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금융지주 사외이사, 시간당 최대 32만원 챙겼다…KB ‘연봉’‧신한 ‘시급’ 넘버원
[이지 돋보기] 금융지주 사외이사, 시간당 최대 32만원 챙겼다…KB ‘연봉’‧신한 ‘시급’ 넘버원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03.1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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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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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4대(KB‧신한‧우리‧하나금융)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지난해 시간당 평균 23만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시간당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32만원을 벌었다. 연봉 기준으로는 KB국민 사외이사(선우석호‧유석렬‧박재하)들이, 시급 기준으로는 신한금융 사외이사(김화남‧히라카와유키‧허용학)들이 ‘탑3’를 차지했다.

이들이 고액 보수를 받기 위해 투자한 시간은 평균 304시간에 불과했다. 또 총 50회의 안건에서 반대표는 단 한표에 그쳤다. 거수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등은 경영진의 독단 경영을 방지하고, 견제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면 고액 보수는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독자적인 지위를 갖지 못하고, 단순히 찬성표만 던진 것이라면 거수기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16일 이지경제가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4대 금융지주의 ‘2019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금융지주의 사외이사는 총 31명이다. 이들은 지난해 평균 304시간을 활동하고 7046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시간당으로 환산하면 평균 23만2368원에 달한다.

연봉 기준으로 살펴보면 KB금융이 8629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금융 7020만원, 하나금융 6315만원, 신한금융 6218만원 순이다. 평균 활동시간 역시 KB금융이 355시간으로 가장 길었다. 이어 우리금융 330시간, 하나금융 286시간, 신한금융 247시간 등이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은 지난해 7명의 사외이사에게 총 6억400만원을 보수로 지급했다. 이중 선우석호 이사가 9600만원을 받았다. 선우 이사는 지난해 418시간을 활동했다. 이를 시급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22만9665원을 수령한 셈이다.

다음으로는 유석렬 이사가 355시간을 일하고, 9500만원을 타갔다. 시급 26만7606원으로 KB금융 사외이사들 가운데 가장 높다.

이어 ▲박재하 이사 9300만원(367시간‧25만3405원) ▲최명희 이사 9000만원(365시간‧24만6575원) ▲정구환 이사 8500만원(391시간‧21만7391원) ▲스튜어트 B 솔로몬 이사 7700만원(323시간‧23만8390원) ▲김경호 이사 6800만원(266시간‧25만5639원) 등이다.

신한금융은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많은 11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이들에게 지난해 지급한 보수도 총 6억84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금융 사외이사 가운데서는 박철‧이만우 이사가 각각 7800만원을 받아 연봉이 가장 높았다. 단 이만우 이사는 지난해 367시간을 활동해 시급이 21만2534원 꼴이었지만 박철 이사는 활동 시간 297시간, 시급 26만2626원이다. 시간당 보수로 따지면 박 이사가 더 많이 받았다.

김화남 이사는 178시간을 활동하고 5700만원을 수령했다. 시간당 32만225원꼴이다. 시급만 놓고 보면 금융지주 사외이사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밖에 ▲최경록 이사 6400만원(269시간‧23만7918원) ▲필립 에이브릴 이사 6200만원(239시간‧25만9414원) ▲박안순 이사 6100만원(218시간‧27만9816원) ▲히라카와 유키 이사 6100만원(225시간‧27만1111원) ▲성재호 이사 5900만원(268시간‧22만149원) ▲이윤재 이사 5800만원(253시간‧22만9249원) ▲변양호 이사 5350만원(211시간‧25만3554원) ▲허용학 이사에 5250만원(188시간‧27만9255원) 등이 지급됐다.

우리금융은 5명의 사외이사에게 총 2억8080만원의 보수를 책정했다. 이중 장동우 이사는 한 해 동안 325시간을 일했지만 급여는 받지 않았다. 장 이사가 대표 펀드매니저로 있는 펀드의 내부규약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사외이사는 평균 330시간을 활동해 702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노성태 이사가 342시간을 일해 7770만원을 수령했다. 시간당 22만7193원꼴이다.

박상용 이사와 정찬형 이사는 똑같이 7130만원씩 받았다. 박 이사는 340시간을 활동해 시급 20만9706원이었고, 342시간을 일한 정 이사의 시간당 보수는 20만8480원이었다. 전지평 이사는 303시간 일하고 6050만원을 타가 시급이 정확이 20만원이었다.

하나금융이 8명의 사외이사에게 지급한 보수는 총 5억520만원이었다. 가장 높은 연봉이 책정된 이는 윤성복 이사로 343시간을 일해 7570만원(시급 22만670원)을 수령했다.

이어 ▲차은영 이사 6760만원(315시간‧21만4603원) ▲허윤 이사 6710만원(292시간‧22만9795원) ▲박원구 이사 6610만원(285시간‧23만1930원) ▲양동훈 이사 6080만원(282시간‧21만5603원) ▲김홍진 이사 6040만원(285시간‧21만1929원) ▲백태승 이사 5900만원(286시간‧20만6294원) ▲이정원 이사 4850만원(202시간‧24만원) 순이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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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보직

금융지주 사외이사 보수는 일정 기본급에 각종 수당이 붙는 구조다. 예를 들어 KB금융 사외이사의 월 평균 기본급은 427만원이다. 우리와 하나금융은 모든 사외이사에게 매월 각각 450만원, 400만원을 지급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3월까지는 300만원이었다가 4월부터 350만원으로 인상했다.

여기에 각종 이사회에 참석할 때마다 50만~100만원의 회의수당이 추가된다. 또 이사회 의장이나 부의장 등 직책을 맡는다면 월 100만원 가량의 직책수당을 받는다. 덕분에 연간 300시간 내외로 근무하는 사외이사 급여가 2600시간(1일 8시간 기준)을 일하는 일반 행원과 맞먹는다.

더욱이 처우도 좋다. 금융지주들은 사외이사가 회의 참석 시 운전기사를 포함한 차량을 제공한다. 또 건강검진 비용도 지원한다. 일례로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본인과 배우자의 종합건강검진 비용을 최대 425만원까지 보수와는 별개로 지급했다.

이러다보니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자진 사임하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 재선임 되며 최장 임기 제한 5년~6년을 채울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좋은 대우와 고액의 보수를 받지만 사외이사들의 역할은 그저 회사 경영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는 거수기에 머물렀다.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참석한 이사회는 총 50회에 달한다. 여기서 다뤄진 안건들 가운데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부결된 안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가결된 안건들은 불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외이사들의 전원 찬성에 의해 이뤄졌다.

반대 의견이 나온 경우는 딱 한 차례에 불과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4회 이사회에서 1호 의안인 ‘프로젝트 클로버 투자의 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박원구 이사가 반대표를 던진 것이 유일하다. 박 이사는 이 자리에서 불안한 카드 시장 전망과 투자에 따른 그룹 출자 여력 감소로 타 금융산업에 투자할 기회가 감소한다는 사유를 들며 반대했다.

금융지주들은 사외이사의 거수기 역할 비판에 대해 이사회에서의 찬성·반대 여부가 사외이사 평가의 잣대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원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사회에 올라가는 안건들은 이미 충분히 검토하고 토론을 통해 통과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며 “사전에 해당 안건에 대한 설명과 의견조율이 충분히 이뤄졌기 때문에 대부분 전원 찬성으로 가결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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