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경자년 새해 쥐띠 CEO(최고경영자)로서 주목받고 있는 엄기안(60) 휴온스 대표가 수익성 회복이라는 숙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관건이다.
엄 대표는 일양약품과 SK케미칼 등을 거쳐 지난 2012년 휴온스 중앙연구소장으로 입사한 후 ▲안구건조증 치료제 ‘클레이셔’ ▲개량신약 고혈압치료제 ‘배실살탄’ 개발 등 혁혁한 공을 세우며 2017년 3월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3년차 임기에 접어든 올해 엄 대표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치 않다. 지난해 취임 후 처음으로 수익성 악화라는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올해 역시 업황부진이 예고된 터라 전략적 승부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엄 대표는 안구건조증 신약을 포함한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또 다국적 제약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28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휴온스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매출 2642억원, 영업이익 347억원, 당기순이익 27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2404억원) 대비 9.9%(238억원) 늘었다. 반면 영업익과 순이익은 같은 기간(374억원, 324억원) 보다 각각 7.2%(27억원), 14.8%(48억원) 줄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2018년 3분기 15.5%에서 2.4%포인트 떨어진 13.1%로 조사됐다. 이는 1000원어치를 팔아 13.1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직원 1인당 생산성도 2018년 4916만원에서 1056만원 감소한 3860만원에 머물렀다.
증권가의 4분기 실적 전망치(매출 968억원, 영업이익 94억원)를 반영하더라도, 매출은 2018년(3285억원) 보다 9.8%(325억원) 증가하지만 영업익은 같은 기간(452억원) 대비 2.4%(11억원) 감소한다.
업황부진 등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 것은 고속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엄 대표 취임 첫 해인 2017년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2848억원(68.6%↑), 362억원(68.3%↑), 순이익은 347억원(134.4%↑)을 달성했다. 이후 2018년 매출 3258억원(15.3%↑), 영업익 452억원(24.8%↑), 순이익 445억원(28.2%↑)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도약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재무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 또는 신용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쓰인다.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유동성이 크며, 통상적으로 200% 이상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휴온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동비율은 47.3%다. 전년 동기(44.2%) 대비 3.1%포인트 개선됐지만 기준치(200% 이상)와는 거리가 먼 수준이다. 부채비율은 48.6%. 같은 기간(49.8%)보다 1.2%포인트 개선됐다. 기준치(100% 이하)를 웃도는 등 고무적이다.
이밖에 기업의 곳간을 의미하는 현금성 자산은 2018년 3분기 259억원에서 지난해 334억원으로 28.9%(75억원) 증가했다.
휴온스의 실적 악화는 에스테틱 수출 이관과 연구개발비 증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휴온스의 2019년 3분기 기준 연구개발비용은 178억5700만원으로 전년 동기(140억4300만원) 대비 27.1% 늘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중도 2018년 6.06%에서 지난해 6.76%로 0.7%포인트 상승했다.
휴온스는 ▲안구건조증 복합 신약 나노복합점안제 HU-007 ▲방광암 치료제 TSD-001 ▲펩타이드 아토피 피부염 치료 신약 NCP112 등의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국내 산·학·연을 포함한 해외 제약기업과 공동 연구개발에 나서는 등 수익성 증대에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정범 휴온스 홍보팀장은 “지난 3분기 실적의 경우, R&D비용이 전년 대비 늘어난 영향이다. 실적이 다소 부진했던 것은 맞다”면서 “안구건조증 신약을 포함한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해외 다국적 제약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수익성 극대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히 중국현지법인을 통해 순차적으로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의 품목 승인을 늘려나가 중국 내 신제품 개발 및 판매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