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5대 은행, 사회공헌에 3년간 1조3천억 쾌척…‘서민‧창업‧지역’ 등 전방위 후원 총력
[이지 돋보기] 5대 은행, 사회공헌에 3년간 1조3천억 쾌척…‘서민‧창업‧지역’ 등 전방위 후원 총력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12.1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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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은행
사진=각 은행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IBK기업은행 등 5대 은행이 최근 3년 간 사회공헌활동에 쾌척한 자금이 1조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연 평균 증가율이 39%에서 129%에 달할 정도로, 사회공헌활동에 속도가 제대로 붙은 모습이다.

5대 은행의 이같은 행보는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으로 곳간이 두둑해진 영향이다.

다만 내년에도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저금리시대가 도래하며 은행권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경기전망이 매우 어두워지고 있다. 이에 사회공헌활동 비용 역시 뒷걸음질 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금융 전문가들은 수익성에 따라 사회공헌활동 비용이 들쑥날쑥 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 균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주문이다.

17일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3년(2016~2018) 간 5대(KB국민‧신한‧우리‧KEB하나‧IBK기업은행) 주요 은행이 사회공헌활동에 지출한 비용은 총 1조3263억원이다. 연 평균 4421억원 꼴이다.

연도별로 보면 ▲지난 2016년만 하더라도 사회공헌 비용은 204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다 2017년 4677억원으로 1년 새 129.3%(2637억원)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39.9%(1869억원) 늘어난 6546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세다.

은행별로 보면 사회공헌에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곳은 KB국민은행이다. 2016년 463억원, 2017년 850억원, 지난해 1903억원 등 매년 두 배 가까이 증액하며 3년간 총 3216억원을 쾌척했다.

다음으로는 우리은행이 같은 기간 각각 514억원, 1074억원, 1065억원 등 총 2653억원을 지원해 2위에 올랐다. 이어 ▲신한은행 2632억원(366억원‧755억원‧1511억원) ▲IBK기업은행 2486억원(454억원‧976억원‧1056억원) ▲KEB하나은행 2276억원(243억원‧1022억원‧1011억원) 등의 순이다.

5대 은행은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펼쳤다. 봉사나 기부 등 통상적인 활동은 물론이고, 금융기관 특성을 살린 지원과 교육, 체육, 환경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 후원에 나섰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902억원 가운데 미소금융사업과 청년 창업재단 출연 등 서민금융 지원에 933억원을 지출했다. 청소년 멘토링이나 전통시장 사랑 나눔 등 지역사회 활동에는 733억원을 썼다.

신한은행 역시 같은 기간 서민금융 지원에 752억원을 사용했고, 청년 취업 및 중소기업 일자리 지원사업과 기부 프로그램 등 지역사회 활동에 417억원을 지출했다. 또 소외계층과 청소년 11만명을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에 25억원을 쾌척했다.

타 은행도 비슷한 비율로 각 활동을 지원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공헌활동 금액 중 서민금융(무담보 소액대출) 비중이 45.6%를 차지했다. 이어 ▲지역사회‧공익활동 35.3% ▲학술‧교육 9.9% ▲문화예술‧체육 7.8% ▲환경 0.7% 등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호황

은행권이 사회공헌 비용을 대폭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수년간 사상 최대 수준의 호황을 누린 까닭이다.

실제로 5대 은행의 당기순이익(대손준비금 반영 후 조정이익 기준)을 보면 2016년 5조3844억원에서 2017년 7조8317억원, 지난해 8조7197억원으로 급증했다.

은행은 기본적으로 고객이 예금한 돈을 기반으로 대출을 실행, 여기서 발생한 이자 수익으로 돈을 버는 회사다. 최근에는 해외 진출을 확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수익은 국내 영업에 치중돼 있다. 즉 수익 기반과 주요 수입원이 모두 국민인 것이다.

더욱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실해진 은행권을 살리기 위해 투입된 공적자금은 수백조원에 달한다. 그리고 이때 투입된 돈은 아직도 전액 회수되지 않은 상태다. 국민 혈세를 수혈 받아 회생해 지금에 이른 만큼 공공기관에 준하는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곳이 바로 현재의 국내은행들이다.

이에 은행권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체계적인인 사회공헌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2016년까지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지만 2017년부터 높은 실적을 바탕으로 사회공헌 비용을 대폭 늘렸다.

은행권은 당기순이익의 6~7% 가량을 사회공헌활동 비용으로 책정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총 순이익은 8조7197억원. 사회공헌 비용은 6546억원으로 7.48%의 비중을 보였다.

이밖에 ▲2016년 4.3%(순이익 5조3844억원/사회공헌 비용 2040억원) ▲2017년 6.5%(순이익 7조8317억원/사회공헌 비용 4677억원) 등으로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다만 내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주요 기관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등 향후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이에 은행권도 내년 경영 계획을 보수적으로 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여건이 다시 저금리 기조로 돌아선 상황인데다가 내년에 더 떨어질 가능성도 높고, 전반적인 경기전망이 좋지 않아 내년부터는 최근 2년~3년 동안의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수익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사회공헌활동에 지출할 수 있는 여력도 줄게 된다”고 전했다.

이에 금융소비자단체는 실적에 따라 들쑥날쑥하지 않고, 기준에 맞춰 지속 가능한 활동 계획을 세워 실행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기업의 철학과 가치에 맞는 기준을 세우고, 이를 정립해 꾸준히

활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은행은 어느 업종보다 서민과 취약계층의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이들 계층에 대한 사회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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