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7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삼성 본관에 위치한 한은 본부에서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석 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지난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렸기 때문에 당분간 인하 효과를 지켜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은은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10월 1.25%로 0.25%포인트씩 낮춘 바 있다. 국내 경기 부진세가 이어진데다 0%대 물가상승률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커진 데에 따른 조치였다.
올해는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만큼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인하를 서두지 않고 관망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출 경기 악화의 배경 중 하나였던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은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다.
더욱이 이번 금리동결은 정부와의 정책 공조 차원에서 단행됐다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의 의지가 한은의 금리인하를 어렵게 만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를 통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관측이다. 경기 회복세가 아직 가시화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은 2.3%로 지난해(2.0%)보다는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만 잠재성장률(2.5~2.6%) 수준에는 못 미친다. 뚜렷한 경기 반등세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한은이 올 한 차례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지만 거시경제 둔화 위험이 가계부채 등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여전히 압도하고 있다"며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