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3개월 만에 1%를 넘어섰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79(2015년100기준)로 전년동월 대비 1.5% 상승했다. 상승폭은 지난 2018년 11월(2.0%)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치다.

소비자물가가 1%대를 기록한 것은 2018년 12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 0.8%로 내려앉은 이후 줄곧 0%대를 유지하다 8~9월에는 마이너스를 보였다. 이후 10월 보합(0.0%)을 거쳐 11월(0.2%)과 12월(0.7%)에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0.4% 상승에 그쳤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018년 고물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무상교육 및 건강보험 보장 강화 등의 정책효과로 지난해 0%대 물가가 지속됐는데 최근 농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변동을 제외하고 물가의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살펴보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9% 올랐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2.5% 상승했다. 무(126.6%) 배추(76.9%) 상추(46.2%)의 상승폭이 컸다. 반면 감자(-27.8%) 마늘(-23.8%) 고구마(-21.4%) 귤(-20.3%) 등은 가격이 내렸다.

공업 제품은 2.3%가 올랐고 이 가운데 석유류가 12.4% 상승해 전체 물가를 많이 끌어올렸다. 전기·수도·가스는 1.5%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는 0.8%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1.7% 상승했으며 집세(-0.2%)와 공공서비스(-0.5%)는 하락했다.

안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무상교육과 보건 분야 정책이 유지하고 있으므로 올해 소비자물가가 크게 오른다기보다는 1%대 초반의 상승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안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조사를 한 달에 3번씩 하는데 신종 코로나는 20일 이후에 한국에 영향을 미쳐서 이번에 반영됐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며 “다음 달에는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