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대타 출전해 홈런 친 ‘사이버 견본주택’…코로나19가 분양 시장 변화 재촉?
[이지 돋보기] 대타 출전해 홈런 친 ‘사이버 견본주택’…코로나19가 분양 시장 변화 재촉?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3.30 08: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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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이TV 캡쳐, 정재훈 기자
사진=자이TV 캡쳐, 정재훈 기자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던 ‘사이버 견본주택’이 홈런을 쳤다.

주요 건설사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내놓은 고육지책이 기대 이상의 흥행을 거둔 것.

사이버 견본주택은 과거와 달리 AR·VR(가상현실) 등 향상된 기술력과 실시간 채팅 등의 다양한 서비스로 기존 오프라인 견본주택의 기능을 훌륭히 메웠다는 평가다. 앞으로 IT·통신 등 기술 발전을 감안하면 직관(직접 관전)이 아닌 집관(집에서 관전)이 대세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건설업계는 갑작스런 변화보단 공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고 싶어 하는 자재 등 섬세한 부분을 사이버 견본주택이 완벽히 대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2~3월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선보인 ▲부산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 ▲서울 SH마곡지구 9단지 ▲대구 청라힐스자이 ▲경기 과천제이드자이 등이 세자릿수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대 이상의 흥행에는 기술과 궁금증 해소를 위한 다양한 접근의 결과물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각 건설사는 VR과 사이버 견본주택을 통해 유니트 관람을 대신하고 페이스북,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생생한 정보를 전달하며 수요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있다.

사이버 견본주택의 만족도도 기대 이상이었다. 비록 자재 등 상세 내용까지는 확인할 수는 없지만 AR, VR 등을 통해 실제 오프라인 견본주택을 방문한 것과 유사한 효과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예상보다 커 사이버 견본주택의 흥행이 가능했다”며 “과거보다 발전한 기술과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던 점도 중요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자이TV 캡쳐
사진=자이TV 캡쳐

변화

주요 건설사의 사이버 견본주택 공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완벽히 종식되려면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GS건설은 내달 분양 예정인 ‘신동탄포레자이’를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했다. 앞서 대우건설과 우미건설은 지난 27일 ‘안산 푸르지오 브리파크’, ‘검단 우미린 에코뷰’의 사이버 견본주택을 각각 오픈했다.

이에 분양 시장의 변화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이버 견본주택이 기대 이상의 흥행에 힘입어 코로나19가 종식돼도 분양 시장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같은 관측의 배경은 사이버 견본주택의 장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먼저 접근성이 용이하다. 특히 향후 실수요자가 될 30·40세대의 경우,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환경이 더 익숙하다.

또한 인기 지역 견본주택의 경우,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해 원하는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이버 견본주택은 이런 단점을 해소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받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온라인 견본주택은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접속해 내가 살 집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당장은 아니어도 훗날 컴퓨터나 모바일로 견본주택을 감상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며 “통신 기술 발전 등으로 향후 온라인 견본주택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오히려 시기를 더 앞당겼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대우건설
사진=대우건설

공존

건설업계는 오프라인 견본주택이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되는 패러다임 변화는 부정적이라는 시각이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일시적인 이상 열기를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견본주택을 방문하는 수요자들의 니즈를 사이버 공간에서 100%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실물이 없는 선분양의 경우, 견본주택과 실제 준공된 아파트와의 괴리감 때문에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해왔다. 그렇지 않아도 적지 않은 잡음에 시달려 왔는데 오프라인 견본주택마저 사라지게 된다면 이같은 문제는 더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

이밖에도 오프라인 견본주택의 존재만으로 할 수 있는 홍보 등의 장점이 워낙 뚜렷하고 수요자들에게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이유도 있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오프라인 견본주택은 단순히 청약을 신청하고 설명을 듣는 곳이 아니다. 견본주택 자체가 아파트를 홍보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분양 지역에 간판을 내걸고 많은 내방객이 운집하는 모습 등이 대표적인데 이는 사이버 견본주택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 입장에서도 직접 방문하는 것과 온라인은 하늘과 땅 차이”라며 “TV 여행 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곳곳을 알 수 있지만 직접 여행을 떠나는 것과는 큰 차이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다만 온라인 견본주택의 발전 속도와 향후 기술력 향상 등으로 인한 존재감 향상은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오프라인 견본주택과 사이버 견본주택이 공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도 사이버 견본주택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최근 몇 년간 기술력이 좋아지면서 상당히 개선됐다”면서 “사이버 견본주택이 기존 견본주택과 상호보완 측면에서 공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 책임연구원은 “견본주택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제공하는 것은 큰 장점”이라며 “사이버 견본주택이 추가적인 부가서비스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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