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뜨겁게 달아오른 금테크에 흐뭇한 미소…‘소액‧간편투자 vs 원금 손실’ 상존
[이지 돋보기] 은행권, 뜨겁게 달아오른 금테크에 흐뭇한 미소…‘소액‧간편투자 vs 원금 손실’ 상존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08.20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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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뉴시스
사진=픽사베이, 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뜨겁게 달아오른 금값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불확실성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상품 판매가 늘어난 것이다.

은행권 금 투자 상품은 소액으로도 간편 투자가 가능하다. 또 접근성이 뛰어난 금융회사라는 것도 장점이다.

장점에 가려지긴 했지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대목도 분명하다.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 또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없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 통장을 취급하는 국내 은행은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3곳이다. 이들 은행의 지난달 금 통장 판매액은 6404억원으로 전월(5445억원) 대비 17.6%(959억원) 급증했다. 월간 최대 상승률이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 판매액이 300억원에서 408억원으로 36%(108억원)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4357억원에서 5095억원으로 16.9%(738억원) 늘었다. KB국민은행도 788억원에서 901억원으로 14.3%(113억원) 증가했다.

금 통장 판매액 증가는 금값의 고공행진 영향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값은 지난 6월30일 온스당 1772.9달러에서 7월31일 1973.0달러로, 한 달 만에 11.3% 급등했다. 같은 기간 국내 금값도 그램당 6만8640원에서 7만8070원으로 13.7% 뛰었다.

은행권 금 통장은 국제 금 시세와 환율에 맞춰 예치한 돈을 금으로 적립하는 상품이다. 고객이 돈을 입금하면 시세와 환율에 따라 그램(g)으로 표기되고, 나중에 고객이 출금을 원할 경우, 당시 시세와 환율을 반영해 현금을 지급한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수요가 몰렸다.

실제로 국제 금값은 이달 4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했다. 최근 2000달러선이 붕괴되긴 했지만 향후 온스당 3000달러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간접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직접과 간접 방식으로 나뉜다. 직접투자는 말 그대로 골드바 같은 금 실물을 은행이나 금은방, 한국금거래소 등에서 구매하는 것이다.

그러나 금 실물의 가격은 형태에 따라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을 호가하므로 선뜻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 더욱이 실물 금을 보관하기 위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간접투자 방식인 은행권 금 통장은 금융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금 투자 수단으로 평가된다. 주변에 있는 은행 영업점을 찾아 금 통장을 만들고, 일반 예‧적금에 돈을 넣듯 투자금을 예치해 두면 된다.

더욱이 금 실물을 인수할 필요가 없고, 0.01g 단위로 거래되므로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투자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다른 투자 방식으로는 금 ETF(상장지수펀드)나 KRX(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거래하는 방법이 다. 증권사 계좌를 통해 금이나 관련 유가증권을 주식처럼 사고파는 것이다. 다만 주식거래 경험이 없는 금융 소비자라면 금 통장보다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 통장은 일반 예금 통장같이 돈을 넣어두면 자동으로 투자되므로 소액으로 쉽게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며 “최근 금값이 급등했다는 소식이 지속적ㅇ로 나오면서 금 통장을 찾는 문의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리스크

금 통장이 간편성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결국 투자 상품인 만큼, 일반 예‧적금 통장보다 복잡하고 리스크도 있다.

일단 투자 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금 거래금액 기준가는 국제 금 시세와 원‧달러 환율을 감안해 은행이 고시하는 1그램당 원화기준 금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즉, 환율과 금 시세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또 금 통장은 은행권에서 판매하는 상품이지만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매매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 한다. 수익이 2000만원 초과했을 시 금융소득 종합 과세 대상에도 포함된다. 여기에 은행권 수수료도 2% 정도다. 접근성이 좋고, 간편하지만 썩 저렴한 투자 수단은 아닌 것이다.

금 통장보다 더 저렴하게 투자하려면 증권사를 통해 KRX 금현물 계좌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1그램 단위로 투자가 가능하며, 비록 현물을 거래하지만 직접 찾을 필요는 없다. 금 통장처럼 환율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오직 금 시세만 보고 투자할 수 있어 계산이 더 쉽다. 수수료는 0.2~0.4% 수준으로 훨씬 저렴하고 매매차익에 대해서 비과세다. 금융소득 종합 과세에 합산되지도 않는다.

한편 금 가격은 향후에도 더 높은 수준으로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천대중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금값의 급등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응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한 가운데 불확실성 지속으로 투기적 수요가 가세한 영향”이라면서 “하반기에도 실질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도 상존해 올 연말 22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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