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10년의 변화’ 설 명절 풍속도…고된 노동은 옛말, 간편식 등 간소화 물결 넘실
[이지 돋보기] ‘10년의 변화’ 설 명절 풍속도…고된 노동은 옛말, 간편식 등 간소화 물결 넘실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0.01.20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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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김보람 기자 = 설 명절을 앞둔 주부들의 표정이 각양각색이다.

명절 음식과 차례상 준비 등 고된 노동(?)을 앞둔 주부들의 깊은 한숨이 들린다. 다른 한쪽에선 콧노래를 부르며 미소 띤 얼굴이다.

한숨과 콧노래. 달라진 설 풍속도 영향이다. 온종일 전을 부치고, 튀김을 만드느라 정신없다는 하소연이 여전하지만 일각에서는 가정간편식(HMR)과 클릭 한 번으로 배달되는 주문 차례상 등이 노동을 대신하고 있다.

서구화된 입맛과 물가 부담 등이 간소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8일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23만972원, 대형유통업체 31만7923원이다. 지난해 설과 비교하면 각각 1.2%, 0.3% 감소했다.

10년 전인 2010년 2월8일(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전통시장(21만8000원) 5.95%(1만2972원), 대형유통업체(29만원) 9.62%(2만7923원) 각각 증가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과일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배(5개)는 2010년 1만320원에서 2020년 1만6863원으로 63.40%, 사과(5개)는 7661원에서 1만1897원으로 55.29% 뛰었다.

나박김치용 무(200g)는 112원에서 176원으로 57.14% 급증했다. 쇠고기(우둔1.8㎏)도 6만3000원에서 7만3414원으로 16.53% 늘었다.

떡국용 흰떡(1㎏)과 동태살(1㎏)은 4300원에서 4805원, 9000원에서 9960원으로 각각 11.74%, 10.66% 증가했다.

이밖에도 두부 1모는 975원에서 9.33% 오른 1066원, 청주(1.8ℓ)는 1만51원에서 5.75% 증가한 1만629원으로 나타났다.

하락한 품목도 있다.

2010년 400g 기준 시금치(1887원), 고사리(6000원), 도라지(4800원) 가격은 올해 1560원, 4461원, 4588원으로 각각 17.32%, 25.65%, 4.41% 감소했다.

계란(10개)도 1560원에서 1373원으로 11.98%, 배추(300g)도 405원에서 279원으로 31.11%나 줄었다.

사진=동원홈푸드 '더반찬 프리미엄 차례상'
사진=동원홈푸드 '더반찬 프리미엄 차례상'

풍경

10년 새 설 명절 문화도 변화했다. 차례상 간소화 바람이 대표적이다. 가정간편식, 차례상 대여 및 주문이 고된 명절 노동을 대신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설 2주 전(1월22~2월4일) 기준 즉석식품은 매출은 10년 전 같은 기간 대비 ▲즉석밥 1305% ▲차례상 주문 898% ▲즉석 탕 882% ▲건 나물 71% 등으로 증가했다.

클릭 한 번으로 차례상을 배송해주는 주문 차례상도 각광받고 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2년(2016~2018년)간 설·추석 등 명절 음식 대행업체 이용 건수는 112% 증가했다.

주부들의 만족도도 높다. 관련 업체 역시 주문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혼 12년 차 주부 이민서(38세) 씨는 “이번 설에도 손이 많이 가는 만두나 전은 사고, 나물과 고기만 조리하기로 했다”면서 “온종일 부쳐야 하는 전 하나만 빠져도 명절 스트레스가 반은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익명을 원한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자사 프리미엄 차례상은 명절 시즌마다 완판을 이어나가고 있다”면서 “구매 고객 중 95%가 재구매 의사를 밝힐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학계 등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설 풍속도가 급격한 변화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면서도 고유의 문화가 훼손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김상철 유한대학교 경영학과(유통물류) 교수는 “1인 가구와 역귀성 인구 증가, 간소한 차례 문화 등의 영향으로 가정간편식과 주문 상품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2030세대가 중장년층에 진입하게 되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원장은 “과거 차례상은 조상께 감사의 마음을 올린다는 의미로 가장 좋은 재료를 사서 정성을 다해 올렸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대가족에서 핵가족, 1~2인 가구가 보편화 되면서 차례의 필요성이나 의미가 흐려지고 차례 문화가 점차 변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생활패턴이나 생활환경에 맞춰 차례를 지내는 가정들이 늘고 있지만 조상들의 지혜와 풍습을 이어 나가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라면서도 “차례상 간소화는 앞으로 더 활발하게 진행돼 구성에 얽매이지 않고 좋아하는 음식을 자유롭게 올리거나 디지털 차례상 등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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