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한국, 8강 신화 꿈을 접다
<월드컵>한국, 8강 신화 꿈을 접다
  • 인터넷뉴스팀
  • 승인 2010.06.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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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에 1-2로 석패..16강 탈락

(포트엘리자베스=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굵은 빗줄기를 뚫고 열심히 싸웠다. 그러나 아쉬움의 탄식이 그라운드를 휘감았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는 순간 태극전사들은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았고 서울시청 앞 광장을 비롯해 전국을 붉은 물결로 채웠던 거리 인파도 안타까움에 숨을 죽였다.

 

태극전사들의 투혼과 5천만 국민의 간절한 염원에도 8강 신화 재현은 이뤄지지 않았다.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에 오른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남미의 전통 강호 우루과이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전에서 이청용이 동점골을 사냥했지만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두 골을 내줘 1-2로 아깝게 패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8강 신화를 재현하려던 꿈을 접고 원정 16강 진출에 만족하고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한국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만났던 우루과이에 당했던 뼈아픈 0-1 패배를 설욕하지 못한 채 역대 A매치 상대전적도 5전 전패의 절대적인 열세에 놓였다.

 

한국은 그리스와 조별리그 1차전에 기분 좋은 2-0 승리를 거뒀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을 8강 신화 재현의 `약속의 땅'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승리의 여신은 태극전사들의 편이 아니었다.

 

허정무 감독은 4-4-2 대신 4-2-3-1 전형을 8강 진출을 위한 필승 카드로 내놨다. 박주영을 원톱에 세우고 김재성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내세웠다.

 

승부차기까지 염두에 둔 `지지 않는 축구'를 하겠다는 허정무 감독의 승부수였다.

 

또 좌우 날개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듀오' 박지성과 이청용을 폈다. 득점 기회를 못 살렸던 `왼발 달인' 염기훈을 빼고 투지가 좋은 김재성을 투입한 게 달라진 점이었다.

 

논란이 많았던 오른쪽 풀백으로 발이 빠른 오범석을 대신해 몸싸움이 좋은 차두리를 기용했다. 골대는 네 경기 연속 정성룡이 지켰다.

 

우루과이는 수아레스-에딘손 카바니 투톱에다 디에고 포를란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쓰는 스리톱으로 맞불을 놨다.

 

상, 하의 유니폼을 흰색으로 차려입은 태극전사들이 관중석에 나부끼는 대형 태극기와 붉은 악마와 교민들의 대∼한민국 응원을 등에 업고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캡틴' 박지성은 경기 시작 1분 만에 하프라인 부근부터 20여m를 드리블로 돌파하는 환상적인 질주를 보여줬다. 그러나 왼쪽 측면을 파고든 박주영에게 패스하기 직전 수비수가 먼저 걷어냈다.

 

공세의 수위를 높여가던 한국은 전반 5분 `골대 불운'에 가슴을 쳐야 했다.

 

박지성이 돌파하다가 막시 페레이라의 파울로 아크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박주영은 오른발로 힘껏 감아 찼다. 예리하고 휜 공은 그러나 왼쪽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조금만 안쪽으로 꺾였다면 골이 될뻔했던 아쉬운 순간이었다.

 

우루과이는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으로 한국의 골문을 노렸다. 포를란은 전반 6분 골문 혼전 상황에서 공이 오른쪽 페널티지역으로 흘러나오자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 정성룡이 스피드가 떨어진 공을 안정감 있게 잡아냈다.

 

하지만 한국은 3분 뒤 골키퍼 정성룡의 실책성 플레이로 우루과이에 선제골을 헌납했다. 왼쪽 측면 깊숙이 침투한 포를란은 카바니가 대각선 후방에서 길게 공을 올려주자 바로 반대쪽으로 땅볼 크로스를 건넸다.

 

골키퍼 정성룡이 잡지 못하고 주춤하는 바람에 공을 그대로 흘려보냈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오른쪽 골지역 왼쪽으로 빠르게 침투해온 수아레스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 모서리로 차넣었다.

 

수비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은 정성룡의 판단 실수가 부른 뼈아픈 실점이었다. 전반 27분에는 이정수가 왼쪽 미드필드지역에서 공을 잡고 우물쭈물하는 사이 포를란에 공을 뺏겨 아찔한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수아레스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0-1로 뒤진 태극전사들이 포기하지 않고 강한 투지로 공격의 고삐를 죄었지만 A조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실점하지 않았던 우루과이 수비진의 방패는 견고했다.

전반 31분 박주영의 날카로운 왼발슛은 왼쪽 골대를 벗어났고 6분 뒤 왼쪽 측면을 뚫은 박주영이 문전으로 달려드는 김재성을 보고 스루패스를 했지만 김재성의 발끝이 닿기 전에 상대 수비수가 먼저 걷어냈다.

 

차두리의 전반 40분 오른발 중거리슈팅은 크로스바 위로 떴고 44분 박지성이 왼쪽 미드필드 지역에서 프리킥을 얻어냈지만 박주영의 슈팅은 수비벽을 맞고 굴절됐다.

 

후반 들어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으나 태극전사들의 추격 의지는 식지 않고 더욱 달아올랐다.

 

이영표가 후반 5분 날렵한 드리블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문전을 향해 크로스했다. 박주영이 뒤꿈치로 살짝 공을 흘려줬고 김재성이 오른발을 뻗어려는 순간 수비수와 엉켜 넘어지면서 동점골 기회가 무산됐다. 1분 후 상대 수비수가 헤딩으로 공을 걷어내자 박주영이 오른발로 강하게 찼지만 공이 골대 위로 넘어갔다. 의욕이 지나쳐 발에 힘이 너무 들어간 탓이었다.

 

공격 주도권을 되찾은 한국이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중앙수비수 듀오 디에고 루가노와 디에고 고딘이 버틴 우루과이의 빗장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후반 13분에는 차두리가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띄워 주자 박지성이 골지역 정면에서 수비수를 앞에 두고 헤딩슛을 꽂았지만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가 몸을 던져 잡아냈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 15분 김재성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해 공세를 강화했다. 동점골을 노리겠다는 허정무 감독의 강공책이었다. 이동국과 박주영이 투톱을 맡는 4-4-2 전형으로 바뀌었다.

 

문전을 쉴 새 없이 두드리던 태극전사들이 마침내 우루과이의 빗장을 풀었고 주인공은 `블루 드래곤' 이청용이었다.

 

후반 23분 왼쪽 프리킥 찬스에서 기성용이 정교한 크로스를 올려줬다. 공은 상대 수비수 머리를 맞고 왼쪽으로 굴절됐고 이청용이 골지역으로 달려들며 헤딩슛을 꽂았다.

 

골키퍼 무슬레라가 바로 앞에 있었지만 이청용의 옆 머리를 맞은 공은 그대로 오른쪽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FC서울 동료였던 `쌍용' 이청용과 기성용이 합작한 기분 좋은 동점골이었다. 이청용은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에 이어 두 번째 골을 뽑은 뒤 유니폼의 호랑이 마크에 입맞춤하는 세리머니를 했고 허정무 감독은 기쁨에 주먹을 불끈 쥐고 정해성, 김현태 코치와 포옹했다.

붉은 악마 응원단도 "이청용, 이청용"을 연호하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동점골의 기쁨을 함께했다.

 

빗줄기가 굵어졌지만 한 번 달아오른 태극전사들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의 환호는 오래가지 못했다.

 

수세에 몰렸던 우루과이는 후반 35분 오른쪽 코너킥 찬스에서 선제골의 주인공인 수아레스가 또 한 번 한국의 골문을 꿰뚫었다.

 

수아레스는 코너킥이 헤딩 경합 과정에서 뒤로 흐르자 오른쪽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김정우를 살짝 제친 뒤 오른발로 감아 찼다. 공은 포물선을 그린 뒤 오른쪽 골대를 맞고 그대로 골네트를 출렁였다. 수아레스의 감각적인 슈팅에 정성룡도 손을 써보지 못하고 허탈하게 결승골을 내줬다.

 

한국은 거센 반격에 나섰지만 우루과이는 문전을 더욱 굳게 걸어 잠갔다.

 

후반 41분 이동국이 결정적인 기회를 놓쳐 땅을 쳤다.

 

오른쪽 페널티지역에서 후방에서 올라온 패스를 받은 이동국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았지만 오른발로 찬 볼은 골키퍼 무슬레라의 선방에 막혔다. 공이 무슬레라의 손에 맞고 흘러나왔고 수비수가 침착하게 처리했다.

 

태극전사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8강 진출 좌절 아쉬움에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붉은 악마 응원단은 강한 열정과 투혼으로 그라운드에서 사력을 다한 태극전사들을 우렁찬 박수로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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