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통곡의 계곡’ 항공업계, ‘화물운송’ 카드로 회생 몸부림…금투업계 “실적 개선 난망”
[이지 돋보기] ‘통곡의 계곡’ 항공업계, ‘화물운송’ 카드로 회생 몸부림…금투업계 “실적 개선 난망”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0.11.0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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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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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코로나19 직격탄에 ‘통곡의 계곡’을 건너고 있는 항공업계가 화물운송 카드를 내놨다. 회생을 위한 몸부림이다.

정부 역시 여객기 수리 개조 승인에 신속하게 나서며 지원하는 모습이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까지 잇따라 화물 운송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이에 금융투자업계는 당분간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이사아나항공에 이어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이 앞 다퉈 화물 운송 사업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13일, 진에어는 같은달 16일에 국토부로부터 화물 운송 승인을 발급받았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189석 규모의 B737 여객기의 객실 천장과 선반, 좌석 위 등에 ▲소형가전 ▲의류원단 ▲액세서리 등 8톤 규모의 화물을 싣고 태국, 베트남 등으로 수송을 시작했다.

진에어는 B777 여객기에 ▲마스크소재 ▲의류 ▲전자부품 ▲신선식품 등 25톤 규모의 화물을 싣고 태국, 베트남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의 화물 사업 전개는 대한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의 실적 개선 효과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올해 3월 코로나19로 운휴에 들어간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방안을 내놓고 운휴 노선을 대상으로 여객기에 화물만 실어 운항했다. 이에 올 2분기 영업이익 148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여객기 운항 감소로 증가한 화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벨리 카고’ 영업을 확대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2분기 영업익 1151억원을 달성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경쟁

사진=진에어
사진=진에어

항공업계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화물 운송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3분기 실적 개선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과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흑자는 글로벌 항공사들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운항을 중단하며 화물운임이 크게 상승한 효과다.

홍콩 항공화물 운임지수에 따르면 올해 5월 홍콩-북미 항공화물 운임은 1㎏당 7.73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델타항공 ▲에미레이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에어라인 등 글로벌 대형 항공사들도 여객기 개조를 통해 화물 공급 확대에 나서면서 화물운임(8월 기준)도 28% 줄어든 1㎏당 5.5달러를 기록하며 하락했다.

저비용항공사 역시 숙제가 산적했다. 화물 운송 사업에 투입하는 항공기의 항속 거리가 짧아 장거리 노선 운항이 제한된다. 또 화물 사업이 처음인 만큼 신규 화물 시장을 새로 개척해야하는 등 영업 노하우도 대형 항공사 대비 부족하다.

익명을 원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화물 사업을 쉽게 진행하기는 힘들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비용항공사들이 화물 사업에 뛰어든 것은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원한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화물 사업의 경우 여객 수요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면서 “특히 90일간 3회 이상 이착륙을 해야 하는 조종사의 자격 유지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항공업계의 실적 개선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항공 여객은 더 이상 악화되기 어려운 환경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가 해외 이동에 미치는 악영향은 구조적이라 하더라도 2021년에도 흑자 전환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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