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서울 전셋값 상승, 불안 확산…아파트 공급 등 진정국면 속, 장기적 전망 ‘부정적’
[이지 돋보기] 서울 전셋값 상승, 불안 확산…아파트 공급 등 진정국면 속, 장기적 전망 ‘부정적’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2.10 0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전세 시장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12.16 부동산대책 영향으로, 매매 수요가 전세로 옮겨가면서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또 학군 및 청약 대기 수요 등도 전셋값 불안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잠시 숨통은 트였다. 올해 서울 아파트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탓이다. 이에 진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안심은 이르다. 보유세 등의 변수가 남아 있다.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6일 기준 0.05% 상승했다. 전주(+0.05%) 대비 상승폭을 유지하면서 지난해 6월 넷째주부터 7개월째 올랐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실시를 앞두고 청약 자격을 위한 대기 수요가 늘어나고 고가주택 매수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담긴 12.16대책 이후 매매 시장이 숨죽이고 있어 전세 시장이 부풀어지는 형국이다.

특히 9억원 이상 주택 보유 시 전세대출을 회수하는 정책으로 투자자들이 본인 소유의 집으로 이전해 전세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대학 입시에서 정시가 확대되며 강남, 목동 등 학군이 우수한 지역으로 전세 수요가 몰리고 있다. 또 정부가 대출 등을 규제하면서 매매를 포기하고 전세를 택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월 첫째주 강남구 아파트 전세가는 0.10% 올라 상승폭이 커졌다. 이밖에 송파구와 서초구도 각각 0.08%, 0.07% 올랐다. 같은 기간 서초구, 송파구, 강남구의 매매가가 각각 0.04%, 0.05%, 0.05%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향후 3개월간 전셋값을 전망하는 ‘서울 전세가격 전망지수’도 1월 기준 118.0을 기록해 지난 2016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셋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 공인중개사가 그렇지 않은 중개사보다 많다는 뜻이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원 수준인데 이에 대한 대출을 막았으니 전세로 눌러앉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며 “자사고 폐지 등 교육 정책에 따른 특정 지역의 매물 품귀 현상 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변수

전세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당분간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보통 매물이 부족할 경우 전셋값이 오르는데 공급 확대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은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서비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만 4만1000여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5만3929세대가 입주한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공급 확대로 인해 전셋값 상승을 누를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비교적 많다는 것은 전세 시장의 불확실성을 그나마 달랠 수 있는 희소식”이라며 “대규모 단지 위주로 새 아파트가 공급된다는 점에서 열기가 한템포 쉬어 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위원은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10년 평균보다 30% 이상 늘어난 수준”이라며 ”국지적인 불안요소는 있을 수 있겠지만 서울을 비롯한 전국적으로 전셋값 급등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인 전망은 전문가들도 확신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공급 확대에 따른 일시적인 진정국면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대표적으로 오는 6월 1일 보유세 납부라는 대형 변수가 남아 있다. 정부는 12.16대책으로 종합부동산세를 대폭 올리기로 했다. 3주택 이상·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의 종부세는 최대 0.8%포인트까지 오르게 된다. 개정안은 종부세 과세 기준일까지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집주인이 세금 인상분을 전셋값에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된다.

심 교수는 ”이론에 따르면 보유세는 최초에 올릴 때만 효과를 거둘 수 있을 뿐이다“라며 ”장기적으로는 세금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해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국회에 계류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의 법안이 통과되면 전셋값 안정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는 이를 통해 장기적인 전셋값 안정화의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의 법안이 통과돼도 전셋값 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박 위원은 ”실제 도입할지 미지수이나 계약갱신청구권 등이 적용된다 해도 주기는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나는 것 뿐“이라며 ”이런 대책은 서민들의 주거 안정권을 보장하는 것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전셋값을 직접적으로 가라앉게 하는 요소라고 확신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