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정유업계가 올해부터 시행된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효과로 실적 반등을 기대했으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의 하락으로 실적에 먹구름이 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2019년 12월 평균 배럴당 –0.1달러로 집계됐다. 정제마진이 월 평균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1년 6월 이후 18년 만이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시설에 대한 드론 테러 공격 이후 10.1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 ▲운송비 등의 비용을 제외한 금액이다. 통상적으로 국내 정유업체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달러~5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올해 1월부터 적용된 IMO 황산화물 배출규제 시행 효과로 ▲경유 ▲저유황 연요유 등 고부가가치 석유제품 수요 확대가 예상돼 하반기 정제마진이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고유황유인 벙커C유 가격이 급락하고,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고도화 시설을 통해 경유 생산을 늘리며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더욱이 파라자일렌(PX) 등 석유화학제품 시황악화도 정유사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유 부산물인 나프타를 아로마틱 설비에 투입해 만드는 파라자일렌은 합성섬유의 중간 원료로 사용된다.
지난해 4분기 파라자일렌 평균 가격은 톤(t) 당 802달러로 1분기 t당 1074달러 대비 25% 감소했다. 2019년 4분기 PX 스프레드는 t당 252달러로 같은 기간보다 50% 줄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049억원으로 추정된다. 2018년 국제유가 급락으로 국내 정유사가 동반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흑자로 돌아섰으나, 3분기와 비교하면 35% 이상 감소한 수치다. 연간 영업익도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