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대한항공이 운휴 중인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한다. 역발상이다.
대한항공은 15일 코로나19로 인해 노선 감편 후 여객기가 활용되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됨에 따라 국내 수출입 기업 지원과 비용 절감을 위해 운휴 중인 노선을 대상으로 여객기에 화물만 실어 운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자는 ‘역발상’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며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고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대한항공은 지난 13일부터 베트남 호찌민 노선에 20여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A330-300 여객기를 투입해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의 긴급 물량과 한국발 농산물 등의 화물을 수송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25일부터 여객기가 운항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 칭다오에는 오는 21일부터 여객기를 투입해 화물을 수송하는 등 대상 지역과 품목을 확대할 방침이다.
조 회장은 지난 2009년 여객사업본부장 근무 시 미국발 금융 위기, 신종플루 등의 영향으로 한국발 수요가 대폭 감소하는 위기에서 발상을 전환해 인천을 거쳐 제3국으로 여행하는 환승 수요를 대폭 유치했다. 이에 2009년 전 세계 대부분의 대형 항공사가 적자를 기록했으나 대한항공은 1334억원 영업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한국발 여객 노선 운휴뿐만 아니라 미국의 유럽발 항공편 입항 금지 조치 등 코로나19 영향으로 급변하는 항공시장에 맞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나갈 예정이다.
조 회장은 “미국에 의해 대서양 하늘길이 막힌 만큼 여객과 화물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움직여야 한다”며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자”고 강조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