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 증가율이 지난해 4분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자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는 설명이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말 기준 전체 산업대출은 전분기말 대비 24조1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3분기(24조3000억원)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이다.
서비스업 대출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서비스업 대출은 3달 전보다 22조7000억원 불어났다. 이는 2008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9.6%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 1분기(11.1%) 이후 10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서비스업 중에서 자영업자가 많은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이 6조7000억원 늘어 증가세를 주도했다.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13.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소매업 대출만 보면 14.2%의 증가율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체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 잔액은 226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서비스업 대출의 30.6%(741조9000억원)다.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은 대형 소매점 대출과 신설 법인수 증가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해당 업종에 대형 소매점, 호텔 등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꼭 자영업자 대출만 늘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제조업은 전분기 대비 1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지난 2016년 4분기(-9조3000억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적은 폭이다.
업종별로는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 대출이 2000억원 감소하고 석유·화학·의약품·플라스틱업 대출이 5000억원 줄어들었다. 다만 시설 투자 등에 쓰이는 제조업의 시설자금 대출은 1조2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산업별 대출은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더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4분기 12조3000억원 늘어 전분기(12조5000억원)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18.3%로 역대 최고치였다. 예금은행 대출은 11조8000억원 늘어 제2금융권 대출보다는 적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