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카드사, 코로나19 악재 뚫고 상반기 ‘깜짝 실적’…비용 절감‧사업다각화 효과
[이지 돋보기] 카드사, 코로나19 악재 뚫고 상반기 ‘깜짝 실적’…비용 절감‧사업다각화 효과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08.2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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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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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카드사들이 올 상반기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어닝 서프라이즈(시장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를 기록했다.

상반기 실적은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카드업계는 최근 수년간 업황 부진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걸었다. 더욱이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악재가 더해지면서 실적 전망은 바닥을 기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20대 이상의 이익 달성은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업황 개선 효과보다는 마케팅 비용 절감 등 비상경영체제 돌입에 따른 성과 즉,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24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7개(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전업카드사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총 1조616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8768억원) 대비 21.1%(1848억원) 늘어난 규모다.

카드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개선된 것은 3년 만이다. 7개 카드사 순이익은 지난 2017년 1조4970억원에서 2018년 8921억원으로 40.4%(4049억원) 줄었다. 이어 지난해 상반기 역시1.7%(154억원) 감소한 8768억원을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는 금리 인하 등 정부 정책이 카드사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탓이다. 금융당국은 2017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구간 확대와 카드론 규제 등을 시행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와 법정 최고금리 인하,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 등 카드사 입장에서는 악재의 연속이었다.

올해 역시 상황은 좋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타격이 예상됐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보기 좋게 예상을 뒤집었다.

카드사별로 보면 하나카드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653억원으로 전년 동기(337억원) 대비 93.8%(316억원) 급증했다. 이어 현대카드가 같은 기간 1218억원에서 1662억원으로 36.4%(444억원) 늘었다.

롯데카드는 478억원에서 646억원으로 35.1%(168억원) 증가했다. 이어 ▲우리카드가 665억원에서 797억원으로 19.8%(132억원) ▲삼성카드는 1920억원에서 2226억원으로 15.9%(306억원) ▲국민카드 11461억원에서 1638억원으로 12.1%(177억원) ▲신한카드 2704억원에서 3019억원으로 11.6%(315억원)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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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카드사들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깜짝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비용 절감 효과로 풀이된다.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 매 실적 개선을 일궈낸 것. 영업을 잘했다기보다는 비용을 줄인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하나카드의 수수료비용 지출금액은 2553억원으로 전년 동기(2893억원) 대비 11.8%(340억원) 줄었다. 이 기간 판매관리비도 1093억원에서 1047억원으로 4.2%(46억원) 줄었다. 이자비용 역시 675억원에서 639억원으로 5.3%(36억원)감소했다.

익명을 원한 카드사 관계자는 “여행이나 항공, 면세점, 영화관 등 문화‧여가가 코로나19의 확산과 거리두기 등 방역으로 인해 수요가 줄면서 관련된 마케팅도 자연스럽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인한 실적 개선 요소도 있다. 현대카드는 카드수익이 6341억원에서 5810억원으로 8.4%(531억원)줄었지만, 파생상품거래이익 등 기타 영업수익에서 전년(944억원)보다 22.5% 늘어난 1156억원을 거둬들이며 실적을 끌어 올렸다.

정부가 국내 소비 장려를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도 실적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재난지원금은 5월11일부터 6월 말까지 신용·체크카드 충전방식으로 9조6000억원이 지급됐다. 이중 85%인 8조1600억원이 기간 내 사용됐다. 이에 소비심리가 살아나 카드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2분기 신용·체크·선불카드 등 전체카드의 국내 신용판매 승인금액은 전년 동기(214조1000억원) 대비 3.9% 늘어난 22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승인 건수 역시 55억2000만건에서 56억1000만건으로 1.8% 증가했다.

상반기 실적이 좋아졌다고 마냥 좋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번 실적 개선이 자구 노력과 일회성 요인의 영향이 큰 만큼 하반기에 다시 악화될 우려가 있는 탓이다. 더욱이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체율 상승의 우려도 있어 건전성이 악화될 위험성도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비용 효율화 등 자구대책과 미래 먹거리 선점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시킨다는 복안이다.

각 카드사는 마케팅 비용 감소 등 일회성 비용 절감에서 더 나아가 구조적인 비용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집중하고 있는 분야가 디지털이다. 모집과 발급에 많은 비용이 드는 실물 카드와 모집인 대신에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전용 상품과 발급 채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쌓아올린 결제 기술과 인프라, 빅데이터를 활용해 미래 먹거리인 마이데이터와 마이페이먼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해 종합지급결제업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익명을 원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코로나19가 재확산 되는 분위기에 소비 심리가 또다시 위축되고 있다. 실적 악화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카드업계가 비대면 문화에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강화와 사업 다각화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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