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국내 진출 외국인투자기업 10곳 중 4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장기화될 경우, 한국 내 사업축소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0~16일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외국투자자가 출자한 기업(외투기업) 중 종사자 100인 이상 기업 150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 영향 및 대응'에 관해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48%는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생산·유통망 재편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또 이 가운데 86.1%는 한국 내 생산·유통망 규모 축소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즉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시 국내에 진출한 외투기업의 41.3%가 한국 내 사업 축소를 고려하겠다고 답한 셈이다. 

한국 내 사업을 축소할 시, 예상하는 축소 규모는 평균 –11.1%로 조사됐다.

국내진출 외투기업의 64.7%는 코로나19의 전세계 종료시점을 올해 하반기 이후로 전망하고 있었다. 따라서 글로벌 및 한국 내 생산·유통망 재편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 내 외투기업 89.3%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기업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원부자재 조달 차질'(35.1%), '판매 애로’(28.4%), '생산 차질'(23.9%), '자금난 가중'(6.7%), '인사·노무관리 애로'(6.0%) 순으로 조사됐다.

응답기업의 74.0%는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규모는 평균 –12.4% 정도일 것으로 예상됐다.

더욱이 도소매 및 유통업이 특히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전년 대비 22.4% 매출감소가 전망됐다.

코로나19에 따른 피해 최소화를 위해 외투기업들이 한국정부에 바라는 것으로는 '사태진정을 위한 방역체계 강화'(44.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신속한 정보공유'(33.3%), '부품공급 원활화를 위한 통관절차 간소화'(10.0%), '외투기업 지원을 위한 소속국 정부와의 협력강화'(4.7%) 등 응답이 나왔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글로벌 기업들은 생각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경우 글로벌 사업재편에 따른 한국 내 사업축소가 우려된다"며 "한국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역강화 등과 함께, 투자하기 좋은 환경조성을 위한 종합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