 해지한 셈이다.

특히 최근 2년 새 보험계약유지율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게 문제다.

13회차(만 1년) 기준 생명보험 보험계약유지율은 ▲2014년 81.1% ▲2015년 81.9% ▲2016년 82.4% 등으로 점차 개선되다, ▲2017년 81.2% ▲2018년 80.7% 등으로 하락했다.

25회차(만 2년)는 더 심각하다. ▲2014년 67.1% ▲2015년 65.9% ▲2016년 69.8%에서 ▲2017년 68.6% ▲2018년 65.5%로 고꾸라졌다.

2014~2018년 생명보험사 13회차 계약유지율. 자료=금융감독원
2014~2018년 생명보험사 13회차 계약유지율. 자료=금융감독원

대책

전문가들은 보험계약유지율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로 소비자의 경제 사정을 꼽았다.

한성준 한국소비자원 약관광고팀장은 “생명보험은 10년 이상 보험료를 납입해야 하는 장기보험이 많지만 이를 유지하지 못하고 해약하는 소비자가 다수”라며 “경기 침체와 가계부채 증가 등 경제 사정이 가장 큰 이유”라고 전했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도 “소비자의 재정 여건이 어려워지면 보험상품을 해지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며 보험계약유지율 상승 원인으로 경제 사정을 지목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3년간(2016년 6월~2019년 6월)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생명보험 해약 사유는 ▲경제 사정(44.0%) ▲보장범위 부족(15.6%) ▲설계사의 설명과 다른 불완전판매(10.0%) 순이다.

보험계약유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금융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과 ‘보험 계약유지 지원 제도’ 활용 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성준 팀장은 “소비자가 보험 계약에 앞서 각자 처한 여건을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소비자는 장기간 보험료를 낼 금전적 여유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금융 소비자들이 보험 계약유지 지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보험 계약유지 지원 제도는 긴급자금이 필요하거나 보험료 납입이 어려운 소비자의 중도해약을 방지하기 위해 생보업계에서 운영하는 제도다. 금융 소비자는 이를 통해 ▲보험계약 대출 ▲중도인출 ▲보험료 납입 일시 중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오세헌 국장은 “중도 해지할 보험이라면 애당초 가입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며 “보험사들은 소비자에게 더 자세한 회차별 보험계약유지율을 공개하고, 유지율 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2018년 생명보험사 25회차 계약유지율. 자료=금융감독원
2014~2018년 생명보험사 25회차 계약유지율. 자료=금융감독원

 

보험계약유지율 BNP파리바 ‘높고’, 처브라이프 ‘낮고’

생명보험사 중 보험계약유지율이 높은 곳은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낮은 곳은 처브라이프생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이지경제가 24개 생보사의 지난해 결산공시를 분석한 결과, 회차별 평균 보험계약유지율은 ▲13회차 79.8% ▲25회차 65.8% ▲37회차 59.4% ▲49회차 54.1% ▲61회차 48.5% ▲73회차 45.3% ▲85회차 40.5%로 집계됐다.

회차별로 최고‧최저유지율을 기록한 보험사는 ▲13회차 IBK연금보험 90.8%, 처브라이프생명 57.4% ▲25회차 교보라이프플래닛 85.6%, 푸본현대생명 47.2% ▲37회차 BNP파리바카디프생명 81.8%, DGB생명 30.5% ▲49회차 교보라이프플래닛 83.8%, DGB생명 27.7% ▲61회차 교보라이프플래닛 79.4%, 처브라이프생명 24.8% ▲73회차 BNP파리바카디프생명 77.6%, 처브라이프생명 19.3% ▲85회차 BNP파리바카디프생명 68.1%, 처브라이프생명 20.7%였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37회차(81.8%) ▲73회차(77.6%) ▲85회차(68.1%)에서 각각 보험계약유지율 1위를 차지했다. 특히 73회차와 85회차 등 장기 보험계약유지율이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반면 처브라이프생명은 ▲13회차(57.4%) ▲61회차(24.8%) ▲73회차(19.3%) ▲85회차(20.7%)에서 가장 낮은 보험계약유지율을 기록했다.

박혜연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마케팅부 차장은 “변액보험 등 장기 저축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 건이 많다”며 “장기 계약 건의 비중이 높다 보니 유지율이 높은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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