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시승기] ‘도로 위 레이싱카’ 재규어 F타입 SVR…강력한 퍼포먼스 압권
[이지 시승기] ‘도로 위 레이싱카’ 재규어 F타입 SVR…강력한 퍼포먼스 압권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12.24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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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규어
사진=재규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재규어 F타입 SVR. 일반 도로를 서킷으로 만드는 마법사다.

재규어 F타입 SVR의 퍼포먼스는 칼에 베일 듯이 날카로우면서 품위 있고 우아하다. 디자인도 명불허전.

여기서 잠깐. SVR은 Sports Vehicle Racing의 줄임말이다. 재규어 랜드로버가 자랑하는 SVO(Special Vehicle Operations) 기술 센터에서 특별 제작한 고성능 모델이다. 벤츠 AMG와 BMW의 M이라 생각하면 된다.

재규어 F타입 SVR은 오로지 달리기를 위해 태어난 녀석이다.

도로 위 레이싱카 재규어 F타입 SVR은 첫인상부터 남달랐다. 외관 디자인은 세련됐으면서도 날카롭다. 더욱이 빵빵한 볼륨감까지 갖췄다. 속된 말로 대놓고 글래머는 아니지만 슬랜더형 S라인 몸매. 고성능 스포츠카임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사진=재규어
사진=재규어

전면부는 강인한 인상이다. “나 좀 달려”라는 느낌이 날카로운 눈매(LED헤드램프)에서부터 느껴진다. 측면은 앞부분이 길고 뒤가 짧은 전형적인 스포츠카의 형태다. 낮은 루프라인과 완만한 곡선으로 이뤄졌으며 직각형태의 남성미도 가미됐다. 후면은 카본파이버 리어윙 스포일러가 장착됐고 얇고 길면서 개성 있는 테일램프 등이 특징이다.

실내는 가죽으로 감싼 실내와 상부의 알칸타라 재질 등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양한 버튼은 직관적이면서 운전자 중심으로 구성됐다. 특히 비상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버튼이 아래로 누르는 형식이라 조작이 편하다. SVR답게 드라이빙 퍼포먼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까지 신경 쓴 것으로 느껴진다.

특히 센터페시아의 에어벤트의 경우, 시동을 끄면 닫히고 시동을 켜면 열리는 방식이다. 운전자를 반기는 것 같다. 인컨트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잘 갖춰졌다. 터치감도 나쁘지 않았다.

시트의 착좌감은 매우 우수하다. 스포츠 시트가 적용됐는데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다만 동승자의 경우 일반 세단보다는 조금 더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2인승이라서 뒷공간이 없지만 시트 각도는 여유 있게 조절할 수 있다.

사진=재규어
사진=재규어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개방감이다. 선루프가 없기 때문. 천장에 통유리가 있지만 이를 여닫을 수는 없는 구조다. 트렁크는 비상용 타이어가 대부분의 공간을 차지해 협소하다. 가방 한두 개 정도 겨우 넣을 수 있는 수준이다.

서킷

이제 달릴 차례. 시승 코스는 서울 종로구에서 경기 포천으로 정했다. 북부간선도로와 세종포천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서다. 차가 없는 시간대를 고르기 위해 평일 오후에 시승했다. 편도 약 37㎞ 구간.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리모콘으로 차를 열었더니 숨겨져 있던 손잡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정신이 바짝 들면서 긴장감이 감돈다. 강렬한 배기음 때문이다. 맹수의 울음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백색소음이 따로 없다. 시승 내내 음악 감상을 하지 않았을 정도로 기분 좋은 소리였다.

도심 내 주행부터 만족스럽다. 재규어 F타입 SVR은 속된 말로 가속페달에 발을 올려놓기만 해도 쭉쭉 뻗어나갔다. 제로백(정지한 상태에서 100m까지의 시간) 3.7초를 자랑하는 F타입 SVR다웠다.

“순간이동을 경험했다”는 동승자의 말이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다. 그런데도 불안감이 없다. 탄탄한 내구성 때문인지 안정감이 느껴져 편안한 도심 주행을 즐길 수 있었다.

사진=재규어
사진=재규어

자동차전용도로에 접어들면서는 이 녀석의 본능을 깨웠다. 진짜 야생 재규어를 만날 시간이다. 재규어 모델 중에서 가장 강력한 5.0 V8 슈퍼차저엔진, 575마력 71.4㎏.m의 성능을 모두 꺼냈다.

평일 오후라 한산한 도로는 이내 서킷이 됐다. 제한 속도를 지키느라 진땀을 뺐지만 순간순간 넘어가는 속도계를 보면 감탄이 나왔다. 넘치는 힘으로 역동적인데 승차감은 포근하면서 부드럽다. 속으로 “2억 넘는 차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 하면서 무릎을 탁 쳤다.

아찔한 코너 구간도 비웃을 정도로 여유가 넘쳤다. 코너에서 일부러 속도를 높여도 안정감이 무너지지 않았다. 마치 바퀴 한 축을 지면에 고정시키면서 미끄러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다이내믹 모드로 변경하니 한층 더 사나워졌다. 배기음은 더욱 커져 실제 속도보다 더 빠른 체감속도가 느껴졌다. 다만 기대했던 것만큼의 극적인 변화는 없었다는 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브레이크 성능도 최상급이었다. 차체가 비교적 가벼워서 그런지 아무리 빠른 속도여도 운전자가 원하는 지점에 멈출 수 있는 능력이 탑재된 것이다.

기본적인 편의 및 안전사양을 제외하면 내세울 만한 첨단 스마트 장비는 없다. 그러나 이런 슈퍼카는 운전자가 드라이빙에만 집중할 수 있는 모든 환경을 갖추면 돼 큰 불만은 없었다.

총평이다. 재규어 F타입 SVR은 무서울 정도로 강력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재규어라는 브랜드가 이 차를 위해 탄생한 것 같다.  

사진=재규어
사진=재규어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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