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금융지주, 주총 앞두고 ‘코로나19’ 고민↑…산적한 현안에 강행→방역 총력 태세
[이지 돋보기] 금융지주, 주총 앞두고 ‘코로나19’ 고민↑…산적한 현안에 강행→방역 총력 태세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03.0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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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병희 기자, 뉴시스
사진=문병희 기자, 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4대(KB‧신한‧하나‧우리금융) 금융지주가 진퇴양난이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산적한 현안 때문에 강행한다는 입장이지만 다수의 주주가 모인다는 점에서 걱정이 한 가득이다.

만에 하나 주총 참석자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상당수의 인원이 자가 격리에 들어가는 일대 혼란이 야기될 수 있어서다.

기세가 한 풀 꺾일 때까지 주총을 연기하면 좋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최고경영자(CEO) 연임과 사외이사 선임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해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각 금융지주는 열화상 카메라 비치와 방역 강화 등에 나설 계획이다. 또 서면 투표와 예비 주총장 마련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와 하나금융은 오는 20일, 우리금융은 25일, 신한금융은 26일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감안해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감사보고서 등의 제출 기한을 현행(3월말) 보다 45일 더 연장해 주기로 했다. 보통 정기 주총에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 승인이 이뤄지는 만큼, 해당 서류 제출 기한을 연장한 것은 상장사들이 주총 일정을 미룰 수 있도록 한 조치다.

금융당국이 주총을 미룰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줬지만 각 금융지주는 예정대로 간다는 입장이다. 주요 안건이 산적한 탓이다.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주총을 개최하는 KB금융은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과 오규택 중앙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건을 처리해야 한다.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의 연임을 주총에서 확정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손태승 회장의 연임을 주총에서 확정한다. 현재 손 회장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 중징계가 확정됐다. 이에 연임 확정을 위해서는 주총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전원(8명)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이들의 재신임과 신규 사외이사 선임을 서둘러야 한다.

익명을 원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회장 연임과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도 이유지만 관계회사들의 결산 및 배당, 내‧외부 감사 일정 등 여러 요소를 고려했다”며 “주총만 미뤄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일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강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대비

금융지주들은 주총 강행 의지만큼이나 불안감도 상당하다. 주총의 특수성 때문이다.

주총은 기업의 주주라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행사다. 수백명 이상의 인원이 몰리는 만큼 코로나19 감염 의심 환자 등의 참석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주총 참석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주총이 열린 본사 건물 폐쇄는 물론이고,

참석자 전원 자가 격리 등 일대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주총에는 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한다. 이를 감안하면 경영 공백이 불가피해 질 수 있다.

이에 각 금융지주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총력 태세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주총장 사전 방역은 물론이고 참석자 마스크 착용 의무화, 열화상 카메라를 통한 체온 측정 등을 준비하고 있다.

주총 참석 인원을 최소화 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KB금융은 주주들이 서면으로 안건에 대한 의사를 표시할 수 있도록 서면투표를 활용하기로 했다. 주총 관련 자료를 주주들에게 발송하면서 서면투표 용지를 함께 동봉한 것이다. 주주가 의사 표시를 한 뒤 반송하면 그 의견을 주총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부터 도입한 전자투표제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전자투표제는 주총이 열리기 10일 전부터 주주들이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직접 주총장에 가지 않더라도 PC나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통해 투표할 수 있다.

이밖에 대체 장소를 물색하는 경우도 있다.

하나금융은 서울 중구 을지로 명동사옥에서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총 개최 전 확진자가 발생해 건물을 폐쇄하게 될 경우, 맞은편에 위치한 신사옥에서 주총을 연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도 본점 폐쇄 등 불가피한 상황을 대비해 대체 주총장을 물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익명을 원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 우려 때문에 주총 참석 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확산을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 중”이라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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