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NI)이 4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달러화 기준)은 3만2047달러로 전년(3만3434달러) 대비 4.1% 줄었다. 지난 2015년(-1.9%) 이후 4년 만에 처음 감소한 것이다. 또 감소폭은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10.4%) 이후 최대다.

2017년 3만1734달러로 처음 3만 달러대에 진입한 1인당 국민소득은 2018년 3만3434달러로 연이어 증가했으나 지난해 감소전환 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한 나라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을 통계청 추계 인구로 나눠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산출한다.

지난해 명목 GDP 성장률이 1998년(-0.9%) 이후 가장 낮은 1.1%로 내려앉고,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까지 약 5.9% 상승해 달러화로 환산되는 1인당 국민소득이 줄어들게 됐다.

원화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은 3735만6000원으로 1년 전보다 1.5% 증가했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2.0%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2017년 3.2%에서 2018년 2.7%, 지난해 2.0%로 3년 연속 내려갔다.

정부소비는 6.5% 증가해 2009년(6.7%)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민간소비는 증가율은 1.9%로 전년(2.8%)보다 둔화됐다.

같은 기간 수출도 3.5%에서 1.7%로 떨어져 2015년(0.2%) 이후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건설투자(-3.1%), 설비투자(-7.7%)는 모두 감소했다. 설비투자 감소폭 역시 2009년(-8.1%) 이후 가장 컸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3% 성장했다. 속보치(1.2%)보다 0.1%포인트 상향 수정됐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0.3%포인트 하향 수정됐으나 설비투자(1.8%포인트), 건설투자(0.7%포인트), 민간소비(0.2%포인트) 등이 상향 조정됐다.

연간 명목 GDP는 1914조원으로 전년 대비 1.1% 성장에 그쳤다. 1998년(-0.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명목 GDP는 그해 물가를 반영하기 때문에 사실상 체감 경기에 더 가깝다.

명목 GDP 증가율이 낮아진 주요인은 물가가 큰 폭 떨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포괄적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지난해 –0.9%를 나타내 IMF 외환위기 이후였던 1999년(-1.2%)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았다.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벌어들이는 소득도 줄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0.3%에 그쳤다. 1998년(-7.7%)이후 21년 만에 최저였다. GDP와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늘었음에도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된 영향이다. 명목 GNI는 전년 대비 1.7% 늘었지만 마찬가지로 1998년(-1.6%) 이후 가장 안좋은 성적표다.

총저축률은 34.6%로 전년(35.8%)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2012년(34.5%)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았다. 국내총투자율은 1년 전보다 0.4%포인트 하락한 31%를 기록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