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안녕히 주무셨어요?” 돈 주고 잠자는 시대…슬리포노믹스시장 3조 규모 블루오션 등극
[이지 돋보기] “안녕히 주무셨어요?” 돈 주고 잠자는 시대…슬리포노믹스시장 3조 규모 블루오션 등극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0.12.10 08: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지경제] 김보람 기자 = 돈을 주고 잠을 사는 시대다.

현대인의 숙명과도 같은 스트레스로 인해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은 꿀잠만 잘 수 있다면 언제든 지갑을 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유통 및 제약업계가 관련 시장을 꾸준히 노크했다. 최근에는 가전업계까지 가세하면서 이른바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현대인이 숙면을 위해 많은 돈을 지출하기 시작하면서 성장하고 있는 관련 산업) 시장이 3조 규모를 넘어섰다.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학계 등 전문가들은 경제 발전으로 소득은 증가했지만 삶의 질은 오히려 떨어진 결과라며 잠을 주제로 한 사업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왼쪽) ‘공간의 기준, 숙면 공간 솔루션’ 포스터, 롯데백화점 ‘쇼팽 구스 이불솜’ 사진=각 사
신세계백화점(왼쪽) ‘공간의 기준, 숙면 공간 솔루션’ 포스터, 롯데백화점 ‘쇼팽 구스 이불솜’ 사진=각 사

10일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슬리포노믹스시장은 지난 2012년 5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을 넘어서면서 7년 만에 무려 6배가 성장했다.

슬리포노믹스는 잠(sleep)과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로 숙면을 위해 성장하고 있는 관련 산업을 지칭한다.

관련 시장의 성장은 수면 부족을 호소하는 사람이 급증한 까닭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인해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사람은 2014년 약 42만명에서 2018년 약 57만명으로 연평균 8.1%씩 증가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롯데백화점은 대표적 숙면 제품군으로 분류되는 침구류로 고객을 유혹했다. 효과 만점이다. 지난달까지 판매된 침구류는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증가했다. 또 구스 전문 브랜드 소프라움과의 사전 기획을 통해 단독 판매한 ‘쇼팽 구스 이불솜’ 20억원대 물량이 완판됐다.

홈플러스도 지난달 8일 프리미엄 PB 브랜드 ‘시그니처’를 통해 기능성 건강 침구 98종을 대거 선보였다. 겨울철 침구 테마는 ‘건강 꿀잠’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꿀잠 컨설팅에 나섰다. 생활 장르 VIP 고객 8만6000명에게 ‘공간의 기준, 숙면 공간 솔루션’을 주제로 숙면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아울러 운동 유튜버 강하나가 제공하는 ‘숙면을 부르는 스트레칭’, 신세계 바이어가 추천하는 ‘반신욕 방법’, ‘심신에 안정을 주는 향기’ 등 다양성을 살리면서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생활부문 매출 역시 올 1월부터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했다.

이성환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수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관련 팁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기획했다”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전했다.

CJ ENM 오쇼핑부문(왼쪽) ‘굿잠’, 정관장 ‘알파프로젝트 수면건강’ 사진=각 사
CJ ENM 오쇼핑부문(왼쪽) ‘굿잠’, 정관장 ‘알파프로젝트 수면건강’ 사진=각 사

불면증

불면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제품도 인기몰이 중이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올 5월 현대인의 수면 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 ‘굿잠’을 선보였다.

굿잠은 의사 처방을 통한 수면제 복용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을 위해 개발된 알약 형태의 건강기능식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은 ‘감태추출물’과 안정된 상태에서 느끼는 뇌파인 알파(α)파를 증가시켜주는 ‘L-테아닌’이 주성분으로 구성됐다.

앞서 정관장은 지난해 10월 ‘알파프로젝트 수면건강’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제품은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강(쌀겨)주정추출물과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단백가수분해물(락티움) 성분을 함유한 복합 기능성 건강기능식품이다.

이밖에도 한미약품 ‘슬리펠정’, 시온휴먼바이오 ‘자미금고골드’, 광동제약 ‘레돌민정’, HK이노엔 ‘사일레노정’ 등 불면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침구와 건강기능식품에 이어 수면 및 뇌파 분석, 수면 환경 제어 등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 슬립테크(잠(Sleep)+기술(Technology) 시대가 열렸다.

경동나비엔이 올 9월 출시한 온수 매트 신제품 ‘더 케어(The Care) EQM581’은 최적의 수면 모드를 통해 쾌적한 숙면 환경을 조성한다.

실제 경동나비엔과 KAIST와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면 모드 활용 시 주관적인 수면 만족도가 약 15% 상승했다. 또한 신체 건강 회복과 성장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 깊은 수면 시간도 약 33%, 통상적으로 꿈을 꾸는 단계로 알려진 렘수면 시간 역시 약 25% 늘었다.

학계 등 전문가들은 슬리포노믹스 산업을 블루오션으로 점쳤다.

현석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발전이 현대 사회의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삶의 질까지 개선하지 못했다”면서 “현대인의 스트레스 특히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이 짙어지며 수면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짧은 잠을 자더라도 퀄리티 좋은 깊은 숙면을 위한 높은 수요에 따라 이를 타깃한 공간, 침구, 전자기기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산업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4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김성수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