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황혼이혼 상담 급증…전문가 “인식 변화, 대리 경험 등 영향”
[100세 시대] 황혼이혼 상담 급증…전문가 “인식 변화, 대리 경험 등 영향”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03.16 08: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60대 이상의 황혼이혼 상담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가정법률상담연구소 ‘2019년도 상담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 4783건의 이혼 상담이 진행됐다. 이 가운데 여성은 3435명(71.8%), 남성은 1348명(28.2%)이다.

연령대별로는 ▲여성은 40대(27.8%)가 ▲남성은 60대 이상(43.5%)이 가장 많았다.

최근 20년간 연령별 이혼 상담 추이를 보면 60대 이상의 증가가 눈에 띈다. 60대 이상 여성의 비중은 ▲1999년 전체의 3.5%에서 ▲2019년 25.3%로 7.2배 늘었다. 60대 이상 남성 은 ▲1999년 전체의 4.8%에서 ▲2019년 43.5%로 9.1배 증가했다.

60대 이상 연령층의 이혼 사유는 성별과 세부 연령대에서 각각 차이를 보였다. 민법 제840조에서 규정하는 총 6가지(1~6호) 이혼 사유로 구별할 수 있다.

남녀 모두 60대, 70대, 80대에서 1순위로 6호 사유(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제시했다. 6호 사유 중에서는 ‘장기 별거’와 ‘성격 차이’가 많았다.

다음 순위로 여성은 ▲60대는 남편의 폭력, 남편의 가출 ▲70대는 남편의 외도, 남편의 폭력 ▲80대는 남편의 가출, 남편의 폭력을 꼽았다.

남성은 ▲60대는 아내의 가출, 아내의 폭력 ▲70대는 아내의 가출, 아내의 외도 ▲80대는 아내의 외도, 아내의 가출을 꼽았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관계자는 “상담소를 찾은 많은 노년 여성은 남편과 자녀들 뒷바라지를 하며 쉬지 않고 살아왔으나, 남은 것은 병든 몸과 빈곤밖에 없다고 호소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노년 남성들은 경제력이 없어지자 가족과 사회로부터 무시당하고 소외돼 고립감을 느낀다고 호소한다”며 “이혼도 고려하지만 그럴 경우 본인이 소싯적 벌어 놓은 재산을 아내에게 분할해줘야 하므로 차선책으로 ‘졸혼’을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졸혼은 결혼을 졸업한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전문가들은 황혼이혼 증가의 이유로 과거와 달라진 인식과 주변인을 통한 경험을 꼽았다.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은 “이혼이 금기시되던 사회적 인식이 변하고 있다”며 “옛날에는 그냥 참고 사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참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른 사람의 이혼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것이 일종의 대리 경험이 된다”며 “이혼해서 괴로운 줄 알았더니 큰 문제없이 사는 주변인을 보고 황혼이혼을 결심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