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이변’ 없는 연임 성공…비은행 강화‧금융당국 관계회복 ‘과제’
[이지 돋보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이변’ 없는 연임 성공…비은행 강화‧금융당국 관계회복 ‘과제’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03.26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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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우리금융그룹, 뉴시스
사진=우리금융그룹, 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연임에 성공했다.

앞서 손 회장은 금융당국으로부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또 국민연금과 외국계 투자자 등이 그의 연임을 반대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2기 체제 돌입과 함께 본격적인 지주사 구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장을 겸직하던 지난해와는 달리, 이번 임기부터는 회장‧행장 분리를 통해 회장직만 맡은 만큼 보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 계열사 확장에 주력할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은 오는 2023년 3월 주총 때까지 임기를 수행한다.

이날 표결을 살펴보면 MM프라이빗에쿼티‧푸본생명‧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한화생명‧동양생명 등 6대 과점주주(24.58%)와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17.25%), 우리사주(6.42%) 등이 손 회장의 연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8.82%)과 국제 의결권 자문사인 ISS 등이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손 회장은 연임 과정은 그야말로 우여곡절이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DLF 사태와 관련,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받아 연임 행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현행법상 금감원 중징계를 받은 임직원은 임기 종료 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금지되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로 구성된 우리금융 이사회는 손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하며 연임을 지지했다. 손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체제를 확립하고 경영능력과 안정적인 조직관리 역량 등을 보여줬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손 회장은 지난 9일 중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우리금융 주총일 이전까지 연임의 최대 걸림돌인 금감원 중징계를 무력화 하는 것이 급선무였던 이유에서다. 이를 22일 서울행정법원이 받아들임에 따라 연임 성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손태승(왼쪽 두번째)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오후 연임에 성공한 뒤 첫 행보로 권광석(왼쪽 세번째) 신임 우리은행장과 함께 서울 중구 우리은행 남대문시장지점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왼쪽 두번째)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오후 연임에 성공한 뒤 첫 행보로 권광석(왼쪽 세번째) 신임 우리은행장과 함께 서울 중구 우리은행 남대문시장지점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과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된 손 회장은 비은행 부문 강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출범한지 한 해를 조금 넘긴 상황에서 여전히 그룹 내 은행 비중이 90%에 달한다. 그런 만큼 M&A를 통해 비은행 계열사를 늘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는 것이 주요 과제다.

이를 위해 손 회장은 지난해 말 이사회에서 겸직하고 있던 우리은행장직을 내려놨다. 당초 ‘손태승 우리은행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말까지였으나,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와 증권사‧보험사 등 대형 M&A에 전념하기 위해 회장‧행장을 분리한 것이다. 빈자리에는 권광석 신임 행장이 취임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지주 출범 이후 동양‧ABL자산운용과 국제자산신탁 등 비교적 소규모 M&A를 진행했다. 이는 자기자본비율 제약 탓에 당장에 큰 규모의 인수합병을 벌이기 곤란한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자기자본비율 산출 방법은 내부등급법과 표준등급법으로 나뉜다. 통상 내부등급법이 표준등급법보다 높게 계산된다. 우리금융은 신설 법인으로 출범한 탓에 표준등급법이 적용돼 자본비율이 출범 당시 10% 내외로 떨어진 상황이었다.

현재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계열사는 카드와 종금, 부동산신탁, 자산운용사 등 소수에 불과하다. 알짜배기인 캐피탈이나 보험, 증권사는 아직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들 업종에 대한 M&A를 실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캐피탈이다. 우리은행은 지주 전환 전인 2017년 6월 아주캐피탈을 인수한 사모펀드(PEF) 웰투시인베스트먼트에 출자하며 지분을 확보해 놨다. 웰투시가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3100억원에 인수할 때 우리은행이 1000억원을 보탠 것이다.

웰투시의 지분은 우리은행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 중이다. 이 사모펀드에 투자한 주주의 동의를 받으면 우리은행이 나머지 잔여 지분도 확보해 우리금융의 계열사로 편입할 수 있다.

더욱이 아주캐피탈은 아주저축은행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즉 아주캐피탈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면 단숨에 캐피탈과 저축은행 등 2개의 계열사를 산하에 두게 된다.

보험사도 인수 준비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이달 19일 본입찰이 마무리 된 푸르덴셜생명보험의 인수전에는 우리금융의 과점주주 중 한 곳인 IMM PE가 참여했다. 우리금융은 여기에 인수금융 방식으로 자금을 대주며 한 발을 걸치고 있다.

만약 IMM PE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계약을 성사시키면, 향후 푸르덴셜생명이 우리금융의 계열사로 편입 될 가능성이 높다. 인수 후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되팔아야 하는 사모펀드 IMM PE로선 추후 푸르덴셜생명을 우리금융에 매각할 수 있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원한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사 출범 첫 1년 동안은 자산운용사나 부동산 신탁사 등 규모가 작은 금융사부터 진행하고, 올해부터 자본 여력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대형 M&A에 나서는 것이 당초 수립된 계획”이라며 “캐피탈과 보험사도 이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복

손 회장은 자신에게 중징계를 내린 금융당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손 회장은 현재 개인 자격으로 금감원과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금감원은 손 회장이 신청한 중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한데에 항고하며 중징계 의지를 분명히했다.

소송이 대법원까지 간다고 가정하면 최종 판결까지는 2년~3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 회장의 임기 내내 법적 다툼에 발목 잡힐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더욱이 금융회사의 수장이 금융당국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회사를 경영하는데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허가 등에서 권한을 가진 금융당국이 외면해버리면 곤란해지는 것은 금융사인 탓이다.

실제로 우리금융이 대형 M&A에 뛰어들기 위해 선결해야 할 일은 자기자본비율 산출 방법을 표준등급법에서 내부등급법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런데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려면 1년 간 시범적용 후 손 회장과 다투고 있는 금감원의 승인 심사를 거쳐야 한다.

현재 우리금융은 출범 1년이 지났지만 내부등급법 전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감정적으로 승인을 미루는 것은 아니고, 일반적인 인허가보다 더 까다롭게 심사하는 만큼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여진다”면서도 “금융사 최고경영자가 금융당국과 불편한 관계를 지속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라 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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