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금융 경계 허무는 ‘테크핀’을 아시나요?…‘고금리’ 앞세워 금융권 공략 박차
[이지 돋보기] 금융 경계 허무는 ‘테크핀’을 아시나요?…‘고금리’ 앞세워 금융권 공략 박차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06.2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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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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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테크핀(Tech-fin‧기술+금융)’이 금융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테크핀은 네이버와 카카오, SK텔레콤 등 굵직한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자사 플랫폼과 기술을 바탕으로, 각종 금융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더욱이 단순히 금융업에 한 발 걸치는 수준을 넘어서 금융사로 거듭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 등 기존 금융사들은 좌불안석이다.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들어 업황 전망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강력한 도전자들을 맞이하게 된 까닭이다.

금융권 역시 지난 수년간 다양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시대를 이끌어왔다.

이에 금융산업의 패권을 놓고, 금융권과 ICT 기업들의 한판 승부가 한층 더 치열해 질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 SK텔레콤 등의 금융업 진출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먼저 네이버는 지난 8일 금융 계열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포인트 적립과 예치금 수익의 혜택을 제공하는 ‘네이버통장’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출시하는 수시입출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이다. 예치금 보관에 따라 연 3% 수익을 주고, 통장과 연결된 네이버페이로 충전‧결제 시 3%의 포인트 적립 혜택을 무기로 내세웠다.

현재 시중은행 예‧적금 상품의 금리가 높아야 1% 초중반대고, 기준금리의 인하 영향으로 0%대 상품들도 많다는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파격적이라고 할 만한 혜택이다.

SK텔레콤은 자사가 출자한 핀테크 업체인 ‘핀크’와 함께 이달 15일 자유입출금 금융상품 ‘T이득통장’을 내놨다.

SK텔레콤 이동통신 회선을 유지하고, 제휴은행인 KDB산업은행의 마케팅 정보 활용에 동의하면 예치금 200만원까지 연 2%(기본금리 1%+우대금리 1%)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보통 시중은행의 자유입출금통장 금리는 연 0.1%다. 금액 제한과 조건이 있기는 하지만 스무 배나 높은 이자를 얹어주는 것이다.

테크핀이 금융권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카카오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를 금융당국으로부터 정식 인가 받아 지난 2017년 출범해 제도권 금융회사로 거듭나고 지난해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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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테크핀 기업들의 강점은 바로 ‘익숙함’이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대형 검색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이른바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은 모두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에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압도적으로 높고, 충성고객 역시 많다. 특히 향후 주요 금융 소비자층으로 부상할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합성어, 1980~2000년대 초반 생)에게 친숙한 기업들이다.

이같은 강점은 고객 확보와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데 유리하다. 또 절감한 비용을 다시 고객 혜택으로 돌림으로써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할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대형 테크핀 기업은 은행 등 전통적인 금융사보다 IT 기반의 서비스 개발 능력과 노하우가 뛰어나다. 온라인과 스마트폰을 통한 서비스 개발과 제공에서 기존 금융사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얘기다.

은행권도 테크핀 기업의 도전을 의식해 젊은 세대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12일 젊은 고객을 위한 새로운 금융브랜드인 ‘헤이영(Hey Young)’을 출범하고 관련 상품을 내놨다. KB국민은행 역시 같은 달 1일 MZ세대를 위한 'KB마이핏 통장‧적금‘을 출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상황이다.

전통의 강자가 ICT 기업들을 압도적으로 앞서는 부분도 있다. 바로 금융상품의 안정성이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테크핀 기업들이 내놓은 상품들은 주로 금융사들과 제휴한 것들인데, 높은 수익률을 내세운 CMA 통장 등은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지 않아 원금 보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상품의 안정성과 장기적인 거래 유지, 이로 인한 고객 혜택 등 은행의 상품 역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적극적인 변화를 주문한다.

최희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빅테크의 진출과 주소비계층으로 부상하는 MZ세대 대상 특화 서비스 확대 등 금융업계에 많은 트렌드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에 맞서는 디지털 상품 개발과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잠재고객인 젊은 세대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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