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4대 금융지주, 순이익 11조 ‘최대 실적’ 썼지만…경기 전망 불투명 “올해는 어렵다”
[이지 돋보기] 4대 금융지주, 순이익 11조 ‘최대 실적’ 썼지만…경기 전망 불투명 “올해는 어렵다”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02.1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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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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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4대(KB‧신한‧우리‧하나금융) 금융지주가 지난해 순이익 11조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어깨가 으쓱할 법도 하지만 표정이 밝지 않다. 기준금리 하락과 수익성 악화 등 올해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 보다 이익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수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거둬들인 당기순이익은 총 11조242억원이다. 이는 순이익이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던 전년(10조4850억원)보다 5.2% 늘어난 수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단 증가율만 보면 전년 7.0%에서 둔화됐다.

지주별로 살펴보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3조40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리딩금융의 자리를 지켰다. 전년(3조1567억원) 대비 7.8% 늘어난 규모다.

KB금융의 순이익은 같은 기간 3조612억원에서 3조3118억원으로 8.2% 늘었다. 선두 탈환의 가능성이 보였지만 한 뼘이 부족했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을 놓고 보면 KB국민은행이 2조4391억의 순이익으로, 신한은행(2조3292억원)을 앞서며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았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4084억원. 전년(2조2333억원)보다 7.8% 늘었다. 지주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우리금융은 1조90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지주 체제 전환에 따른 회계상의 순이익 감소분(1344억원)을 감안하면 경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4대 금융지주가 역대급 성적표를 손에 쥘 수 있었던 것은 비은행 부문에서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 주효했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 순이익은 총 2조7525억원으로 전년(2조1844억원)보다 26% 늘었다. 전체 순이익 증가율(5.2%)과 비교하면 큰 성장세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 등 이자수익을 바탕으로 한 경영 환경 악화가 예상되자 각 금융지주가 부지런히 인수합병(M&A)에 나서며 비은행 부문을 강화한 덕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의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특히 오렌지라이프의 실적이 반영돼 수익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은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자산신탁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손자회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종금 역시 자회사로 올렸다.

하나금융은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사실상 확정했다. KB금융 역시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적극적으로 노리는 등 비은행 강화에 힘을 다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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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고

4대 금융지주는 올해 경영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는 모양새다. 올해 경영 환경이 지난해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거센 탓이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올해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금리가 낮아지면 은행이 기대할 수 있는 이자수익도 줄어든다.

또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인한 대출 옥죄기도 심화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오픈뱅킹 전면 확대와 핀테크 기업의 성장 등 새로운 경쟁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삼중고다.

실제로 금융지주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MIN은 금융기관의 자산운용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빼고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이에서 발생한 수익은 물론 채권 등 유가증권에서 발생한 이자도 포함된다. 순이자마진이 낮을수록 은행의 수익은 줄어든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해가 지난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함에 따라 시장금리가 떨어졌고, 이는 예대마진과 NIM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국민은행의 NIM은 1.61%로 전분기(1.67%) 대비 0.06%포인트 낮아졌다.

다른 은행들도 ▲신한은행 1.53%→1.46% ▲하나은행 1.47%→1.41% ▲우리은행 1.40%→1.37% 등 전부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여기에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도 금융사들에게 버거운 짐으로 작용된다. 올해 도입된 새로운 예대율 산정 기준은 가계대출의 위험가중치를 15% 올리고, 반대로 기업대출의 가중치는 15% 낮춘다. 또 지난해 12월16일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 역시 주택담보대출 확대에 제동을 걸었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예대율 도입의 경우, 이전부터 대비를 해 온 덕분에 당장 타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의 가계대출 관리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며 “부동산 대출 규제는 대상 주택 비중이 상당한 만큼 추후 대출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어려운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산보다 이익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수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영업이익보다는 리스크를 고려한 수익률 제고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 보호에 기반한 판매중심의 영업문화를 정착해 수수료 수익을 확대하고 향상된 서비스로 비이자이익을 얻는 수익성 제고형 경영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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