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Think Money] ‘펀드’에 투자해서 큰 돈 벌었다는 사람 본 적 있나요?
[이지 Think Money] ‘펀드’에 투자해서 큰 돈 벌었다는 사람 본 적 있나요?
  • 이지뉴스
  • 승인 2020.11.2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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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 필자는 얼마 전 수년간 적립식으로 불입하던 펀드를 모두 환매(해지)했다. 중도환매 수수료 지급기간이 넘어섰고, 그동안 마이너스이던 수익률도 플러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많은 수익이 발생한 것도 아니고 겨우 마이너스만 면했을 뿐이다. 몇 년간 운용 실적을 보니 만기까지 가더라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과감하게 해지한 것이다.

현재 운용되는 대부분의 펀드들이 수익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 설사 수익이 난다하더라도 운용사 비용 펀드매니저 성과급 등 이것저것 차감하고 나면 만기 시 투자자 손에 주어지는 수익은 그리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원금 손실의 위험을 감수한 대가치고는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라임’, ‘옵티머스’ 최근 수천억 원의 부실판매 및 횡령 등 여러 가지 범죄 행위들이 드러난 펀드들이다. 이번 사건을 두고 여러 정치적 공방이 있지만, 정작 피해자인 투자자에 대한 구제에 대한 언급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법률적 의미로 ‘투자’라는 용어는 엄밀히 해석하면 투자한 원금의 손실 위험을 알고도 돈을 맡기는 것을 의미한다.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이나 적금과는 다르다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행위’는 기본적으로 원금 손실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면서 근본적인 책임은 투자자 자신에게 있다고 보는 것이다. 부실 판매가 아닌 한 투자자의 책임 영역이 크다고 보는 것이 이 문자 그대로 ‘투자’이다.

1. 펀드란 무엇인가?

‘펀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아주 쉽고 간단히 답하자면 ‘나대신 돈 굴려(투자) 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은행이자가 너무 낮다 보니 은행 이자보다 더 많이 준다면 어디든 돈을 맡기고 싶은 사람들을 마음을 유혹하기에 딱 좋은 것이다.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각종 파생상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부동산, 금융상품까지 두루 투자하는 펀드는 전문가들의 영역일 수밖에 없다. 다시 정리해보면 ‘전문가인 우리가 당신 대신 돈 굴려 줄 터이니 당신은 간섭 말고 돈이나 맡기시오’라는 것이 펀드이다.

펀드는 크게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로 분류할 수 있다. 공모펀드는 투자자가 불특정 다수(50인 이상)이다. 불특정 다수라 함은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사모펀드는 한정된 특정의 투자자들이 투자한 자금으로 설정된 펀드로 자금 운용에 특별히 제한이 없이 운용되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공모펀드는 금융감독기관의 감시를 받으나 사모펀드는 금융감독기관으로부터 특별히 감시를 받지 않는다는 큰 차이점이 있다.

2. 무엇이 문제인가?

첫째, 판매 단계의 문제를 들 수 있다. 즉, 부실판매의 문제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본인들이 이용하는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 직원들의 권유에 의하여 가입하게 된다. 이 때 대부분의 펀드 가입자들은 “이 펀드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고 투자하는 상품이 매우 위험이 큰 금융 상품입니다”라고 아주 정직하고 상세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투자자들에게 펀드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알려주지 않고, 가입을 권유하게 되면 그것은 부실판매에 해당된다. 펀드판매자는 상품에 대한 고지 의무가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만약 펀드가 위험이 매우 큰 파생상품에 투자하고 있다고 했을 때, 사실 펀드를 판매하는 창구의 직원들도 펀드 운용사가 투자하고 있는 파생상품의 페이오프(pay off) 구조를 이해하고 판매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판매권유자 자신도 전문적 지식이 없는 파생 금융상품을 팔고 있는 뜻이다. 은행원이나 증권사 직원의 평가 지표(KPI)에서 펀드판매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할 수 없이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둘째, 펀드운용사의 전문성, 도덕성 등의 문제이다.

이번에 사고를 일으킨 라임펀드의 경우 1조가 넘은 투자금을 운용하는데 직원 몇 명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마저도 전문 펀드 매니저 경력자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물론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이 상당한 학벌과 경력, 고액 연봉의 경험자들로 구성이 되어 있긴 하다. 그렇다고 그들이 언제나 투자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제도권에서 오랜 동안 검증되고 공신력 있는 은행이나 금융업체가 아닌, ‘듣보잡’ 펀드 운용사가 고객이 투자한 수천 수조의 뭉칫돈을 운영하고 있는데, 도대체 누가 어떻게 어디에 투자하는지도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지 않을까?

셋째, 감독 부실의 문제를 들 수 있다.

사실 펀드는 그 수가 너무 많고 폐쇄적인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 감독 기관의 사각지대(死角地帶)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독기관의 안일한 태도도 문제이지만 인력부족 등 물리적인 한계와 제도적 문제점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선 펀드 감독에 대한 제도가 보완 강화되어야 한다. 물론 그 제도가 지향하는 바는 투자자 보호가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펀드 운용사 내부의 감사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상시적인 감사 제도를 통해서 운용사 내부에서 직접 펀드 운용의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넷째, 사고 발생 시 피해 구제 대책이 거의 없다.

펀드 금융사고는 오랜 동안 여러 가지 유형으로 발생되어 왔다. 그리고 펀드 금융사고는 한번 터지면 대형사고로 연결되며, 정관계 인사들의 연루설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모두의 시선은 처벌에 초점을 두었지, 피해구제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제라도 금융사고 발생에 대한 피해구제 제도 보완이 시급한 시점이다.

11월 기준으로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펀드 숫자는 2만3555건에 이른다. 이들 펀드의 설정금액은 731조8685억원(공모:296조3564억원, 사모:435조5120억원)에 이른다.

우리나라에 과연 이렇게 많은 수의 펀드가 운용되고 있는데 얼마나 많은 투자 전문가들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펀드투자 운용 능력도 문제이거니와 ‘남의 돈을 굴리는’ 펀드 매니저를 포함한 경영진들의 도덕성도 이번 기회를 통해 들여다 봐야할 대목이다.

펀드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투자자의 여러분의 몫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현재, 여러분이 가입한 펀드 잘 굴러 가고 있나요? 그래서 이렇게 묻고 싶다. ‘펀드’에 투자해서 큰 돈 벌었다는 사람 본 적 있나요? 손 한번 들어보세요.

자료=금융투자협회
자료=금융투자협회

Who is?

백승오

<코리아리서치앤컨설팅> 전략기획본부 본부장(現)

<농협경제연구소> 연구기획실 부연구위원

<존앤존> 전략기획팀장

<KBS미디어> 콘텐츠사업팀 파트장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홍보출판팀 취재기자

<한국금융신문사> 편집국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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