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겨울 장사 ‘폭망’한 패션업계, 봄 시즌에 사활…예년 대비 한 달 이상 앞당긴 초강수
[이지 돋보기] 겨울 장사 ‘폭망’한 패션업계, 봄 시즌에 사활…예년 대비 한 달 이상 앞당긴 초강수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0.02.11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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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김보람 기자 = 겨울옷 장사에서 파리만 날린 패션업계가 봄 시즌에 사활을 걸었다.

관련 업계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봄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

아울러 소비자의 패션 흐름과 소비 성향을 미리 파악하는 계기로 삼아, 여름 등 다음 계절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전략도 내포됐다.

1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CJ ENM 오쇼핑부문은 지난달 30일 패션 브랜드 ‘엣지’ 봄 신상품을 예년보다 보름 빨리 선보였다. 상품군도 약 2배 확대했다.

앞서 CJ ENM 오쇼핑부문은 같은 달 17일 ▲셀렙샵 에디션 ‘핸드메이드 팬츠(모카·커스터드크림)’ ▲래비티 ‘체크 재킷’ 등 신상품을 론칭했다.

2월 초에는 ▲지스튜디오 ‘니트 풀오버(스카이블루, 오렌지)’ ▲에셀리아 ‘재킷, 니트 풀오버(민트, 아이보리, 블루, 오렌지)’ ▲키스해링 ‘니트 티셔츠’ ▲지오송지오 ‘핸드메이드 재킷, 에코레더 재킷, 니트’ ▲밀라 ‘루즈 핏 팬츠, 티블라우스, 사파리와 후드집업 세트’ 등을 선보였다.

익명을 원한 CJ ENM 오쇼핑부문 관계자는 “온화한 겨울 날씨와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시장의 흐름에 대처하기 위해 봄 신상품 론칭을 앞당기게 됐다”며 “얼리 스프링 주문 목표액도 전년 동기 대비 약 60% 증가한 200억원으로 잡았다”고 전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28일 100% 모 소재의 독일 의류 브랜드 라우렐의 메리노울 라운드 니트(네이비, 옐로우, 민트, 오트밀, 핑크), 홀가먼트 니트 가디건 앙상블(네이비, 레몬옐로우, 민트블루, 핑크베이지), 코듀로이 스커트 등 봄 시즌 제품을 선보였다.

현대홈쇼핑도 지난해 3월 초 선보인 단독 패션 브랜드 봄 시즌 신상품을 3주가량 앞당겼다. 해당 브랜드는 ▲A&D ▲이상봉에디션 ▲제이바이 등이다.

이밖에도 이마트는 지난달 30일부터 니트, 가디건, 맨투맨 등 화사한 컬러로 무장한 봄 신상품 판매에 돌입했다. K2는 2월3일 전속모델인 수지와 함께한 2020 봄·여름 시즌 아웃도어 화보를 공개하며 봄 장사를 시작했다.

이양엽 K2 의류기획팀 부장은 “따뜻했던 날씨로 인해 겨울 매출이 감소했다”며 “이번 봄 시즌 주력 제품에 대한 프로모션 등 마케팅 강화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롯데홈쇼핑(왼쪽부터)  '라우렐' 홀가먼트 니트 가디건 앙상블&메리노울 라운드 니트, 이마트 '데이즈' 봄 시즌 신제품, CJ ENM 오쇼핑부문 '래비티' 핸드메이트 채크 재킷. 사진=각 사
롯데홈쇼핑(왼쪽부터) '라우렐' 홀가먼트 니트 가디건 앙상블&메리노울 라운드 니트, 이마트 '데이즈' 봄 시즌 신제품, CJ ENM 오쇼핑부문 '래비티' 핸드메이트 채크 재킷. 사진=각 사

빨간불

패션업계가 봄 시즌을 앞당긴 이유는 평년보다 온화했던 겨울 날씨 탓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월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3.8도 높은 2.8도로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특히 제주(1월7일 기준)는 낮 최고기온이 23.6도까지 오르며 1923년 기상관측 이래 97년 중 가장 높은 온도를 보였다.

이에 패션업계 대목이라 불리는 겨울 장사에 빨간불이 켜졌다. ‘겨울=롱패딩’이란 공식도 깨졌다.

G마켓의 최근 한 달(12월22일~1월21일) 간 패딩 점퍼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나 줄었다. 특히 겨울 대표 아이템 롱패딩 판매는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SPA 브랜드 스파오 롱패딩 판매도 전년 대비 40%, 탑텐 역시 30% 줄었다.

스파오(왼쪽) 블랙세일, 탑텐 롱패딩1+1 이벤트 사진=각 사
스파오(왼쪽) 블랙세일, 탑텐 롱패딩1+1 이벤트 사진=각 사

가을에 겨울 시즌 제품을 미리 선보여 대박을 터트린 업체도 있다. 롱패딩의 후퇴를 예견한 셈이다.

디스커버리는 10월23일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플리스 재킷 판매액을 500억원으로 잡았다. 9월 출시한 ‘부클 테크 후리스(플리스)’ 대박 조짐을 봤기 때문이다.

출시 3주 만에 준비한 물량은 모두 완판됐고 판매 예약만 1만벌에 달했다.

김익태 에프앤에프 상무는 “올해 유행하기 시작한 ‘뽀글이’ 플리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간 판매액이 20억원에 불과했다”라며 “올해 디스커버리 플리스 매출이 지난해 대비 20배 넘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디스커버리는 목표했던 플리스 30만장을 팔아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스파오, 탑텐, 네파 등도 플리스 구성과 물량을 확대해 롱패딩 매출 감소 리스크를 줄였다.

학계 등 전문가들은 계절적 변수로 인해 시즌을 앞당기거나 계절을 세분화하는 전략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금희 서울여자대학교 패션산업학과 교수는 “이상 기온과 실내 생활 장기화 등으로 인해 최근 소비자들은 봄·여름·가을·겨울 등 시즌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이에 패션업계는 계절과 계절을 잇는 간절기 틈새 시즌을 추가하며 부진했던 지난 시즌에 대한 매출 확대와 소비자 패턴을 빨리 파악할 기회로 삼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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