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김철호 본죽 회장, 사옥 욕심이 화 불렀나…‘무차입’ 깨지고, ‘수익성‧건전성’ 적신호
[이지 돋보기] 김철호 본죽 회장, 사옥 욕심이 화 불렀나…‘무차입’ 깨지고, ‘수익성‧건전성’ 적신호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9.12.1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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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본아이에프, 픽사베이
사진=본아이에프, 픽사베이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본죽과 본도시락 브랜드를 히트시킨 김철호(56세) 본아이에프 회장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생산성 등 주요 지표 악화에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더욱이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지 못한 것이 뼈아프다. 지난 2017년까지 장‧단기차입금 ‘0원을 자랑했지만 지난해 은행권에서 경영과 시설자금 명목으로 50억원을 긴급 수혈했다.

이밖에 내부거래 비중을 높이면서까지 주요 계열사를 지원했지만 오히려 해당 업체의 실적이 고꾸라졌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사옥 욕심이 화를 불렀다는 얘기가 나온다. 본아이에프는 지난해 서울 영등포구 소재 10층 규모의 건물을 약 540억원에 매입한 후 같은 해 12월 입주해 사옥으로 이용 중이다.

원가 상승 등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가 본아이에프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이민섭 기자
그래픽=이민섭 기자

16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본아이에프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매출 2069억원, 영업이익 70억원, 당기순이익 23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1727억원) 대비 19.8%(342억원) 늘었다. 반면 영업익과 순이익은 같은 기간(85억원, 56억원) 대비 각각 17.6%(15억원), 58.9%(33억원) 급감한 70억원, 23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3.38%로 전년 동기(4.92%) 대비 1.54%포인트 하락했다. 직원 1인당 생산성도 2017년 2679만원에서 1552만원(57.9%) 줄어든 1127만원에 머물렀다.

본아이에프는 수익성 악화가 식자재 원가 상승과 사옥 이전에 따른 일시적 비용 증가의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박보경 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본아이에프 홍보 대행) 대리는 이와 관련,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원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 사옥 이전 등의 이슈로 인한 일시적 비용 상승의 영향”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본아이에프의 매출원가는 2017년 1240억원에서 2018년 1608억원으로 29.6%(368억원) 늘었다. 특히 당기상품매입액은 1591억원으로 전년(1205억원) 대비 32.0%(386억원) 증가했다.

한편 본아이에프는 내부거래를 늘렸지만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감소한 것이다.

본아이에프가 특수관계자로 분류된 ▲본푸드서비스 ▲순수본 ▲본에프디 ▲본월드 등과 실시한 내부거래는 지난해 69억280만원. 전년(62억8700만원) 대비 9.7%(6억1580만원) 늘었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본푸드서비스가 60억1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본푸드서비스 지난해 매출액(571억1600만원)의 10.5%의 비중이다. 이밖에 ▲본월드 8억7700만원 ▲본에프디 880만원 ▲순수본 200만원 순이다.

본푸드서비스는 모기업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본푸드서비스는 지난해 매출 571억1600만원, 영업이익 1억2500만원, 당기순이익 1억3700만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2017년(674억4800만원) 대비 15.3%(103억3200만원) 줄었다.

영업익(5억1690만원)과 순이익(2억3600만원)도 같은 기간보다 각각 75.8%(3억9190만원), 41.9%(9900만원) 급감했다.

적신호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본아이에프는 수익성이 악화되며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부채비율은 부채, 즉 타인자본의 의존도를 표시하며 경영분석에서 기업의 건전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기업의 부채액은 적어도 자기자본액 이하인 것이 바람직하므로 부채비율은 1 또는 100% 이하가 이상적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불건전하므로 지불능력이 문제가 된다.

본아이에프의 부채비율은 2017년 67.6%에서 2018년 194.4%로 126.8%포인트 급상승했다. 지불능력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기업의 곳간을 의미하는 현금성 자산도 2017년 125억원에서 2018년 49억원으로 60.8%(76억원) 쪼그라들었다.

건전성이 흔들리면서 이상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본아이에프는 2017년까지 무차입 경영을 자랑했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은행으로부터 운전자금용도로 10억원을 빌렸다. 내년 8월22일까지 일시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이다. 장기차입금도 발생했다. 지난해 산업은행에서 시설자금 용도로 40억원을 끌어온 것. 역시 오는 2021년 7월31일 일시 상환해야 한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등은 계열사 등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을 지양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경영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장은 “내부거래를 늘리기 보다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경영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본아이에프는 다양한 신메뉴 출시와, 가맹점과의 상생 경영 강화를 통해 건강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박보경 대리는 “올해처럼 각 브랜드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 및 출시하고, 고객 편의성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나설 것이다. 또 가맹점과의 상생을 도모해 본사 내실을 다져나갈 계획”이라면서 “특히 2015년 선보인 설렁탕 프렌차이즈 ‘본설’의 가맹 사업과 가정간편식 사업 확장 등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본아이에프의 지분 구조는 2018년 말 기준 김철호 회장이 56.01%로 최대주주로 등재됐다. 이어 ▲최복이(김 회장 아내) 26.23% ▲벤처펀드 9.91% ▲투자조합 5.83% ▲김지혜, 김조은, 김율민 등 자녀 3인 각각 0.67%씩 총 2.01% 순이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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