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10대그룹 총수들의 지분 가치가 4조50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주식 부호 1위’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 재산은 2조7000억원 증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10대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 변동을 분석한 결과, 이들 총수가 보유한 주식재산은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32조5650억원에서 40일이 지난 지난달 28일 27조9727억원으로 14.1%(4조5922억원) 줄었다고 2일 밝혔다.
주식평가액은 총수가 보유한 주식 수에 해당일 종가를 곱해 산출했다. 10대그룹 핵심 계열사 10곳(총수 미보유 주식 포함)의 주가 변동 현황도 함께 조사했다.
지분가치가 가장 많이 사라진 총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 1월 20일 19조2607억원이었으나 코로나19가 발발하고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주가가 폭락하면서 지난달 28일 주식평가액이 16조5417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주식재산 하락폭이 가장 큰 10대 그룹 총수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다. 신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8736억원에서 6511억원으로 25.5%(2224억원) 줄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1조1665억원이던 지분가치가 9568억원(-18%, 2097억원)으로 줄어 ‘1조 클럽’에서 빠졌다.
최태원 SK회장의 주식평가액은 3조1225억원에서 2조4929억원으로 20.2%,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3조8544억원에서 3조4196억원으로 11.3% 쪼그라들었다.
반면 조원태 한진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주식 재산이 60% 이상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조 회장의 주식 재산은 1167억원에서 2596억원으로 증가했다. 조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주가가 단기간에 폭등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총수들의 주식평가액 폭락은 핵심 계열사들의 주가 하락 영향이 컸다. 10대 그룹 핵심 계열사 10곳의 주가는 전 종목 하락했다. 평균 하락율은 16%였다.
롯데쇼핑과 신세계의 주가 하락율이 각각 29.2%, 23.6%로 가장 컸다. 유통업계가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어 ▲한국조선해양 –19.1% ▲대한항공 –16.9% ▲한화 –15% 등도 주가가 15% 이상 폭락했다. 국내 핵심 산업인 전자업을 이끄는 ▲삼성전자(-13.1%) ▲SK하이닉스(-12%) ▲LG전자(-15.2%) 등도 주가가 10% 넘게 빠졌다.
현대차의 주가 하락률은 2.5%로 소폭이었지만 현대차 계열사인 기아차(-12.9%)와 현대모비스(-14.6%)는 10% 넘게 주가가 떨어졌다.
오일선 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업종과 상관없이 주가 폭락을 몰고 왔다”며 “코로나19가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더라도 우리 경제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시점은 하반기 이후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