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10대 증권사, ‘몸집 불리기’ 한창…전문가 “사업 다양화‧위험성 관리에 효과”
[이지 돋보기] 10대 증권사, ‘몸집 불리기’ 한창…전문가 “사업 다양화‧위험성 관리에 효과”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06.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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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경제 DB, 픽사베이
사진=이지경제 DB, 픽사베이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10대(자기자본 기준) 증권사가 지난해 자기자본 즉,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가 자기자본 9조원대에 진입했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대폭 늘렸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이같은 행보가 향후 사업 다양화와 위험성 관리에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코로나19 영향권에 벗어나면 증자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10대(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메리츠증권‧하나금융투자‧키움증권‧대신증권) 증권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연결 기준 총 자기자본은 45조5947억원으로 전년(41조109억원) 대비 4조5838억원(11.1%) 증가했다.

2019년도 증권사 자기자본 현황. 자료=전자공시시스템 각 사 사업보고서
2019년도 증권사 자기자본 현황. 자료=전자공시시스템 각 사 사업보고서

10곳 모두 자기자본을 늘린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큰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9조1936억원)다. 전년(8조3523억원) 대비 8413억원을 확충하며 여유 있게 1위에 등극했다.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한국투자증권(5조4335억원) ▲NH투자증권(5조3920억원) ▲삼성증권(4조9492억원) ▲KB증권(4조6203억원) ▲신한금융투자(4조2365억원) ▲메리츠증권(4조192억원) ▲하나금융투자(3조4750억원) ▲키움증권(2조2584억원) ▲대신증권(2조170억원) 순이다.

미래에셋대우를 포함한 7개사는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 보유했다. 해당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초대형 IB(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승인 절차를 거쳐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 발행어음은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어음을 발행해 일반 투자자에게 만기 1년 이내로 판매하는 상품이다.

자기자본 증가율을 살펴보면 신한금융투자(3조3725억원→4조2365억원, 25.6%↑)가 수위다. 지난해 7월 66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초대형 IB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익명을 원한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운영자금을 확보해 사업부문을 넓히고 관리체계를 고도화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을 21.9%(4조4537억원→5조4335억원) 늘리며 5조원대로 덩치를 키웠다. 지난해 11월 777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결정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확대에 집중하는 목적이 사업 다양화와 위험성 관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불리는 기본적인 이유는 신규 비즈니스를 통한 수익 다각화 때문”이라며 “자기자본이 3조원 이상이면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200%로 확대되고, 4조원 이상(초대형 IB)으로 발돋움하면 자체 신용도를 바탕으로 발행어음사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력이 향상되면 위험 감행(Risk taking)을 할 수 있는 힘도 생긴다”며 “자본력을 바탕으로 하되, 위험성이 있지만 이익이 많이 남는 고위험투자사업을 더 수월하게 해낼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ROE

10대 증권사 가운데 8곳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 자기자본을 늘려 덩치를 키우면서도 더 많은 순익을 창출했다는 의미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액으로 나눈 비율로, 증권사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ROE가 5%라면 자본 100억원을 투자했을 때 5억원의 이익을 낸 것.

ROE가 가장 높은 증권사는 키움증권(16.02%)이다. 전년(9.35%) 대비 6.67% 상승했다.

메리츠증권(13.79%)과 한국투자증권(12.59%)도 10%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30%, 1.38% 올랐다.

이어 ▲NH투자증권(7.15%→8.83%) ▲하나금융투자(4.73%→8.05%) ▲삼성증권(7.16%→7.91%) ▲미래에셋대우(5.53%→7.22%) ▲KB증권(4.33%→6.27%)도 상승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8.05%→7.44%)와 ▲대신증권(7.03%→4.65%)은 전년 대비 하락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때쯤 증자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금융당국에서 이미 증권금융대출을 통한 유동성 지원 등 증권사 안정화 대책을 내놓은 상태”라며 “지금 당장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보한다면 손해 보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사업 다양화가 절실한 자기자본 4조원 이하 증권사는 자본 확대를 꾸준히 추진하겠지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난다는 신호가 올 때부터 증자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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