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노인 우울증을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개발돼 향후 효율적인 질병 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간호대학 김희정 교수팀은 세브란스 헬스IT산업지원화센터의 지원으로 지역사회 내 거주 중인 독거노인 우울군을 선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구축했다고 6일 밝혔다.
교수팀은 2016년부터 2년간 65세 이상 재가 독거노인 47명을 대상으로 ▲주간 활동량 ▲환경적 빛 노출 ▲수면 패턴 등 평가요소를 적용해 우울증 정도를 평가했다.
2주간 활동기록기(Philips Actiwatch Spectrum PRO)를 사용해 생체측정 지표를 수집하고, 대상자들의 주관적 우울감을 하루 4회 1~10점으로 측정했다.
조사 결과, 우울감을 호소한다고 말한 47명 가운데 실제로 우울 증상이 있는 대상자는 18명(38%)이다. 실험 전 우울감을 드러냈던 29명은 노인 우울증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군으로 판명된 집단은 평균 활동량지수 67.4를 기록했다. 반면 비우울군은 90.5로 활동량이 더 많았다.
우울감이 없어 좋은 기분을 평가하는 생태순간평가도 ▲우울군 5.1점 ▲비우울군 6.6점으로 비우울군의 점수가 더 높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활동량과 주간 빛 노출, 수면 패턴 등 활동지표로 그동안 우울 선별을 위한 노인 우울 척도(GDS)나 해밀턴 우울척도 등 임상도구를 사용하지 않고도 우울증 정도를 측정하는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노인 우울증은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2명 이상이 겪는 증상으로, 진단과 관리가 부실하면 비용 증가는 물론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1만73명 중 21.1%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 연령별 비율은 ▲65~69세 15.1% ▲70~74세 18.2% ▲75~79세 23.6% ▲80~84세 30.7% ▲85세 이상 33.1%로 고령일수록 우울증 노인의 비중이 높다.
김희정 교수팀의 이번 알고리즘 구축으로 우울증에 노출된 노인들에 대한 맞춤형 관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김희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노인 우울증 대상자를 객관적으로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노인의 정신건강을 지속해서 평가해 ▲증상 중심의 개인 맞춤형 중재 프로그램 ▲지역사회 서비스의 통합 ▲실무로의 확산 등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