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3조5000억 뭉칫돈, ‘IPO 호황’ 언제까지?…교촌‧카뱅 등 대어급 위주, 투자 열기 지속 전망
[이지 돋보기] 3조5000억 뭉칫돈, ‘IPO 호황’ 언제까지?…교촌‧카뱅 등 대어급 위주, 투자 열기 지속 전망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10.2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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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IPO(기업공개)시장이 활황이다.

올 1~3분기 46개사 IPO에 공모액이 3조5000억원 몰려 지난해 전체 공모금액(3조4761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가 청약 증거금 신기록을 연이어 경신하며 흥행 대박을 일으켰고, 이달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증거금 58조원이 몰렸다.

다만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 등이 상장 이후 하락을 거듭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IPO 투자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당장 올 4분기 교촌에프앤비가 IPO 대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카카오뱅크 등 6개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공모주 투자 열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27일 투자정보 서비스업체 IRGO의 2020년 3분기 IPO 요약 보고서에 따르면 1~3분기 IPO를 진행한 기업은 46개사로 전년(40개사) 동기 대비 6개사 늘었다.

같은 기간 공모액 규모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3분기까지 IPO를 진행한 46개사의 공모액 합계는 3조516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공모금액인 3조4761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기업이 일반인에게 주식을 공개하고 공모하는 과정이다. IPO 절차를 밟는 기업은 실적과 경영 성과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동시에 신주를 발행해 투자자금을 모을 수 있다.

올해 IPO 시장은 일반청약 경쟁률과 청약 증거금부문에서도 신기록을 수립해 활황을 입증했다.

3분기부터 1000대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이 이어졌다. 올 7월 IPO를 진행한 의료기기 제조사 이루다는 일반청약 경쟁률 3039.56대1을 기록했다. 주관사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 30만주에 대해 총 9억1186만7940주의 청약이 몰렸다.

8월엔 ERP 플랫폼 개발 기업 영림원소프트랩이 2493.57대1로 올해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의약품 제조사 한국파마가 7월 달성한 2035.74대1이 뒤를 이었다.

2020년 대형 IPO 시장을 주도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사진=각 사
2020년 대형 IPO 시장을 주도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사진=각 사

카카오게임즈와 SK바이오팜은 청약 증거금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일반청약을 진행한 카카오게임즈에는 58조5542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6월 SK바이오팜의 청약 증거금은 30조9889억원에 달했다. ▲제일모직(2014년, 30조640억원) ▲삼성생명(2010년, 19조8440억원) ▲삼성SDS(2014년, 15조5520억원) 등 기존 기록을 뛰어넘었다.

다만 높은 청약 경쟁과 대규모 증거금에도 상장 직후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도 있다. 하반기 ‘IPO 대어’로 꼽힌 빅히트는 이달 코스피 상장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빅히트는 지난 6일 일반청약 경쟁률 606.97대1, 청약 증거금 58조4336억원을 기록하며 공모주 투자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공모가(13만5000원) 대비 2배인 27만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후 26일 종가 기준 15만6000원까지 하락해 공모가 대비 10만원 이상 떨어졌다.

4분기 IPO 대어로 꼽히는 교촌에프앤비
4분기 IPO 대어로 꼽히는 교촌에프앤비

옥석

증시 전문가들은 빅히트의 하락세와 함께 IPO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기업 경영‧성과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모주 ‘옥석 가리기’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

익명을 원한 투자자문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투자자들이 개별 종목에 대해 면밀하게 관찰하는 분위기”라며 “막연하게 바이오에 투자하면 좋다는 시선보다는 기업의 성과나 경영 현황 등을 조회하는 투자자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기존 IPO 일정을 미뤘다가 3~4분기에 상장하려는 기업이 많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를 부추기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1~3분기에 IPO를 진행한 대형 종목들의 주가지수 하락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올해 IPO를 진행한 46개사 중 공모액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은 제이앤티씨‧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이지스밸류리츠‧제이알글로벌리츠‧코람코에너지리츠 등 총 6개사다. 이 가운데 통상 공모가가 5000원 안팎에서 결정되고, 변동 폭이 크지 않은 리츠(부동산투자회사) 3개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제이앤티씨‧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다.

전자부품 회사 제이앤티씨는 올 3월4일 공모가(1만1000원)를 밑도는 1만2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5월18일엔 연중 최고치인 1만62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이달 26일 종가 기준 1만500원에 머무르고 있다.

7월2일 시초가 9만8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SK바이오팜은 7월7일 26만95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을 걸으며 이달 26일 15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6일 4만41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시초가(4만8000원)를 하회하고 있다.

한편 4분기 IPO 시장은 스몰캡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교촌에프앤비가 대어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교촌에프앤비는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위 업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0일 교촌에프앤비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 결과 상장에 적격한 것으로 확정했다. 공모 대상 주식은 580만주이며, 일반청약은 내달 3~4일 진행된다.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연말까지 중소형 기업이나 기술‧성장성 특례로 상장하는 특례상장기업이 많을 것”이라며 “대표적인 IPO 대어로는 교촌에프앤비를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내년 IPO 대어로 지목되는 카카오뱅크
내년 IPO 대어로 지목되는 카카오뱅크

아울러 내년에는 카카오그룹 계열사 등 대형 IPO가 이어질 예정이다. 따라서 유동성 장세가 공모액 규모가 큰 기업들을 중심으로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예상되는 대어급 업체들의 공모 규모를 고려하면 유동성 장세가 꾸준하게 이어질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참여와 공모 시장의 유동성이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는 업체 중 기업가치가 조 단위에 달하는 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40~50조원) ▲크래프톤(20~30조원) ▲카카오뱅크(6~40조원) ▲카카오페이(7~10조원) ▲카카오페이지(2~4조원) ▲SK바이오사이언스(3조원) 등이다. 6개 업체의 총 기업가치는 약 78조원, 공모 규모는 약 15조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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