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부동산 양극화 전국으로 확대…대·대·광+부산‧울산 ‘상승’ 제주·경북 ‘침체’
[이지 돋보기] 부동산 양극화 전국으로 확대…대·대·광+부산‧울산 ‘상승’ 제주·경북 ‘침체’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1.2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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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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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서울과 수도권을 휘몰아친 부동산 양극화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전통적 강세 지역인 ‘대·대·광(대구, 대전, 광주)’에 이어 부산과 울산이 대표적 상승 지역이다.

반면 제주도를 비롯해 경남, 경북, 강원 등은 인구 감소와 지역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12.16 부동산대책 등 서울에 집중된 규제에 따른 일종의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더욱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이들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향후 양극화가 더 극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0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부산, 울산 등은 대표적인 상승 지역이다. 부산은 지난해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후 원도심을 중심으로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1주~2주 만에 무려 1억~2억원이 상승하는 아파트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12.16 대책 영향에 거래가 꺾이긴 했지만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울산의 경우도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지역 경기 침체 따라 부동산 시장이 오랫동안 얼어붙었지만 최근 서서히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17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

특히 정주여건이 뛰어난 남구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형성되고 있다. 울주군을 제외하면 모든 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심지어 일부 아파트 단지의 경우 최근 2~3개월 사이에 10% 이상 상승한 곳도 있다는 전언이다.

부산 해운대구 A공인중개사는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거래가 급격히 얼어붙었지만 해운대를 비롯해 부산 원도심 등 상승 탄력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규제 지역에서 풀린 일시적인 영향이라기 보단 호재와 더불어 전반적인 부산 부동산 시장이 활력을 띄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지난해부터 상승폭을 크게 키웠던 대·대·광과 세종시의 집값은 올해 역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신축 아파트의 집값이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세종시는 지난해 하반기 매매가 기준 입주 1년 미만 아파트 상승률이 45.38%를 기록해 전국 1위를 기록했고 대구와 광주, 대전도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장희순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규제가 강한 서울을 벗어나 지방에서 새롭게 투자할 곳을 찾는 뭉칫돈이 몰리는 것”이라며 “원정 투자자들이 호재가 있는 지역으로 돈이 될 만 한 아파트를 ‘쇼핑’을 하러 간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간극

지방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건 아니다. 제주도를 비롯해 경북, 강원, 경남 등은 뒷걸음질 연속이다. 지방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

한국감정원이 16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경북(-0.10%), 강원(-0.06%), 제주(-0.02%)는 하락했다. 경남(0.01%)은 상승 전환했지만 하락과 상승이 반복되는 등 회복세가 약하다. 대전(0.36%), 세종(0.14%), 대구(0.12%), 울산(0.12%), 부산(0.05%)이 상승세를 이어간 것과 반대 행보다.

지방에서도 간극이 벌어지는 이유는 원정 투자자들이 개발 호재, 인구 유입 등으로 가격 상승 기대감이 있는 곳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역대급’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부동산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 도시는 이렇다 할 가격 상승 요인이 없어서 외면 받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끝이 안 보이는 내리막길에 접어든 모양새다. 주택 거래는 지난해 전년 대비 18%가량 줄었다.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도 크게 늘었다. 경매 매물도 같은 기간(302건)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668건이 쏟아졌다. 심지어 서귀포시의 경우, 표준주택가격이 15년 만에 떨어졌다. 2005년 주택가격공시제도 도입 이후 최초다.

제주도 내 택지 개발의 상당수가 멈춰서면서 분위기가 얼어붙은 영향이다. 더욱이 한때 집중됐던 중국발 투자금도 중국의 송금 규제 등으로 인해 거래가 끊기고 가격은 내려가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B공인중개사는 “표준주택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은 향후 개별 주택 가격 역시 떨어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부동산 시장이 더 침체될 것 같아 두려운 수준이다”라고 걱정했다.

경북, 강원 등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북은 제조업 침체 등으로 지역 실물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강원, 충북 등의 경우 인구는 감소하고 개발 사업 등의 호재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숨만 죽이고 있다.

반면 부산의 경우 최근 북항 등을 중심으로 초대형 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높은 인프라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울산은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과 함께 조선 경기 회복, 기업투자, 재개발 호재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앞으로 더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원도나 경북 일부 지역은 무인지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거래가 사라지고 가격 반등도 쉽지 않아 양극화 현상이 극단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장 교수는 “지방에서도 개발 호재, 광역교통망을 갖춘 거점도시로의 쏠림 현상이 심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강원이나 경북 지역 등에서도 읍, 면 등의 작은 동네를 탈피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거의 소멸되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개발할 수도 없어 지방의 양극화도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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