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찬밥 신세 중대형 아파트, 거래 급증 왜?…품귀 현상에 경쟁 치열, 부동산 열기도 한 몫
[이지 돋보기] 찬밥 신세 중대형 아파트, 거래 급증 왜?…품귀 현상에 경쟁 치열, 부동산 열기도 한 몫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3.25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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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재훈 기자, 픽사베이
사진=정재훈 기자, 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중대형(85㎡초과)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가격도 뛰었다. 이에 미분양 물량이 급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는 한동안 인기가 시들했다. 1인 가구·저출산·고령화 등 사회구조 변화에 따라 85㎡이하 중소형 아파트가 거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영향이다.

업계는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를 두 가지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먼저 중대형 평수 공급이 급격히 줄면서 수요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또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효과라는 것이다.

25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높은 청약 경쟁률 ▲매매 거래 및 가격 상승률 ▲미분양 물량 해소 등이 방증이다.

한국감정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전용 85㎡초과 대형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은 30.99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전용 85㎡이하 경쟁률 10.5대 1의 무려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매매시장에서도 중대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돋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전용 85㎡초과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6.17%를 기록해 중소형(5.36%↑)을 웃돌았다. 지난 2014년 이후 6년 만의 역전 현상이다.

매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수도권 대형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만9302건으로 전체 거래 건수 21만5496건의 18.24%를 차지했다. 이는 역대 최고 거래 비중을 기록했던 2015년(17.44%)보다 높은 수치다.

미분양 물량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85㎡초과 중대형 아파트 미분양 물량(민간)은 매년 12월 기준으로 △2014년 1만112호 △2015년 6833호 △2016년 4425호 △2017년 2849호 △2018년 1691호 △지난해 1144호까지 감소했다.

중대형 아파트의 흥행은 올 초까지 이어졌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월별 거래를 살펴보면 지난달 서울에서 85㎡초과 중대형 아파트의 거래는 3240건으로 전체 거래의 19.6%를 차지했다.

Why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공급 부족과 풍선효과다.

먼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서다. 국내 주요 건설사는 최근 몇 년간 중소형 아파트 위주의 공급에 집중했다.

실제로 금호산업이 지난주 20일 전남 순천에 분양한 순천 금호어울림 더파크 2차는 총 349가구 중 54가구를 제외한 295가구가 84㎡로 구성됐다. 현대건설이 이달 분양한 인천 힐스테이트 부평은 일반분양 물량 837가구 모두 85㎡ 이하다.

반면 85㎡초과 중대형 물량은 85㎡이하 물량이 늘어난 탓에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1인 가구, 저출산, 인구 고령화 등이 겹치면서 중대형 평수에 대한 필요성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중소형 아파트 공급 비중이 늘면서 85㎡초과 중대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대가족 수요자들은 마땅한 매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에 따라 몇 안 되는 중대형 아파트 경쟁률이 치열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종의 풍선효과도 있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중대형 아파트 매물을 잡아서라도 집값 상승 효과, 즉 시세차익을 누리겠다는 수요자들이 많아지는 이유에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나타난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는 투자 수요와 실거주 수요가 모두 합쳐진 결과로 보인다”며 “저금리와 집값 상승에 편승하고 하는 심리, 시장에 풀린 자금 등으로 큰 평형의 아파트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망

중대형 아파트는 청약 경쟁, 거래량 증가, 미분양 해소 등으로 1년 새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향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파트 등 부동산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지만 글로벌 경제 위기에서는 크게 안전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그중에서도 실소유가 아닌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급처분 대상이 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함 랩장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으로 보건 위기가 경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상당이 커지고 있다”며 “시장이 생각보다 위험하다고 보는데 이런 상황에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대형 아파트 매입 의사결정은 어렵다고 본다. 더욱이 보유세, 대출 등의 부담도 커 중대형 아파트 인기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부동산 시장에 불황이 들이닥쳐도 중대형 아파트는 견고하게 방어할 수 있다는 견해도 힘이 실린다.

지난 몇 년간 중대형 아파트 물량이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보니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대가족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영향이라는 것.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중대형 아파트까지 침입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장희순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개인적으로 코로나19가 주택 가격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진 않지만 만약 가격이 내려가도 투자 수요가 몰린 소형 평형 아파트 위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투자보다 실수요의 입주가 강한 추세라고 보기 때문에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등 인기가 급격히 꺾인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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