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재건축 최대어 반포3주구 주인공은?…삼성물산 vs 대우건설 ‘진검승부’
[이지 돋보기] 재건축 최대어 반포3주구 주인공은?…삼성물산 vs 대우건설 ‘진검승부’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4.2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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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물산, 대우건설
사진=삼성물산, 대우건설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올해 서울 강남 재건축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을 놓고 진검승부를 펼친다.

양 사는 반포3주구를 강남 대표 랜드마크(상징물)로 만들겠다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표심의 향방은 향후 집값 상승 등을 고려한 브랜드 가치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22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은 서울 서초구 1109번지 일대에 위치한 149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17개동 2091가구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다. 예정된 공사비가 8000억원에 달한다. 오는 6월 중 시공사가 선정된다.

앞서 반포3주구 재건축총회는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특화설계와 공사비 등에 대한 갈등이 고조됐고 이에 조합은 HDC현대산업개발과 결별했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은 이와 관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잡음이 일기는 했지만 반포3주구는 건설사 입장에서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사업장이라는 게 중론이다.

반포3주구 수주전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맞대결 양상이다.

삼성물산은 5년 만의 정비 사업 복귀다. 출혈 경쟁을 피하면서 알짜 사업지를 수주해 화려한 복귀전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강남 주요 지역에서 부진했던 아픔을 반포3주구 수주와 함께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이에 반포3주구 인근에 반포지사를 신설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양 사는 반포3주구 조합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공통된 목소리를 냈다. 반포3주구를 강남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반포3주구는 강남권 지역 중 가장 먼저 개발돼 아파트 주거문화가 시작된 곳으로 주민들의 자부심이 높은 지역이다. 이곳 주민들이 원하는 최고의 아파트를 만들어 지역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익명을 원한 삼성물산 관계자는 “반포3주구가 20년 래미안의 정수를 담은 기념비적인 작품이자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최상의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며 “언제나 최초의 새로움을 선보이는 래미안인 만큼 다양한 신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브랜드

양 사의 랜드마크 전략은 입지와 상품성에 의해 좌우된다. 서울 여의도 63빌딩, 잠실 제2롯데월드 등이 대표적인 랜드마크다. 아파트로는 용산 래미안 첼리투스, 성동 트리마제 등이 있다.

일단 입지는 강남 중심인 반포라는 점에서 최상의 조건이다. 문제는 결국 상품성인 브랜드 싸움이다. 여기서부터 갈림길이다. 삼성물산은 전통의 래미안을, 대우건설은 독보적인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안했다.

먼저 삼성물산은 구반포 프레스티지 By Raemian을 제시했다. 반포 내에서도 차별화되는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을 계승하고 대를 이어 살고 싶은 주거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미에서다.

특히 로고의 B는 ‘Banpo, Be, Best’를, P는 ‘Prestige, Pride, Perfect’를, R은 ‘Raemian’을 의미한다. 처음으로 아파트 브랜드 시대를 연 래미안이 반포3주구 조합원의 자부심과 래미안의 가치를 담아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자신감의 배경은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다. 래미안은 이달 1일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2020년 한국산업 브랜드파워(K-BPI)’ 조사에서 19년 연속 아파트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강남에서 래미안을 잇달아 올리며 강남의 독보적인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은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다. 디에이치(현대건설), 아크로(대림산업), 써밋(대우건설), 르엘(롯데건설)처럼 따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지 않고 정통 래미안으로만 승부하는 것이 방증이다.

반면 대우건설은 원네임 브랜드 ‘TRILLIANT BANPO’를 제안했다. ‘트릴리언트 반포’는 대한민국의 중심 반포의 3주구만을 위한 원네임 브랜드로 두 가지 중의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TRILLIANT는 반포3주구의 3을 의미하는 Tri과 눈부시도록 뛰어남을 의미하는 Brilliant의 합성어다. 대한민국의 중심인 반포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눈부시게 뛰어난 아파트로 탄생할 반포3주구만을 위한 독자적인 브랜드다.

또 대지의 신비로운 힘을 간직한 원석을 다이아몬드로 만들어내는 공법 중 가장 완벽한 비율 그리고 가장 정교하고 아름답게 세공하는 컷팅 방식을 ‘트릴리언트 컷팅’이라고 부른다. 반포3주구가 간직하고 있는 미래가치와 잠재력을 이런 다이아몬드처럼 아름답고 정교하게 다듬어 대한민국 단 하나의 하이엔드 주거명작으로 탄생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담겼다는 설명이다.

이는 과거 성공 사례에 기인한다. 대우건설은 한남동 한남더힐을 원네임 브랜드로 제안하면서 시공사로 선정됐고 현재 한남더힐은 하이엔드 주거단지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익명을 원한 대우건설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한남더힐이나 갤러리아포레 등과 같은 원네임 브랜드다”라며 “우리는 한남더힐 이상의 아파트를 선보일 것이며 반포3주구 조합 역시 독자적인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반포3주구 수주전은 브랜드 대결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사업 제안서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면 또 다른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우건설은 ‘재건축 리츠 사업’을 제안하면서 조합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우건설이 원네임 브랜드를 제안한다는 것이 변수가 되겠지만 그래도 브랜드 대결에서는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앞설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대우건설이 제안한 재건축 리츠 사업이 계획대로 반포3주구에 적용된다면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변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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