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전체 가계대출에서 유독 60대 이상 고연령층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대비 빚이 많은 고령층과 은퇴가 본격화된 베이비붐 세대(55~63년생)들이 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자나 창업에 뛰어든 영향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가계부채는 1572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2017년 정부의 금융 규제 강화 등으로 모든 연령층에서 둔화됐다. 3분기 기준 30대 이하(7.6%), 50대(4.4%), 40대(3.3%) 등이다. 하지만 유독 60대 이상 가계부채 증가율은 40대 3배에 달하는 9.9%로 집계됐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14년 이후 연평균 0.5%포인트 상승하며 3분기 18.1%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층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60대 신규 대출 규모가 확대되고 노후준비를 위한 임대부동산 투자, 창업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라 진단했다.
실제 부동산임대 가구 보유 금융부채 중 60대 이상의 점유 비중은 2013년 19.7%에서 지난해 27.4%로 상승했다. 또한 자영업자 가계대출 가운데 60대 이상의 비중은 2014년 말 17.9%에서 올 3분기 21.7%로 늘었다.
다만 60대 이상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은 22.8%로 30대 이하(31.8%), 40대(28.3%), 50대(24.3%)에 비해 낮았다.
한국은행은 “고연령층의 총자산 규모, 연체율 수준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잠재리스크에 대한 실물자산 유동화 제도 등 정책적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