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퍼시스 2세 경영 본격화 속, 손태희 신임 사장 고민↑…수익성‧건전성 등 악화
[이지 돋보기] 퍼시스 2세 경영 본격화 속, 손태희 신임 사장 고민↑…수익성‧건전성 등 악화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0.01.0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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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퍼시스, 픽사베이
사진=퍼시스, 픽사베이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퍼시스 손태희호가 본격 출항은 앞둔 가운데 수익성과 유동성 개선이라는 거친 파도를 어떻게 넘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종합 가구 전문기업 퍼시스의 지주사인 퍼시스홀딩스가 지난 2일 창업주 손동창(72) 명예회장의 장남인 손태희(39) 퍼시스홀딩스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손 사장은 지난 2010년 퍼시스홀딩스에 입사해 ▲시디즈 ▲일룸 ▲퍼시스 등 주요 계열사 등을 거치면서 2016년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더욱이 지난해 말 손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승계 작업이 빨라진 모양새다.

2세 경영이 본격화됐지만 험로가 예상된다. 주요 계열사인 퍼시스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등 주요 지표가 악화된 탓이다.

그래픽=이민섭 기자
그래픽=이민섭 기자

7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퍼시스의 2019년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매출 2207억원, 영업이익 155억원, 당기순이익 27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익은 전년 동기(2322억원, 209억원) 대비 각각 4.9%(115억원), 25.8%(54억원) 감소했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279억원) 대비 1.4%(4억원) 줄었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2018년 3분기 9.0%에서 1.98%포인트 하락한 7.02%로 집계됐다. 이는 1000원어치를 팔아 7.02원을 남긴 셈이다.

이밖에 직원 1인당 생산성은 1억3681만원으로 전년 동기(1억2567만원) 대비 8.8%(1114만원) 늘었다. 생산성 증가는 2018년 3분기 당시 222명이었던 임직원 수가, 2019년 3분기 201명으로 9.4%(21명)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상등

재무건전성도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 또는 그 신용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쓰이는 것으로 신용분석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하다. 200% 이상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퍼시스의 2019년 3분기 유동비율은 18.3%다. 2018년 3분기(14.9%)보다 3.4%포인트 개선됐지만 기준치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비상등이 켜졌다.

다만 부채비율은 고무적이다. 부채비율은 경영분석에서 기업의 건전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1 또는 100%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퍼시스의 2019년 3분기 부채비율은 12.0%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기업의 곳간을 의미하는 현금성 자산은 2019년 3분기 기준 3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30억원) 늘었다.

전문가들은 퍼시스가 신성장동력 발굴 및 재무건전성 개선 등에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는 진단이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장은 이와 관련, “지난해 국내 경제가 대내·외적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아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등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보인다”면서 “퍼시스도 이같은 난국을 수습하기 위해 소방수 역할을 할 젊은 피를 경영 일선에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수익성과 유동성이 악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신임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면서 “수익 창출을 위한 신성장동력 투자를 확대하고, 재무건전성 개선 등을 통해 건강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해법

사진=퍼시스
사진=퍼시스

퍼시스는 올해 수익성 개선을 위해 37년간 쌓아온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비롯해 해외 시장 수출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스타트업과 디지털화 등 변화가 급격할 것으로 관측된다. 손 사장은 스타트업과 디지털화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9년 11월 물류 스타트업인 ‘로지스팟’에 물류 수주를 맡기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같은 해 9월 퍼시스의 자회사 일룸의 리모델링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에 약 1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또 서울 강동구에 아파트멘터리와 협업한 ‘일룸하우스’ 쇼룸을 오픈하기도 했다.

윤재원 KPR(퍼시스 홍보 대행) 대리는 “퍼시스는 단순히 사무용 가구를 판매하는 것이 아닌 공간과 환경을 파는 ‘사무환경 전문 기업’이다. 기업 문화를 변화시키는 사무환경을 고민하고, 각 기업과 구성원이 일하는 방식에 맞게 일할 수 있는 행복한 사무환경을 만들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업무 효율 극대화는 물론 업무 공간에 대한 다양한 경험까지 제공하고 있다. 퍼시스는 2020년에도 사무환경 전문 기업으로서 더 나은 공간, 더 나은 기업문화와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계획 중이다”라고 말했다.

퍼시스그룹, 2세 승계 작업 어디까지 왔나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손태희 사장의 승계 작업은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일룸으로 우회상장 한 뒤 퍼시스홀딩스와 합병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 사장이 보유한 퍼시스그룹 지주사 퍼시스홀딩스 지분이 미미한 탓이다. 이에 꼼수 승계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퍼시스홀딩스의 2018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퍼시스홀딩스의 지분구조는 손동창 퍼시스홀딩스 명예회장이 80.51%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어 ▲자기주식 18.71% ▲손 사장 0.78%다.

반대로 손 사장은 그룹 내 계열사 ▲일룸(구 팀스) ▲시디즈에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먼저 일룸의 지배구조(2018년 말 기준)를 살펴보면 ▲손 사장 29.11% ▲손희령 9.6% ▲자기주식 61.29% 순이다. 시디즈(2019년 3분기 기준)는 ▲일룸 40.58% ▲바로스 15.15% ▲재단법인 목훈재단 3.0% ▲이상배 2.0% ▲기타 39.28%다.

일각에서는 손 명예회장과 손 사장 간의 지분 증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룸, 시디즈를 지배하게 되는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일룸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손 명예회장이 보유한 일룸 지분은 ▲2014년 18.9%에서 ▲2015년 0%로 변경됐다. 반면 손 사장의 지분은 ▲2014년 2.07% ▲2015년 15.77%로 늘었다. 이는 손 명예회장이 손 사장에게 지분을 증여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듬해인 2016년 퍼시스홀딩스는 일룸의 지분 45.84%를 소각시키면서 손 부사장의 지분은 29.11%로 전년 대비 13.34%포인트 상승했다.

손 사장은 해당 기간 동안 증여와 소각 등의 과정을 거쳐 일룸과 시디즈의 최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퍼시스그룹 내 손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퍼시스홀딩스 80.51% ▲퍼시스 16.73% ▲바로스 100%다. 이에 손 명예회장이 퍼시스홀딩스를 비롯한 계열사 지분을 증여하는 방식보다 손 사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일룸으로 우회상장 한 뒤 퍼시스홀딩스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지분과 경영권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퍼시스그룹 내 주요 계열사인 퍼시스의 1월3일 종가는 2만9350원, 시총은 3375억2500만원이며, 시디즈는 종가 4만8150원, 시총 963억원이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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